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그 건물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잿빛 콘크리트 건물이 가득한 서초동 골목 사이, 유난히 파란색으로 빛나는 1층 테라스가 있었거든요. 형광펜으로 칠한 듯한 파란 계단을 올라 로비로 들어갔습니다. 실내 중앙에 우뚝 선 나무 모형이 눈에 띄더군요.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7층 건물로 이뤄진 이곳은 BTF 푸른나무재단(Blue Tree Foundation, 이하 BTF)의 서울 본부입니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도 없던 1995년. BTF는 ‘국내 1호 학교폭력 단체’라는 이름을 걸고 시작됐어요. 이곳에서 일하는 본부 직원은 약 70명. 전국 각지와 해외에 있는 16개의 지부까지 포함하면 총 정규 직원은 370명입니다.
민간 공익법인인 BTF를 세운 사람은 김종기 명예 이사장입니다. 그와 연이 있는 김인애 인애스타일 대표와 김 이사장을 만났어요. 중절모를 쓰고 우리를 맞이한 김 이사장, 악수하는 그의 손이 참 단단했습니다.

김인애 인애스타일 대표
막사이사이상을 아시나요. 자유를 위해 헌신한 필리핀 대통령 ‘라몬 막사이사이Ramon Magsaysay’를 기리기 위해 만든 상입니다. 아시아인을 위해 헌신한 사람에게 주는 ‘아시아의 노벨상’으로도 불리죠.
김종기 이사장은 2019년 이 상을 받았어요. 한국인으로는 법륜스님, 독립운동가 장준하, 이태영 변호사, 장기려 의사에 이어 12년 만에 수상했죠.
김 이사장은 모두가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를 쉬쉬하던 시절인 2004년, 대한민국 최초의 학교폭력법* 제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정부·기업과 함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20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렇게 사회와 청소년에게 희망과 치유의 문화를 선물하고 있죠.
*정확한 명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