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Private Brand,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저렴하게 받아,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붙여 파는 브랜드를 의미해요.
원래 유통사가 PB 상품을 기획하는 주목적은 ‘가성비 좋은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였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요즘 PB는 카트 가장 위에 올려두는 트렌디한 상품이 돼 가고 있죠.
월마트 : PB 상품의 고급화를 이끌다
최근 PB 상품의 트렌드 중 하나는 고급화예요. ‘좀 더 비싸고, 좀 더 좋은’ PB 상품이 등장하고 있죠. 이 흐름의 대표 주자가 바로 월마트입니다.
월마트는 2024년 4월 기존 PB보다 가격대가 높은 식품 PB를 론칭했어. 브랜드 이름부터가 ‘배러굿즈bettergoods’. 냉동식품, 유제품, 파스타, 커피 등, 무려 300여 개 상품을 한꺼번에 출시했어.

“배러굿즈는 그 자체로 비교를 유발하는 이름이에요. 이 제품들은 ‘더 맛있고, 더 품질이 좋고, 당신 몸에 더 좋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죠.”
_데이비드 하트먼 월마트 크리에이티브 및 디자인 부사장, 2024년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배러굿즈의 메이플 치킨 소시지 패티에는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아요. 또 방부제도 전혀 들어가지 않죠. 당연히 냉동이 아닌 냉장 식품이고 말이에요. 가격은 198g에 3.87달러(약 5350원). 100g당 약 1.93달러(약 2670원)이에요.
반면 기존 월마트의 PB 라인인 그레이트 밸류Great value의 패티류는 어떨까요? 냉동 메이플 돼지 소시지 패티가 706g에 8.78달러(약 1만2100원)이에요. 100g당 약 1.25달러(약 1720원)인 셈이죠.

이 차이는 컨셉의 차이에서 나와요. 배러굿즈는 ‘고급 요리 경험’에 방점을 찍고 기획하거든요. 그냥 레토르트가 아니라 요리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죠. 스위스 그뤼에르 치즈와 모짜렐라 치즈, 파가 들어간 감자 크로켓 같은 것들 말이에요.
“우리의 모든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은 더 좋은 원료를 쓴 PB 제품을 기대해요. 더 건강한 선택지도 찾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은 ‘우리가 고객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들을 것이다’고 말했죠. 고객이 디자인이 멋지고 트렌드를 이끄는 식품을 원했기에, 저희는 배러굿즈를 만들었습니다.”
_데이비드 하트먼 월마트 크리에이티브 및 디자인 부사장, 2024년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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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키스 : PB 상품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다

버키스Buc-ee’s, 텍사스를 중심으로 미국에 47개 매장(2023년 12월 기준)을 둔 휴게소예요. 하지만 브랜드파워는 매장 수가 9000개가 넘는 세븐일레븐, 6000개 매장을 둔 서클케이Cirrcle K보다 한 수 위죠. ‘미국 최고의 휴게소’*란 타이틀을 거머쥐었어요.
*2016년 음식 매거진 ‘본 아페티’ 선정, 2019년 주유소 가격 앱 ‘가스 버디’ 선정.
버키스는 단지 인기만 많은 게 아니에요. 실속이 있죠. PB 제품 중심으로 휴게소의 수익 구조를 바꿨거든요. 버키스에서 판매하는 포장 식품의 10~12%가 버키스 자체 브랜드예요.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버키스가 판매하는 타 브랜드 상품의 마진은 32%인 반면, 버키스 자체 상품의 마진은 40%에 달한다고 추산해요. 중간 유통비가 없기 때문이죠.

