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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몸소 느껴지는 경험 마케팅 성공 사례 3가지

성수동에 즐비한 팝업스토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지만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주는 물리적 경험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걸요.

브랜드의 치밀한 경험 설계는 소비자가 브랜드의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온 : 경험 마케팅으로 입소문을 타다


2010년 스위스에서 출발한 ‘온On’. ‘구름 위를 달리는 느낌’으로 유명한 브랜드죠. 

매출이 그야말로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2021년 7억2460만(약 1조1100억원) 프랑이었던 연 매출은 2023년 17억9210만 프랑(약 2조7500억원)을 기록했어요. 2년 만에 두 배 넘게 성장한 거예요.

온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장면은 2019년 5월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데러Roger Federer가 프랑스 오픈*에 온을 신고 등장한 것입니다. 그해 가을 페더러는 온에 투자까지 했죠. 온의 숨은 팬이었던 거예요.
*프랑스 파리에서 5월 말부터 2주간 열리는 테니스 대회.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테니스 대회 중 하나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온. 2020년 7월 페더러와 함께 개발한 테니스화 ‘더 로저’를 론칭했습니다. 그렇게 온은 ‘페더러의 선택을 받은 신발’로 유명해졌어요.

그런데 이는 단지 우연이 아닙니다. 그 뒤엔 치밀한 ‘경험 마케팅’이 있거든요. 2013년 온이 미국에 진출했을 때, 많은 신생 브랜드가 D2C(Direct to Customer) 마케팅에 몰두했어요. 유통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자,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직거래한 거죠. 

ⓒ온


온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온이 만들어낸 건 그냥 또 하나의 러닝화가 아니라 ‘기분 좋게 달리는 느낌’이었으니까요. 고객이 반드시 제품을 직접, 제대로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큰 규모의 도매 제안이 왔지만 거절했어요. 우리가 고객에게 주고 싶었던 경험은 그런 게 아니었기 때문이죠.”
_마크 마우러 온 공동 대표, 2023년 Bloomberg Television 인터뷰에서

온은 러닝화 전문 판매점 300곳에만 먼저 유통을 시작했어요. 코어 고객을 먼저 만나는 풀뿌리 마케팅grassroots marketing 전략이었죠. 러닝화 전문 판매점, 내게 딱 맞는 러닝화를 제안해 주는 곳이에요. 전문 판매원이 발과 걸음걸이를 분석해 주고 러닝화도 직접 신고 뛰어보도록 하죠. 

“러닝에 가장 진심인 고객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온을 발견하기를 바랐습니다.”
_마크 마우러 온 공동 대표, 2023년 footwearnews 인터뷰에서

신생 브랜드가 전문 매장에 입점하기 어렵진 않았을까요? 온 창업자들은 영업에서도 경험을 앞세웠어요. 일단 신겨본 거예요. 

“처음 유통을 시작할 땐 종종 입점에 실패했어요. 그럴 때면 MD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대신 러닝을 데리고 나갔어요. 함께 뛰어본 이들은 물었죠. ‘착지는 왜 이렇게 부드러운지, 발을 뗄 때 추진력은 왜 이렇게 좋은지.’”
_올리비에 베른하르트 온 창업자, 2021년 cnbc make it 인터뷰에서

그렇게 온은 러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미국 진출 10년 만에 9200개 넘는 상점에 입점할 수 있었죠. 지금도 온 매출의 대부분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와요. 직접 신어보고 사는 사람이 많은 거예요. 2023년 매출 가운데 소매 매출만 11억3000만 달러(약 10억 5700억원). 총매출의 50%를 넘을 정도입니다.

온이 소비자들에게 '달리는 느낌'을 전달하는 법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직접 읽어보세요!


마스터카드 : 브랜드 스토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마스터카드mastercard어느샌가 로고에서 ‘mastercard’라는 글자가 사라졌어요. 브랜드 이름이 없어도 다 알아본다는 걸까요?

이 파격적인 변화를 이끈 사람은 마스터카드의 CMO(Chief Marketing Officer) 라자 라자만나르Raja Rajamannar.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MO(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CMO(비즈니스 인사이더 선정)라고 불리는 인물이에요. 

라자만나르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해요. 실제로 6억3000만 대 이상의 디지털 기기가, 광고 차단 기능을 쓰고 있다고 하죠.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보여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는 전 세계 8000만 명에 달합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죠. 그래서 우리는 스토리텔링에서 스토리메이킹으로 전환했습니다. 소비자를 위한 경험을 고민하고, 설계하죠. 브랜드가 소비자와 연결되는 방법입니다.”
_라자 라자만나르 마스터카드 CMO, 2016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한 마디로 브랜드 혼자 떠들지 말고, 소비자가 브랜드 스토리경험하게 하란 거예요. 

라자만나르는 기존 프라이스리스 캠페인을 경험 플랫폼으로 발전시켰어요. 그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도시Cities’, ‘값을 매길 수 없는 놀라움Surprises’, ‘값을 매길 수 없는 대의명분Causes’, ‘값을 매길 수 없는 특별함Specials이란 네 가지 경험을 기획했죠.

ⓒ마스터카드


‘값을 매길 수 없는 도시’는, 그 도시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요. 이를테면 ‘코코 샤넬Coco Chanel의 파리 탐험’ 같은 투어 프로그램. 샤넬 부티크와, 샤넬의 창시자인 코코 샤넬이 살았던 동네를 둘러볼 수 있죠.

