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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만 우습지는 않은, 해외 브랜드 마케팅 성공 사례 3가지

평균 실종의 시대, 평범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하죠. 수많은 브랜드들 사이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되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그들을 알리는 데 성공한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리퀴드 데스, 하인즈, 웬디스. 그들만의 파격적이고 재밌는 마케팅으로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세 브랜드를 알아볼게요. 


리퀴드 데스 : ESG 브랜드도 재밌을 수 있다


‘리퀴드 데스Liquid Death’! 알루미늄 캔 생수 브랜드예요. 플라스틱보다 재활용이 쉬운 캔에 물을 담아 팔죠.죽음의 액체. 리퀴드 데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름에 숨어있어요.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왜냐고요? 리퀴드 데스가 굳이 캔에 생수를 담는 이유. 궁금하잖아요. 그냥 이색적인 광고를 위해 값싼 플라스틱 대신 값비싼 알루미늄을 이용하진 않으니까요.

세상을 다 때려부술 것 같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한결같이 외쳐온 키워드는 하나. 죽음Death이에요. 대상은? 플라스틱이에요. ‘플라스틱에게 죽음을Death to Plastic. 리퀴드 데스의 슬로건입니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거북이Trashy the Turtle. 쓰레기봉투로 고통받는 바다표범Suffers the Seal. 리퀴드 데스는 해양오염으로 죽어가는 동물을 굿즈로 표현합니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해요.

Ⓒ리퀴드데스


“캔은 금속이라 플라스틱보다 비싼 대신 재활용 가치가 높아요. 재활용된 알루미늄은 되팔아서 이득을 남길 수 있거든요. 플라스틱은 그렇지 못해요. 예전에는 중국에 팔았어요. 이젠 더 이상 중국도 ‘재활용 쓰레기는 사지 않겠다’고 말해요. 수익성이 없는 플라스틱은 대부분 매립지로 보내지죠. 수익성 없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폐업해야 하니까요.”
_마이크 세사리오, 2022년 FINIEN 인터뷰에서


1888년 처음 생산된 알루미늄의 75%는 지금까지도 계속 사용되고 있어요. 140년에 걸쳐 재활용되고 있는 거죠. 플라스틱은 재활용도 생분도 안 되니 매립지나 또 다른 시설로 보내집니다. 작은 입자로 분해되죠. 미세하게 분해된 플라스틱은 먹이사슬, 생태계를 오염시키죠. 결국 우리 몸으로 되돌아옵니다.

어쩌면 익숙한 이야기, 그저 목소리만 내고 지나칠 리퀴드 데스가 아니죠. 또 한 번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요. 텅 빈 패트병, 플라스틱으로 폭발하는 지구, 해양오염으로 사라지는 거북이가 차례로 등장해요. 컴퓨터 앞에 앉은 여성은 라벨을 건네받아요. 라벨을 플라스틱 통에 붙입니다. 우체통에 넣으면 코카콜라와 펩시로 도착하는 식이죠. 마지막으로 은하계 아래 거북이를 탄 여성이 웃으며 영상은 마무리됩니다.

실소 터지는 이 영상. 제목은 ‘플라스틱 사랑의 집Loving Homes for Plastic’ 프로젝트예요. 2021년부터 리퀴드 데스가 시작한 친환경 캠페인으로 빈 페트병을 반품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입니다. 온라인으로 리퀴드 데스를 주문하면 우표 스티커를 주는데요. 이 라벨을 패트병에 붙여 우편함에 넣으면 해당 제조업체에 전달되는 방식이죠.

막무가내 같지만 나름 전문적인 재활용 방법입니다. 제조사로 돌아가야 환경에 이롭다고 판단한 거죠.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콜라와 펩시를 저격했다는 점도 웃음 포인트입니다.

리퀴드 데스의 크나큰 매력은 ESG를 색다르게 표현한다는 점이에요. 캠페인은 물론이요, 굿즈도 만들고요. 수익의 10%는 꼬박꼬박 기부합니다. 파이브 자이어스5gyres나 서스트 프로젝트thirst project 같은 환경단체로요. 생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전달됩니다. 결국 리퀴드 데스의 괴짜같은 마케팅은 친환경으로 이어지고 있었던 거죠.

그들의 유머러스한 ESG 브랜드 마케팅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하인즈 : 세계 1등 케찹의 장난기 넘치는 마케팅


2022년 8월, 중고 의류 쇼핑몰 스레드업threadup엔 케첩이 묻은 흰 셔츠들이 올라와요. 하인즈와 스레드업이 컬래버레이션한 ‘하인즈 빈티지 드립 컬렉션Heinz Vintage Drip Collection이에요. 

흰옷에 케첩이 묻으면 정말 짜증 나죠. 잘 지워지지도 않고요. 하인즈는 이런 불편한 추억을 마케팅으로 포장했어요. 

컬렉션을 소개하는 페이지에선 멋진 모델들이 케첩 묻은 흰옷을 입고 핏을 자랑해요. 그리고 카피가 나오죠. “이건 얼룩이 아니다It's not a stain라고요. 흰옷에 묻은 케첩 얼룩은 맛있었던 추억에 대한 기록이라는 거예요.

황당한가요? 그런데 화제성은 충분했어요. 수많은 기사가 나왔고, 1차 물량은 빠르게 매진됐죠. 저렴한 티셔츠도 15달러(약 2만원)나 됐고, 케첩 묻은 루이비통 셔츠는 무려 1000달러(약 134만원)였는데도 말이죠. 인기에 힘입어 2차 판매를 할 정도였어요.

