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B
노트를 기획할 때마다 고민하는 게 있습니다. ‘롱블랙 피플에게 제대로 배움을 전하는가’. 3년 전 노트를 처음 쓸 때나 지금이나 고민은 같아요. 어떨 때는 “갈수록 더 어렵다”고 느끼죠.
이를 고민하다가 한 일본인 철학자의 책을 접했습니다. 제목은 『무지의 즐거움』. “배운다는 건 ‘그릇’이 바뀌는 일”이라는 책 속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저자가 누군지, 더 궁금해졌죠.
책의 저자는 우치다 다쓰루内田樹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입니다. 1950년생 철학자예요. 동시에 ‘개풍관’이라는 합기도장을 운영하는 무도가이기도 합니다.
우치다 교수는 평생 ‘배움의 흔적’을 기록으로 옮긴 사람입니다. 50년 넘는 세월 동안 공부한 내용을, 200권 넘는 책으로 남겼거든요. 대표 저서로는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어른 없는 사회』, 『완벽하지 않을 용기』 등이 있죠.
평생 배움을 일로 삼은 사람의 생각은 어떨까, 들어보고 싶었어요. 마침 기회가 생겼죠. 그와 필담*을 나눌 수 있게 됐거든요.
*당초 우치다 교수는 방한을 준비하다가, 건강상의 어려움으로 한국에 오지 못했다. 그에 따라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하게 됐다.
그의 책을 앞서 읽은 정지우 작가가 인터뷰에 참여했어요. 정 작가가 던진 질문에 우치다 교수가 답한 내용을, 지금부터 담아보겠습니다.
정지우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우치다 교수는 ‘인문학을 일상에 가장 가깝게 들이는 사람’입니다. 공원에 부는 가을바람처럼, 우리 곁에 편안하게 생각을 머물게 하는 사상가죠. 그의 글만 봐도 이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