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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스몰 브랜드, 그들의 성장 비결은

“여긴 진짜 나만 알고 싶다.” 하는 브랜드들, 다들 맘 속에 하나씩 품고 있지 않나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지금부터 소개할 브랜드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이제는 너무 유명해졌지만요.

녹기전에, 그릭데이, 히즈빈스. 나만 알고 싶은 스몰 브랜드에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브랜드가 된 그들의 성장 비결을 소개합니다. 


녹기 전에 : 찐팬 모으는 콘텐츠 가득한 스몰 브랜드


‘녹기 전에’는 마포구 염리동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가게는 대로변이 아닌 골목에 있고, 크기도 5.5평으로 무척 좁아요.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을 가득 담은 트레이는 하루에 30개씩 비워낸다고 해요. 한 달에 쓰는 우유량은 2톤에 달합니다. 

이토록 작은 가게에 어떻게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걸까요?

2020년, 박정수 대표는 익선동을 떠나 지금의 마포구 염리동에 가게를 이전해요. 익선동보다 유동인구가 적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익선동이 지나치게 관광지가 된 게 문제였어요. 소위 뜨내기손님들이 많아졌거든요. 무더운 날, 그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온 손님들이 대부분이었죠. 인스타그램으로 ‘녹기 전에’의 스토리텔링을 접한 분들도, 가게가 익선동에 있다는 것에 멈칫했고요. 깊이 있는 브랜드라기 보다, 인기에 편승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 거죠.

반면 염리동은 ‘녹기 전에’에 딱 맞는 곳이었어요. ‘이게 여기 왜 있지?’가 되는 거예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였던 거죠.”

공간도 조금 더 넓혔어요. 3.5평에서 5.5평으로요. 익선동 매장은 쇼케이스 앞, 손님 한 명이 간신히 서있을 만한 공간밖에 없었거든요. 오래 얘기를 나눌 수가 없던 거예요. 염리동에는 여전히 작지만, 의자 네 개 정도를 둘 공간이 생겼죠. 

손님과 오래 소통하는 장치를 매장에 심어놓기도 했어요. 방명록도 그중 하나예요. 손님들이 남긴 방명록 글을 하나하나 찍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거든요. 짧은 답변을 달아서요.


나무위키 링크를 QR코드로 붙여두기도 했어요. 네, ‘녹기 전에’는 무려 나무위키가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단골손님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팬 페이지 같은 개념이에요. 익선동 시절 ‘녹기 전에’ 역사부터, 지금까지 출시한 모든 메뉴가 빼곡히 적혀있죠. 박 대표의 인터뷰도 담겨 있고요. 

사실 ‘녹기 전에’의 맛이 최고냐 하면… 잘은 모르겠어요. 다만 확실한 건, 여기만큼 재밌는 아이스크림 가게는 없다는 사실이죠. 매일 바뀌는 아이스크림을 맛보러 오는 게 아니에요. 녹기 전에 사장님, 일명 ‘녹싸’로 불리는 박정수 대표와 대화하고 싶어서 이곳을 찾곤 하죠.

박 대표는 인스타그램에서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 같아요. 피드를 내리다 보면 피식하게 되는 게시글이 눈에 띄죠. 티셔츠 홍보를 위해서 스티브 잡스를 따라 하기도 하고요. 요즘 유행하는 강아지 훈련용 말하는 버튼 있잖아요. 그걸로 키오스크를 만들어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하죠. 

특유의 어투도 따라 하고 싶게 만들어요. 박 대표는 ‘~습니다’ 대신 꼭 ‘~읍니다’로 말을 끝내요. 문장 끝에 쉼표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남겨두기도 하고요. 아재 같은 이 말투는 모든 연령의 손님에게 친근한 유머로 다가가기 위해 일부러 택한 말투입니다.