오직 마스터카드 소지자만 예약할 수 있어요. 폐장 후의 루브르 박물관 투어나, 미슐랭 셰프의 프라이빗 디너 같은 콘텐츠도 독점 제공합니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다’고 말만 하지 말고, 실제로 귀중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광고로 귀중한 순간을 보여주는 대신,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줬어요. 이것이 우리가 브랜드 헤리티지를 발전시키는 방식이에요.”
_라자 라자만나르 마스터카드 CMO, 2020년 Damn Good Brands 팟캐스트에서

광고 속 샤넬 부티크에 간 모델을 볼 때와, 내가 직접 샤넬 부티크를 갈 때. 둘 중 언제 더 마스터카드의 메시지에 공감할까요? 이게 그가 말하는 스토리텔링과 스토리메이킹의 차이입니다.

“소비자는 논리가 아니라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이야기를 올바른 방식으로 전달하면 훌륭하게 작동하죠. 하지만 누구보다 공감하는 건 자기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우리는 소비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스토리메이킹에 집중하고 있어요.”
_라자 라자만나르 마스터카드 CMO, 2023년 더 드럼 인터뷰에서

라자만나르 CMO 덕분에 마스터카드의 브랜드 가치는 껑충 뛰었어요. 그가 합류한 첫해 마스터카드의 추정 브랜드 가치는 42억 달러(약 5조5700억원). 5년이 지난 2018년, 브랜드 가치는 75억 달러(약 9조9400억원)로 78%나 뛰었어요. 전 세계 브랜드 가치 톱 20위에 들 정도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 스토리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라자만나르의 마케팅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조 말론의 조 러브스 : 훌륭한 경험으로 브랜드와 고객을 잇다


조 러브스Jo Loves,붓으로 바르는 향수로 유명해요. 18ml 용량의 얇고 긴 향수병을 손에 쥐고, 아래쪽을 펌핑해요. 그럼 반대편 끝에 달린 검은색 붓으로 젤 형태의 향수가 묻어 나오죠. 수채화를 그리듯 팔목, 귀밑에 쓱쓱 바르면 돼요. 요가 매트 같은 곳에도 발라 향을 남길 수 있어요.

조 말론은 2013년 10월, 런던 빅토리아 역 근처 엘리자베스 거리Elizabeth street에 조 러브스 매장을 오픈했어요. 브랜드 론칭 후 첫 2~3년은 갈피를 못 잡아 휘청거렸어요. 사람들은 조 러브스가 조 말론의 아류라고 생각했거든요. 

말론은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출연하기 시작해요. 자신은 조 말론 런던을 떠났고, 조 러브스는 자신의 두 번째 브랜드라고 소개했죠. 2016년엔 이 모든 이야기를 담은 책  『조 말론: 마이 스토리』*를 출간하기도 했어요.
*국내에는 출간되지 않았다. 원서 제목은 Jo Malone: My Story.

동시에 고객 타깃에서 조 말론 런던과 차별화를 뒀어요. 조 말론 런던은 30대 여성이 주요 고객이에요. 조 러브스는 Z세대를 공략했죠. 인스타그래머블한 제품과 흥미로운 고객 경험을 기획하는 이유예요. 

ⓒ조 러브스


말론은 조 러브스에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넣었어요. 조 말론 런던에 ‘향기 페어링’이 있었다면, 조 러브스에는 ‘향기 타파스* 바Fragrance Tapas Brasserie Bar가 있죠.
*스페인에서 ‘작은 접시에 적은 양으로 담긴 음식’을 가리켜 부르는 말. 

런던 조 러브스 매장 안엔 작은 바bar자리가 있어요. 여기에서 고객은 3단계 향기 타파스를 체험해요. 소요 시간은 약 20분, 가격은 무료예요! 1단계는 타진Tajine*, 2단계는 칵테일, 3단계는 거품 디저트죠.
*모로코 전통 스튜 또는 전통 스튜를 만들 때 쓰는 흙으로 빚은 고깔 모양의 전통 그릇을 뜻한다.  

타파스지만, 먹는 건 아니에요. 모두 향을 맡는 거죠. 원하는 향을 고르면, 먼저 타진으로 증기를 내 향을 맡게 해줘요. 그다음엔 칵테일 셰이커에 향을 넣고 흔들어 ‘향 거품’을 내요. 이 거품은 마티니 잔에 담아 고객이 향을 맡도록 하죠. 붓으로 거품을 찍어 고객의 손에 발라주기도 해요.  

타파스 바를 경험한 고객의 제품 구매율이 거의 100%라고 해요. 타파스 바를 경험한 고객들은 “생에 처음 접하는 브랜드 경험” “후각을 최대로 느낄 수 있는 환상적 경험”이라고 리뷰를 남겼죠.  

이게 바로 특별한 매장 내 경험in-store engagement. 말론이 브랜드 경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이 작은 타파스 바가 가장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고객을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이어줘요. 저희는 이걸 ‘첫 키스’라고 부르죠. 고객이 브랜드와 처음으로 키스하는 순간, 그들에게는 조 러브스라는 세계가 열리는 일이죠. 타파스 바는 98% 매출로 연결됩니다. 고객은 이 경험에 대해 돈을 내지 않아요. 우린 이걸 리테일에 접근하는 아주 새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_아담 엘리스Adam Ellis 조 러브스 고객 교육 및 경험장, 2019년 엔터프리너 인터뷰에서

특별한 경험 설계로 고객과 브랜드 간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조 말론의 이야기를 아래 링크에서 더 자세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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