최근에 진행된 ‘하인즈 케첩 사기꾼Heinz Ketchup Fraud’ 캠페인은 어떤가요? 이 캠페인은 스냅챗Snapchat의 사진 한 장에서 출발했어요. 레스토랑 직원이 하인즈 케첩 병에 다른 회사 케첩을 짜 넣고 있었던 거예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케첩을 구입해 마치 하인즈 케첩인 것처럼 보이려고 했던 거죠. 

ⒸHeinz 공식 유튜브 채널


그렇게 나온 캠페인의 카피. “하인즈가 아니어도, 하인즈여야만 한다(Even when it isn't Heinz, it has to be Heinz).” 하인즈는 인스타그램에 “케첩 사기꾼을 신고해달라”고 부탁해요. 사기꾼을 잡기 위해 카메라 필터까지 만들었어요. 짜놓은 케첩을 비추면 색깔을 분석해 하인즈인지 아닌지 알려주는 필터였죠.장난기 가득한 이 캠페인들. 자칫하면 브랜드에 해가 되진 않을까요? 하인즈와 4년째 ‘장난’을 치고 있는 리싱크 측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우리는 브랜드를 지켜야하지만 애지중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브랜드의 일부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소비자가 이를 가지고 놀게 허용하죠. 그럴수록 하인즈가 정적이고 향수를 일으키는 브랜드가 되는 걸 방지하고, 오늘날에도 브랜드 가치가 유효하다는 신선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_마이크 더브릭 리싱크 CCO, 2023년 adforum 인터뷰에서

그들이 어떻게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가지고 놀게 하는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웬디스 : 짖궂은 캐릭터를 활용한 재치있는 브랜드 마케팅


웬디스는 1969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출발한 버거 체인이에요. 2023년 기준 전 세계에 6949개 매장이 있고, 미국에만 5938개가 있어요. 현재 미국에선 매출 2위 브랜드에 등극했죠.

웬디스의 인기가 치솟은 건 캐릭터 웬디가 소셜미디어에서 맹활약하면서예요.

웬디의 매력은 만만찮은 성격이에요. 웬디스의 CCO인 커트 케인Kurt kane은 웬디를 영어로 ‘새시sassy’하다고 표현해요. 건방지면서도 대담하고, 활기찬데 그 모습이 왠지 매력적인 사람을 묘사할 때 쓰는 말이에요.

웬디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화가 있어요. ‘트위터 비프Twitter Beef’ 사건! 2016년 12월 31일, 웬디스는 언제나처럼 트위터에서 냉장육을 자랑했죠. “우리의 소고기는 얼리기엔 너무 멋져Our beef is way too cool to ever be frozen.” 그런데 뚜기디Thuggy-D라는 트위터리안이 시비를 걸었어요.

뚜기디 : 너네 패티 냉동 쓰잖아. 사기 치지 마.
웬디스 : 아닌데? 우리 진짜 신선한 소고기만 쓰는데?
뚜기디 : 그럼 생고기를 뜨거운 트럭으로 옮긴다고?
웬디스 : 넌 냉동이 아닌 차가운 것들(냉장)을 어디에 보관하는데?
뚜기디 : 됐고, 포기해라. 맥도날드가 끝내주는 아침 식사로 너네 이겨줄 거야.

계속되던 실랑이 끝에, 웬디스는 회심의 일격을 날려요. “우쭈쭈, 잠깐 동안 냉장고가 존재한다는 걸 까먹었다고 해서 맥도날드까지 끌고 올 필요는 없어.”

이 실랑이에 맥도날드가 가세했어요. “2018년 중순부터 쿼터 파운드 버거에 신선한 고기를 쓸 거예요”라고 트윗을 남겼죠. 웬디는 바로 응수했어요. “와, 너희 그럼 그동안 버거에 냉동육을 사용한 거야?”

이 트윗은 무려 24억 명에게 노출됐어요. 덕분에 웬디스는 24만 명의 팔로어를 얻었죠. 소비자들은 웬디의 냉소적인 유머에 반했어요. 한 트위터리안은 “내 롤모델을 정했다. 웬디스의 소셜 미디어 관리자처럼 사악해지고 싶다”고 적기도 했죠. 웬디스는 힌트를 얻어요. 웬디의 캐릭터를 ‘팩트 폭력을 일삼는 나쁜 소녀mean girl로 잡기로 하죠.

이 악동 캐릭터를 살려, 2018년부터는 ‘내셔널 로스트 데이National Roast Day를 열고 있어요. 매년 1월 12일마다 타사 브랜드에 이른바 ‘팩폭’을 날리는 거예요. ‘로스트’라고 하면 우리말로 ‘발라버린다’ 정도 되려나요? 농담과 모욕 사이, 그 어딘가의 뉘앙스죠.


재밌는 건 웬디스에게 ‘구워달라’고 요청하는 브랜드들이 줄을 선다는 거예요. 진풍경이죠.

웬디가 이토록 짓궂게 굴어도 밉지 않은 이유를 칼은 이렇게 말해요.   

“매년 ‘로스트 데이’마다 1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웬디에게 달려들어요. 우리는 그들 브랜드를 갖고 놀지만, 어느 정도 지켜야 하는 선에 대한 기준이 있어요. 우리 소셜미디어 팀 20명은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지를 말할 수 있죠. 우리가 미움받지 않는 비결인 것 같아요.”
_칼 로레도, 2021년 더 CMO 팟캐스트에서

그들의 선을 넘나드는 파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자칫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는 파격적인 마케팅이지만 그럼에도 이 브랜드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지켜야 하는 선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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