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은 브랜드의 강력한 자산입니다. 단순히 매출 상승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을 포함,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요.
때문에 기업들은 팬덤을 이용해 마케팅을 하기도, 혹은 팬덤을 잡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하죠.
바비 : 팬덤이 만들어낸 콜라보 콘텐츠 마케팅

영화 「바비」, 개봉한 지 5일 만에 미국에서만 2억1400만달러(약 2735억원), 전 세계에서 4억7000만달러(약 6006억원)를 벌어들였어요.
이 엄청난 흥행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제가 주목하고 싶은 건, 바로 마케팅! “악마는 열심히 일하지만, 바비 마케팅팀은 더 열심히 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마케팅팀이 영화 개봉 전부터 열심히 애쓴 결과, 바비와 컬래버한 기업만 110개가 넘어요.
그 밖에 뜻하지 않은 컬래버도 있어요. 대상은 같은 날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예요. 「오펜하이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으로, 원자폭탄을 개발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를 다뤘어요.
그런데 이 컬래버, 마케팅팀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요. 관객들이 스스로 만들어 냈죠!

전말은 이래요.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니까, 프로모션 일정도 비슷했어요.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사진이 동시에 뜨는데, 분위기가 너무 다른 거예요. 한쪽은 핑크색이 밝게 빛나고, 다른 한쪽은 완전 어둡고 침침하고.
이 상반된 캐릭터가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요. 다양한 2차 창작물이 나왔죠. 두 영화 예고편의 색감을 정반대로 그린다든지, 두 캐릭터가 함께 대화를 나누는 팬아트를 만드는 식으로요. 그러다가 신조어까지 생겼죠. 바벤하이머!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합성어예요.
이 바벤하이머 밈,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윈윈이에요. 「바비」와 「오펜하이머」, 오프닝 때 예상했던 스코어 8500만 달러, 5500만 달러가 각각 82%, 46% 뛰었거든요.
바비를 보고 오펜하이머를 이어 본다는 하나의 코스가 팬들 사이에서 생겼을 정도예요! 워너브라더스의 마케팅 담당자인 조시 골드스타인은 이 현상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죠.
“이 현상이 특별한 건, 보통 세상은 우리 대VS 저들로 나뉘기 때문이에요. 팀 오펜하이머, 팀 바비로 싸움이 일어나죠. 그런 경쟁 대신, 놀라운 일이 발생해 궁극적으로는 바벤하이머가 됐습니다. 분열이 아닌 단결이라 더 재미있었습니다.”
_조시 골드스타인 워너브라더스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 2023년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팬심의 끝은 팬 콘텐츠라는 말이 있죠. 바비가 이렇게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마케팅 전략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데어리 퀸 : 강력한 로컬라이징으로 팬덤을 잡다

‘데어리 퀸Dairy Queen’. 2017년 한국에 진출했다가 5년 만에 철수한 미국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에요.
근데 이 브랜드, 미국에선 압도적으로 잘 나가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어요. 1940년부터 80년 넘게 미국인의 곁을 지키고 있죠. 미국에만 4200개의 매장이 자리 잡고 있어요.
뭐 때문에 잘 되는지 궁금하잖아요? 찾아보니, 여기가 고객과 돈독한 관계를 맺기로 유명하대요. ‘팬 푸드Fan Food’라고 스스로를 표현할 정도죠.
데어리 퀸이 팬덤을 키우며 주목한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지역 가게의 개성’이에요.
일단 세계에 퍼진 매장 7500개 중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은 전체의 1% 미만이에요. 나머지는 전부 가맹점으로 운영하죠.
중요한 건, 가맹점주들이 자기 지역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에요. 이들은 데어리 퀸을 ‘로컬 레스토랑’처럼 운영합니다.