버키스 PB의 인기가 어찌나 좋은지, 아예 버키스 PB 상품만 파는 온라인 몰이 등장했어요. 평소 버키스의 팬을 자처한 크리스 코우너Chris Koerner가, 온라인 플랫폼 텍사스 스낵스Texas Snax를 창업했어요.
코우너는 먼저 가족들을 데리고 걸프만 지역의 버키스로 향했어요. 아내와 아이들에게 “비버가 그려진 제품은 몽땅 담아라”고 했죠. 6개의 쇼핑 카트가 금세 채워졌어요. 품목은 총 650개. 청구서는 1500달러(약 200만원)에 달했죠. 계산하고 매장을 빠져나오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대요.
사진사를 고용해 모든 품목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BeaverSnax.com’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하고, 쇼피파이로 전자상거래 상점을 개설했죠.
상점이 열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버키스가 변호사를 통해 코우너에게 이메일을 보내왔어요. 소송을 건 게 아녜요. 사업을 허락한다는 거였죠! 단 이름에서 비버를 빼고, 버키스와 관계가 없으며, 직원도 아니라는 문구를 웹사이트에 게시하기만 하면요. 두 회사는 공식 계약을 맺었어요.
버키스 입장에선 리스크 없이 판매 채널을 확장할 기회였어요. 마치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 이득을 보는 구조였죠. 2020년 11월 사업을 시작한 첫 달, 텍사스 스낵스는 16만1000달러(약 2억1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어요. 현재 텍사스 스낵스에서 파는 버키스 제품은 1200개. 매달 25만 달러(약 3억3400만원)에서 30만 달러(약 4억원) 사이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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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조 : PB 상품이 대표 브랜드가 되다
미국의 마트 체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 2022년 브랜드 친밀도 1위* 마트예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홀푸드, 아마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죠.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기업 MBLM 조사.
트레이더 조에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를 하나 꼽자면 찰스 쇼Charles Shaw를 빼놓을 수 없어요. 트레이더 조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자, ‘저가 와인의 혁명’이라고 평가받아요.

찰스 쇼의 성공에는 두 가지 PB 제품 전략이 숨어 있어요. 첫째, 공급 업체와 직접 계약해 확 낮춘 가격. 둘째, 트레이더 조에서만 살 수 있다는 희소함. 트레이더 조는 지금도 이 기준으로 PB 상품을 만들어요. 이렇게 만드는 PB 상품이 이제는 트레이더 조의 브랜드가 됐어요. PB 상품 비중이 전체 상품의 80~90%에 달해요.
트레이더 조 PB 하면 독특함도 빠질 수 없어요. 인도의 냉동 난, 중국의 만다린 오렌지 치킨, 스웨덴의 생선 사탕 등. 트레이더 조 아니면 구할 수 없는 제품을 출시해요. 이국적인 식품 애호가 고객이라면 팬이 될 수밖에 없죠.
실제로 직원들은 해외 여행을 하며 PB 제품을 개발해요. 트레이더 조의 R&D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개발자들의 여행 경비예요.
“박람회에서 새로운 제품을 맛보는 건 초보자나 하는 일입니다. 트레이더 조는 트렌드에 올라타지 않아요. 직접 소재를 발굴해서 트렌드를 세팅하죠.”
_익명의 전 트레이더스 조 간부, 2010년 포츈에서

그렇게 발견한 아이템은 각국의 제조 공장과 직접 거래해요. 모든 거래 내용은 철저히 비밀이에요. 다만, 몇몇 제품은 보통의 공산품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프레즐 스낵Pretzel Slims은 미국 유명 브랜드인 스낵 팩토리의 프레즐 크리스프Pretzel Crisps와 모양, 맛, 성분이 같아요. 하지만 트레이더 조 버전이 2달러 더 저렴하죠. 브랜드 이름이 빠지니 평균 약 37%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거예요.
미국 요식업 미디어 이터Eater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비슷한 제품이어도 트레이더 조 버전을 선호해요. 트레이더 조는 기존 제품을 유기농 재료로 만들거나, 향신료를 추가하는 등 변주를 주거든요.
“사람들은 ‘트레이더 조’가 바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트레이더 조에서만 볼 수 있는 더 특별한 브랜드죠. 거의 모든 상품을 트레이더 조에서 겨우 몇 마일 떨어진, 다른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_마크 가디너 마케팅 전문가이자 전 트레이더 조 직원, 2017년 이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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