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L
“무슨 일 하세요”라고 누가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 것 같아? 대부분 직장과 직업을 말할 거야. “A 기업의 마케터입니다.” 대답하는 데 1초도 안 걸리지.
가끔 ‘사명’을 말하는 사람이 있어. 예컨대 한 마케터가 자길 이렇게 소개하는 거야. “브랜드가 세상과 만나게 할 다리를 놓습니다.”
이런 사람을 흔히 ‘직업인’이라 불러. 이들은 본업을 하면서도 틈틈이 자문을 하거나, 강연에 나가거나, 새 프로젝트에 함께하지. 자신을 직장에만 가두지 않거든. 대신 ‘나만의 무기’를 갈고닦아.
직장인을 넘어 직업인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오늘의 노트를 바칠게. 전은경 그란데클립 디렉터의 20년 커리어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봐. 디자인 잡지 기자로 시작해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로 활약 중이야.
전은경 그란데클립 디자인 어드바이저・매거진 C 디렉터
저는 디자인 전문지 월간 <디자인>에서 18년간 기자, 편집장, 디렉터로 일했습니다. 200여 권의 잡지를 만들어왔어요.
마감 노동자의 삶이 쉽진 않았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야근했죠. 하지만 내 이름이 걸린 기사가 나가잖아요. 허투루 할 순 없어,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곤 했습니다. 그럼 어느새 새벽 두세 시를 훌쩍 지났어요.
하지만 원고 쓰는 일에만 묶인 적은 없습니다. 틈만 나면 기획 제안서를 들고 밖으로 나갔죠. 아우디부터 현대자동차, 포르쉐, 배달의민족, 삼성전자 등 다양한 기업의 디자인 이벤트와 전시 프로젝트를 따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