엔야 호나미 : 번아웃이 온 건축학도, 목욕탕을 그리며 삶도 다시 그리다


롱블랙 프렌즈 C 

지난달에 일본 도쿄로 출장을 다녀왔어요. 일정을 다 마쳤는데 이대로 숙소에 가긴 아깝더라고요. 어디를 갈까 찾아보다가 재미있는 그림을 발견했어요.

실제 목욕탕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이럴까 싶은, 목욕탕 조감도랄까요? 목욕탕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사람들은 뭘 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그려져 있었어요.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엔야 호나미塩谷歩波. 마침 그가 지배인으로 일하던 목욕탕, 고스기유小杉湯가 근처에 있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밤 9시쯤에도 사람들로 와글와글 활기가 넘쳤어요. 젊은 사람들도 많았죠.

엔야 호나미는 왜 목욕탕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까요? 그는 왜 목욕탕에서 지배인으로 일했을까요? 한국으로 돌아와 그를 직접 줌으로 만났어요.


엔야 호나미

현재의 엔야 호나미는 화가라 불려요. 화가 이전에는 목욕탕 반장 겸 일러스트레이터, 그전에는 건축가로 불렸죠. 그는 60곳 정도의 목욕탕을 직접 발로 뛰며 그렸어요. 지금은 다방, 극장, 여관 등 사라져가는 곳들을 그림으로 남기고 있어요.

2022년에는 1990년생인 그의 인생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목욕 후 스케치」가 방영됐어요. 2023년 개봉한 영화 「유도」의 여주인공 역시 그가 모티브가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