매년 근처 신촌의 세 개 대학교를 위한 이벤트를 열기도 해요. 서강대와 연세대, 이화여자대학교를 대상으로요. 각 대학의 개교 기념일에 대학 이름이 들어간 메뉴를 팝니다. ‘레이어드 연세’는 커피와 연세우유를, ‘레이어드 이화’는 배와 민트를 배합해 메뉴를 개발했어요. 서강대는 학교를 직접 방문해 아이디어를 얻었죠. 학교 설립자 중 한 명인 故 바실 프라이스Basil Price신부의 동상을 발견하곤, 바질을 넣은 메뉴를 만든 거예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궁금해지는 건, 박 대표의 하루 일과입니다. 350여 종의 아이스크림부터,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까지. 매번 독특한 기획으로 ‘녹기 전에’는 입소문을 탔어요. 

그와 ‘녹기 전에’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그릭데이 :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늘리다


그릭데이는 국내 주요 식품 몰 그릭요거트 판매량 1위* 브랜드예요. 그릭요거트부터 곁들여 먹는 그래놀라와 콩포트**, 마시는 그릭요거트 드링크를 판매해요.
*2021~2022년, 쿠팡프레시, B마트 등 유통 채널 판매량 기준. 단, 발효유에 포함된 유청의 80% 이상을 제거한 그릭요거트를 기준으로 한다.
**compote.  과일을 통째로 설탕 조림한 프랑스 디저트.

그릭데이는 2020년 들어 본격 성장했어요. 코로나 사태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잖아요. 샐러드와 함께 그릭요거트 수요가 확 늘었어요. 

오종민 대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마켓컬리와 쿠팡프레시 등 33곳으로 온라인 유통 채널을 늘렸어요.  마켓컬리에도 오 대표가 먼저 입점 제안서를 보냈어요. 마침 마켓컬리도 그릭요거트에 대한 고객 수요를 읽고 있던 참이었죠. 

지금은 마켓컬리 판매 그릭요거트의 상위 3개 제품 중 2개가 그릭데이 제품이에요. 2016년 5000만원으로 출발한 연매출은 2022년 180억원으로 늘었죠. 

온라인 진출로 인지도를 높였지만, 오프라인 매장도 더 늘렸어요. 지금은 서울과 청주에 11개 매장을 두고 있죠.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그릭데이의 경쟁력이라 보기 때문이래요. 

“2016년만 해도 경쟁이랄게 없었어요. ‘이색적인 아이템’이라는 게 그릭데이의 경쟁력이었죠. 지금은 아니에요. ‘꾸덕한 그릭요거트’를 파는 브랜드가 많아요. 하지만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만날 수 있는 브랜드는 드물어요. 이 지점이 그릭데이가 계속 성장하는 동력 중 하나라고 보고 있어요.” 

오 대표는 1, 2주에 한 번씩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가며 방문해요. 매장에서 고객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예요.

그릭요거트가 대중화되면서 새 고객층이 쏟아져 들어왔어요. 초기엔 2030 여성 소비자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지금은 10~40대에 고르게 고객층이 퍼져있죠.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릭데이는 설문조사를 했어요. 10~20대는 ‘꾸덕하다’라는 키워드에, 30~40대는 ‘쾌변’ 같은 기능적 측면에 반응했대요. 

그 결과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했어요. 젊은 고객이 찾는 꾸덕한 시그니처 요거트에 더해, 묽어서 쉽게 마실 수 있는 라이트 요거트와 마시는 그릭요거트를 내놨죠. 

매장 위치고객 목소리를 듣고 정해요. 인스타그램에 ‘그릭데이가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묻죠. 서울대점과 건대점은 고객 투표로 생긴 매장이에요. 신제품 이름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릭데이


그릭데이는 오프라인의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점마다 특색을 주는 방식으로요. 예를 들어, 압구정점은 건강한 음식을 판매하는 24시간 그리스 식잡화점 콘셉트예요. 그릭데이 자체 상품만이 아니라 그리스 식재료와 잡화를 함께 팔죠.  