예컨대 미국 텍사스주에는 특이한 모임이 하나 있어요. 바로 ‘텍사스 데어리 퀸 프랜차이즈 소유주 협동조합Texas Dairy Queen Operators Council’이에요. 텍사스주에서 데어리 퀸을 운영하는 가맹주들의 모임이죠.
이들이 하는 일은 본사와는 다른 텍사스만의 마케팅을 기획하는 거예요. 슬로건도 따로 만들었어요. 데어리 퀸 공식 슬로건은 ‘행복은 맛있다Happy Tastes Good’. 하지만 이들이 내건 메시지는 달라요. ‘텍사스에서 제가 좋아하는 게 이거예요That’s what I like about Texas’.
텍사스의 특징이 담긴 메뉴도 개발했어요. 예를 들어, ‘치킨 스트립 컨트리 바스켓Chicken strip country basket’. 텍사스에서 즐겨 먹는 치킨 텐더와, 감자튀김, 크림 그레이비소스, 그리고 보통 식빵보다 두툼하게 잘린 ‘텍사스식 토스트’가 함께 나와요. ‘소고기 타코 샐러드’도 텍사스 데어리 퀸에만 있는 메뉴에요. 멕시코와 붙어 있는 지역 특색이 담긴 메뉴죠.
놀라운 건, 이걸 받아들이는 고객의 반응이에요. 텍사스 주민 80%는 데어리 퀸이 텍사스에서 시작한 브랜드라고 믿고 있대요. 사실 일리노이에서 시작한 브랜드인데 말이죠. 그만큼 열린 마음으로 브랜드와 연결된 거예요.
본사가 아닌 매장과 도시에서 ‘데어리 퀸의 날’을 만드는 곳도 있어요. 미국 켄터키주 머레이 지점은 3월 1일을 ‘데어리 퀸의 날’로 챙겨요. 1949년부터 유지한 전통이죠. 이날만큼은 지역 주민들이 데어리 퀸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해요.
동네 매장들을 꽉 잡은 데어리 퀸,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고향 브랜드The world’s largest hometown brand’으로 불려요. 트렌드가 아닌 추억을 지향한다는 데어리 퀸의 팬덤 마케팅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더 자세히 읽어보세요!

할리 데이비슨 : 130만 세계 최대 바이커 커뮤니티를 만들다

혹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새겨진 문신 소재가 뭔지 아시나요? 1위는 어머니이고, 다음은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이라고 해요.
할리데이비슨, 고객 충성도가 엄청난 브랜드예요. 재구매율이 무려 95%에 달한다고 하죠.
이런 강력한 팬덤이 생성 데에는 본사에서 직접 발족한 팬 커뮤니티의 영향이 큰데요. 바로 H.O.G™, 할리오너스그룹Harley Owners Group입니다. 할리데이비슨의 팬 커뮤니티로 지금은 전 세계 130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바이커 단체죠.
회원을 모으기는 어렵지 않았어요. 일단 할리데이비슨을 구매하면 1년 호그 회원권을 무료로 줬거든요. 첫해 3000명에 불과하던 호그 회원은 4년 만에 10만명을 돌파했죠.
회원이 모였으니, 함께 놀거리가 필요하겠죠? 할리데이비슨은 랠리를 열기 시작했어요. 회원들은 유타주 남부에서 애리조나주 북부까지, 또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에 이르기까지 긴 거리를 함께 달렸습니다.

회사는 행사가 끝날 때마다 독특한 패치나 배지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나눠줬어요. 마치 보이스카우트 배지처럼 말이예요. 회원들은 배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오, 작년에 모뉴멘트 밸리에 가셨군요. 어땠나요?”처럼 말이죠.
호그 초창기, 임원진들은 가장 열성적인 호그 회원이 됐어요. 이들은 몸에 할리데이비슨 문신을 새기고 가죽 재킷을 걸친 모습으로 랠리에 나타났죠.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 비용의 70~80%를 신규 고객이 아닌 기존 고객에게 투자하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했어요.
호그 회원들의 소속감은 상상을 초월해요. 회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연회비 45달러(5만 7천원)를 내고, 연간 150차례 열리는 바이크 랠리에 참가하죠. 비행기에 할리 바이크를 싣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아요.
당장 이번 120주년 홈커밍 페스티벌만 해도 그랬어요. 러시아, 독일, 체코… 세계 각국의 호그 회원들이 밀워키로 날아왔어요. 체코에서 온 두 형제 바이커는 “동생과 아들까지 4대째 바이커”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죠.
이런 소속감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할리 데이비슨이 팬덤 커뮤니티의 소속감을 높이는 방법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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