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 마음 편한 소설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롱블랙 프렌즈 B 

얼마 전 한 소설의 영화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도발적인 제목이죠. ‘한국이 싫은’ 청년 세대를 다뤘습니다. 경쟁에 지쳐 호주로 떠난 주인공이 등장하죠. 출간한 지 8년이 됐지만, 한국의 청년 문제를 말할 때 여전히 언급되는 소설입니다.

노사 갈등, 재개발, 청년 자살까지. 장강명 작가는 13년 동안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 문제를 조명해 왔습니다. 2011년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뒤 문학동네작가상, 수림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죠. 그가 쓴 책만 서른 권이 넘습니다.

최근 그는 아내 김혜정 대표와 함께 독서 플랫폼을 시작했습니다. 소설부터 플랫폼까지, 장강명은 일관된 태도로 ‘세상을 바꾸게 할 질문’을 던집니다. 왜 세상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왜 우리는 읽어야만 하는가.  



장강명 작가, 김혜정 그믐 대표

을지로의 한 미팅룸에서 장강명 작가를 만났습니다. 독서 플랫폼 ‘그믐’을 운영하는 아내 김혜정 대표도 함께였어요. 둘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만나, 20년 넘게 함께 했다고 합니다.

장 작가의 소설만 읽은 사람은 그를 좀 더 차가운 인상으로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 중 다수가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둥근 안경테 속의 부드러운 눈매는 얼핏 순해 보인다는 인상까지 줍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을 가졌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 던졌단 거예요. 장 작가는 일간지에서 11년 동안 기자로 일하다, 전업 소설가가 됐습니다. 김 대표는 회계, 재무로 커리어를 쌓다, 독서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