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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청년 리포트 : 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재활 비즈니스’를 짚다


롱블랙 프렌즈 B 

롱블랙 피플, 추석 연휴가 끝나갑니다. 여행하기 좋은 기간이었죠. SNS엔 야외 사진들이 가득했고요. 이런 분위기와 좀 상반된 이야기를 해볼게요. 집이라는 세계에 자신을 가둔 ‘은둔형 청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은둔형 청년. 집 또는 자신의 방에서 오랜 시간 나오지 않는 청년을 말합니다. 사람을 만나지도, 사회 활동을 하지도 않아요. 한국에도 이런 은둔형 청년들이 약 54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된대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4년 4월 발표

이들을 다시 세상 밖으로 이끌 방법이 없을까요? 비슷한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이웃 나라 일본에서 힌트를 구해봤습니다. 은둔하는 청년들을 돕는 비즈니스가 다양하더군요.


Chapter 1.
히키코모리 고령화, 더 이상 남 일이 아니다

은둔형 청년 문제는 1990년대 일본에서 처음 주목받습니다. 일본에선 이들을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라고 부르죠.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동사 ‘히키코모루’를 명사로 바꾼 말이에요. 최소 6개월 동안 집을 떠나지 않거나 타인과의 교류가 없는 사람을 의미하죠. 

거품 경제가 꺼지고, 일본은 힘든 시간을 겪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회사는 문을 닫고 일자리는 줄었죠. 청년들은 치열한 경쟁에 시달렸어요.

취업을 못 한 이들은 갈 곳이 없어졌죠. 자연스레 집에 머물게 됐어요. 오랜 시간 집에서만 머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히키코모리라는 말이 생긴 거예요. 

문제는 은둔 생활을 한번 시작하면 극복이 쉽지 않다는 거예요. 최근 일본은 히키코모리의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청년 때 틀어박혔던 이들이 중년이 된 겁니다.

일본 내 히키코모리는 146만 명*에 달합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40~64세에요. 대부분 부모에게 의지하며 살죠. 이른바 ‘8050 현상’이에요.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80대 부모가 50대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한다는 뜻입니다.
*2022년 11월 일본 정부 조사 

정부로선 참 부담스러운 일이죠. 경제 활동으로 노령 세대를 먹여 살려야 할 중년층이 오히려 부모에게 기대고 있으니까요.

한국도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서둘러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면 일본과 비슷한 미래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까 한국의 은둔형 청년이 54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했죠. 19~34세 청년의 5% 이상*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은둔의 이유로 취업난(24.1%), 대인관계(23.5%), 가족 문제(12.4%), 건강 문제(12.4%)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