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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엔 고통이 따른다? 건강하게 멘탈 관리하며, 성공하는 방법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도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지속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현덕 멘탈케어 대표, 『강인함의 힘』 스티브 매그니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이 세 사람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건 성공이 반드시 고통과 맞바꿔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성공은 고통과 맞바꾸는 게 아니다.


주현덕 멘탈케어 대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유명한 멘탈 코치예요. 2008년 JYP의 멘탈 자문mental adviser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어요. JYP와 하이브, 쏘스뮤직 등에서 연습생을 상대로 1000회 넘게 심리 상담을 했습니다. BTS RM도 그를 ‘선생님’으로 부르며 따르죠.

그는 성공에 대한 한국의 집착에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성공은 고통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해요. 포기해서도 안 되고, 쉴 새 없이 도전해야 하고, 잠을 적게 자야 하고, 매 순간 집중해야 하고, 완벽하게 자신을 컨트롤해야 한다고들 말해요.

감정을 배제하고,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쏟으라고도 말하죠. 소시오패스처럼 행동하라는 거거든요. 소시오패스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처럼 행동해야 성공한다는 거잖아요.

주 대표는 왜 모두가 그렇게 살아야 하냐고 반문합니다. 그냥 회사에 다니면서 결혼하고 아이도 키우고, 원만하게 살고 싶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면서요. 왜 네 시간씩 자면서 모든 관계를 다 끊고 목표만 바라보며 살아야 할까요?

“한국 사회는 너무 생산 중심적이에요. 생산적인 일만 의미가 있고 즐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정작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 방시혁 의장이 돈을 벌기 위해서 노래를 쓰는 게 아닌 거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최고의 노래를 만드는 게 좋아서 몰두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성공을 하는 거죠.”

그는 즐거움을 충분히 추구해야 한다고 말해요. 그리고 본인이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죠. 그래야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멀리 보면서 일할 수 있다고요.


진짜 강인함을 찾아라


『강인함의 힘』의 저자 스티브 매그니스 또한 강압적인 통제로는 결코 한 인간의 몸과 마음을 단련시킬 수 없다고 강조해요.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는, 내면이 약한 사람을 만들어낼 뿐이라고 말하죠.  

그렇다면 ‘진짜 강인함’은 무엇이고,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스티브는 새 시대에 맞는 강인함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진정 강인한 사람은 거칠게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품위 있고 흔들림 없이, 중요한 과제에 집중하고 힘든 상황을 헤쳐가는 사람이죠. 

그러나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이 되는 일은 가짜로 흉내 내는 일보다 훨씬 어려워요. 이쯤에서 스티브는 우리에게 한 명장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주인공은 미식축구팀을 이끌었던 피트 캐롤Pete Carroll풋볼 챔피언십과 슈퍼볼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거머쥔 감독이에요. 

캐롤 역시 여타 감독들처럼 강인함을 신봉했어요. 다만 그가 생각하는 강인함의 정의는 좀 남달랐습니다. 캐롤은 엄격한 훈련만으로 강인한 선수를 기를 수 있다고 보지 않았어요. 캐롤이 생각하는 강인함의 원천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경기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내적 동기예요. 

캐롤은 훈련을 시킬 때 통제 대신 자율에 무게를 뒀어요. ‘자기 방식으로 경기를 보는’ 선수를 인정했고,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했습니다. 선수들에게 명상과 요가를 권장했고, 회의하다가도 선수들이 흥분하면 링 던지기 게임을 하며 분위기를 전환했어요. 

어떻게 하면 내적 동기를 길러, 진정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스티브는 먼저 가짜 자신감을 버려야 한다고 말해요. 

“난 뭐든지 다 해낼 수 있다!” 강인한 사람을 떠올리면 자신만만하게 미소 짓는 사람을 떠올리곤 하죠. 그러나 근거 없는 자신감은 오히려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앗아가기도 해요. 

버팔로 대학교의 밍밍 치우Ming Ming Chiu 교수는 자신감이 아이들의 독서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어요. 자신감이 지나친 학생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같은 책이 아닌, 『반지의 제왕』처럼 어려운 책을 골랐어요. 아이들이 끝까지 책을 읽었을까요? 어렵고 재미없으니 몇 쪽 읽다가 그만두었어요. 반면 자기 역량을 아는 학생은 끝까지 읽을 가능성이 높았죠. 

“큰소리 땅땅 쳤지만 실행할 능력이 안 될 때는 우리 뇌도 그 사실을 인지한다. 인간의 뇌는 멍청하지 않다. 어리석은 자아가 설치도록 그냥 두지 않고 뇌는 우리를 보호한다. 자신감이 지나쳐 기대치를 터무니없이 높였으면 이미 실패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_110p

강인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신감은 ‘뭐든 해내겠단 마음’이 아니에요. ‘할 수 있는 건 반드시 해내겠다’는 마음이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의 의미


때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필요할 수 있어요.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의 저자 제니 오델이 말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doing nothing는 것은 게으름도, 멍 때리기도 아닙니다. 그는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눠 정의해요. 개인적인 레벨사회적인 레벨로요. 

“개인적 레벨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즉각 반응하거나, 습관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핸드폰 앱 알림이 떴을 때, 바로 눌러보지 않는 거죠. 아주 잠깐이라도 숙고의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겉보기엔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겠죠. 하지만, 내면에서는 숙고하는 시간이에요. 나의 진짜 의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요. 더 넓은 맥락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거예요. 이를테면, 유지maintenance, 관리care, 유대togetherness 같은 일이요.”

오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차린 계기가 있습니다. 때는 2016년 말, 미국 대선이 끝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시기예요. 오델은 대선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마음에 마비가 왔다”고 표현할 만큼이요. 

어수선한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그가 사는 지역의 한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요. 여러 예술가가 모여 사는 고스트 십Ghost Ship이라는 이름의 창고였습니다. 화재로 36명이 사망했어요. 개중엔 오델이 한 다리 건너 아는 예술가들도 있었습니다. 

오델은 어수선한 세상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없다는 기분에 휩싸여요. 그 시기, 오델은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몰컴 장미 정원Morcom Rose Garden에 자주 갔습니다. 벤치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어요. 내면을 고요히 만들고, 주변을 관찰했습니다.

대낮에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 자본주의의 눈으로 보면 하등 쓸모없는 일입니다. 그럴 시간에 글을 쓰거나, 수업 준비를 하거나, 작품 활동을 해야 마땅하죠. 생산적이고, 돈이 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통해 오델은 비로소 깨닫습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님을요. 

롱블랙 인터뷰가 있던 날 오전에도, 오델은 장미 정원에 갔습니다.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친구와 긴 전화 통화를 했어요. 한 시간쯤이 지나서야, 그는 주변에 있는 많은 새들을 알아차리기noticing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새들이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에요. 제가 오랜 시간 그 자리에 머물렀더니 점점 더 많은 게 보이기 시작한 거죠. 이런 것들, 그러니까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은 이 사회가 장려하는 일은 아니죠.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일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만 알아차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오델은 이런 긴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세상을 더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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