“온라인으로만 브랜드를 접한 고객은 아무래도 그 경험의 폭이 작습니다.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익숙하되 새롭다는 느낌을 주려고 해요. 사람들 입에 계속해서 그릭데이가 오르내리게끔, 꾸준히 오프라인 경험을 설계하고 있어요.”

지금은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릭데이, 시작은 2015년 여의도 공원 접이식 가판대였다고 해요. 뒷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히즈빈스 : ESG보다 중요한 건 본질을 잊지 않는 것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가, 게이샤 커피 전문 카페를 소개해 줬어요. ‘히즈빈스’입니다. 이곳의 게이샤 콜드브루는 새콤한 블루베리 향이 났어요. 첫맛은 달큰했고 목 넘김이 깔끔했습니다.

이 카페에는 커피 맛만큼 특별한 것이 또 하나 있어요. 정신장애인*을 고용한다는 것. 카페와 로스팅 공장, 본사 내 200명 넘는 사원 가운데 70%가 장애인이에요. 매출은 2016년 이후 줄곧 상승했습니다. 2023년에는 최고 매출 53억원을 달성했어요.
*우울증과 불안장애, 조울증, 정신 분열, 조현병, 공황장애 등이 정신장애에 속한다.

히즈빈스를 15년째 운영해 온 임정택 대표는 히즈빈스 운영에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커피, 다른 하나는 마케팅이에요.

‘우리 좋은 일 하고 있으니까 도와주세요.’ 이건 한번은 가능해요. 두 번은 안 됩니다. 상품이 탁월해야 하고, 디자인, 인테리어, 서비스가 좋아야 해요.

첫 번째, 카페의 기본은 맛있는 커피입니다. ‘스타벅스보다 커피가 맛있는 카페’가 목표였어요. 첫 매장부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커피 맛 덕분이었죠. ‘드디어 우리 학교에도 맛있는 커피집이 생겼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히즈빈스 커피 맛의 기준은 두 가지예요. 스윗니스Sweetness, 즉 얼마나 단맛이 많이 나는가. 그리고 클린니스Cleanness, 얼마나 깔끔한가.

이 두 가지를 좌우하는 것은 원두입니다. 아무리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어도 생두가 별로면 맛이 없어요. 히즈빈스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게이샤*입니다. 북아메리카의 파나마에서 게이샤 생두를 수입해 오고 있어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카파 지역의 숲 ‘게이샤’에서 최초로 발견된 커피 원두.

로스팅 기술도 중요해요. 원두를 너무 많이 볶으면 쓴맛이 나고, 덜 볶으면 신맛이 납니다. 히즈빈스는 적당히 단맛을 내면서 떫지 않은 커피를 만들고자 해요.

시행착오 끝에 로스팅 기기 내부 전도열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원두에 처음 가해지는 열이거든요. 원두가 열을 받아 노릇해지는 단계를 ‘옐로우 구간’이라고 해요. 초반에 열을 충분히 줘서, 원두가 속까지 익도록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이 전도열을 조절하는 기술로 특허도 받았어요.

두 번째는 마케팅. ‘장애인이 일하는 카페’로 홍보하고 싶지 않았어요.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으로 각인되고 싶었죠.

ⓒ히즈빈스


2020년에 전국의 히즈빈스를 리브랜딩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투박하고 볼드했던 로고를 날렵하고 가는 선으로 바꿨어요. 세련된 이미지를 주고 싶었거든요. 키 컬러도 생겼습니다. 주황빛이 감도는 레드, 짙은 그린, 아이보리예요.

리브랜딩의 핵심은 ‘히즈빈스가 커피전문점이라는 사실에 집중하자’였어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손님들이 ‘히즈빈스는 커피도 진짜 맛있고 분위기도 좋던데, 커피를 만들고 서비스해 주는 분들이 장애인이었구나’ 하고 나중에 알게 되길 바랐죠.

임 대표는 어떻게 히즈빈스를 창업하게 된 걸까요?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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