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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과몰입 유발하는 세계관 마케팅 성공 사례 3가지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 6.0에서 브랜드의 생존은 '몰입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어요.

소비자들을 브랜드에 몰입시키는 데 최근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세계관 구축'입니다. 브랜드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참여시키는 거죠!


잔망루피 : 밈이 사업화되어 세계관이 만들어지기까지


뽀로로 친구에 불과했던 분홍색 비버 루피. 요즘엔 가장 핫한 광고 모델이에요. 도미노피자, 불가리, 아모레퍼시픽, 신한카드, 제주항공… 수많은 브랜드가 루피에게 러브콜을 보냈죠.

사실 루피 짤을 처음 만든 건 아이코닉스가 아니에요. 잔망루피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짤’일 뿐이었죠. 그 인터넷 밈meme을 아이코닉스가 흡수해서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고요.

아이코닉스는 어떻게 밈을 사업화했을까요? ‘이왕 할 거면 이미 수요가 마련된 사업을 하자.’ 이게 바로 라이선스 팀의 전략이었대요.

라이선스 팀이 처음으로 ‘유아 소비자에서 벗어나 하이타깃을 노려야겠다’고 생각한 건 2013년이었어요. 「뽀롱뽀롱 뽀로로」가 처음 방영된 게 2003년이니까, 딱 10년째 되는 해였죠. 아이코닉스에서 정의하는 ‘하이타깃’이란 10대 후반~20대의 소비자를 말해요. 10년 동안 유아, 어린이에 한정돼 있던 소비자 영역을 넓히고 싶었던 거예요.

이모티콘 개발은 하이타깃 사업 중 하나였어요. 2018~2019년, 뽀로로 IP로 이모티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회사에도 “인터넷에 루피 짤이 돌고 있다”는 이슈가 공유됐죠.

‘기존 뽀로로 캐릭터로 이모티콘을 만들기보다, 루피 짤 이슈를 반영하자고 생각한 라이선스 팀. 방향을 바꿔서 잔망루피 이모티콘을 제작했어요. 본부장도, 대표도 큰 반대는 없었다고요.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다” 했대요.

ⓒ아이코닉스


팬덤이 있다고 느낀 아이코닉스는 잔망루피의 사업을 확장해요. 그 전에, 기존 루피가 아닌 잔망루피만의 세계관을 새로 정립해야 했죠. 이를 위해 아이코닉스는 잔망루피 인스타그램 계정부터 만들었습니다.

2020년 11월, 잔망루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인기에 대한 입장을 밝혔어요.

“안녕, 난 루피야. 모두 나를 뽀로로의 친구로 알고 있을 거야. 다들 나보고 친절하고 상냥하다 하는데 사람들이 바라는 내 모습에 지치고 힘들 때도 많아. 그러다 인터넷에서 새로운 모습의 나를 보게 됐어. 처음엔 놀라고 당황스러웠지. 도대체 이런 걸 왜 좋아하나 싶고. 그런데 내가 봐도 웃기고 재미있더라고. 덕분에 나도 내 안의 새로운 모습으로 당당히 나설 수 있을 것 같아.”
_잔망루피 인스타그램에서

잔망루피는 기존 루피랑 아예 달라요. 나이부터요. 기존 루피는 5~6살 쯤 돼보이는데, 잔망루피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래요. 사는 곳도 루피는 뽀롱뽀롱마을, 잔망루피는 (아마도) 대한민국 도시고요.

아이코닉스가 한 줄로 정의한 잔망루피는 ‘밝고 당돌한, 먹고 노는 거 좋아하는 MZ세대’예요. 그래서 이름에도 ‘얄밉도록 맹랑하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잔망’을 붙였죠. 하지만 초기 콘셉트는 ‘루피가 학교도 다니고, 직장도 다니고, 취준도 했으면 좋겠다.’ 이게 다였대요.

“일부러 디테일하게 잡지 않았어요. 잔망루피는 밈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루피의 이미지가 다 다르거든요. 잔망루피의 MBTI, 민초 성향… 이런 디테일을 부여하면 세계관이 처음보다 오히려 좁아져요. 저희는 루피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싶었죠.”
_김현준 팀장

밈을 사업화해 세계관까지 구축해낸 잔망루피의 마케팅 성공 사례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자세히 읽어보세요!


귤엔터테인먼트 : 잘 만든 세계관 하나로 유기견 입양을 돕다


제주에서 유기견 입양을 돕는 2인조 팀이 있어요. 팀 이름은 귤엔터테인먼트(이하 귤엔터). 독특하게도, 유기견에게 ‘케이팝 아이돌 세계관’을 부여했어요. 입양 준비 과정을 ‘아이돌 데뷔 트레이닝’처럼 SNS에 홍보하고, 입양되면 ‘데뷔’를 축하하는 거예요.

귤엔터는 말해요. “어떤 생명이든 태어난 이상 ‘좋은 시간’은 있어야 한다”고 말예요.

“이런 개들, 그러니까 진도 믹스, 시골 잡종, 누렁이, 까만 개, 중대형견이 남부럽지 않게 좋은 가족을 만나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_『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 62p

시골 잡종도 저마다 매력이 있죠. 멤버별 포지션이 있는 아이돌처럼, 제주탠져린즈도 7견 7색 ‘덕질 포인트’를 홍보했어요. 제대로 ‘입덕’할 입양자를 찾기 위해서요.

멤버들의 MBTI부터 정했습니다. 장난꾸러기 ‘영귤’은 ENFP, 담담한 ‘한라봉’은 INTJ. 고창석 배우를 닮은 강아지 ‘황금향’의 사진은, 고창석 배우에게 보내기도 했어요. 덕분에 그의 SNS에 황금향을 응원하는 글이 올라왔죠.

잠까지 줄이며 홍보하자, ‘금귤’과 ‘풋귤’을 입양하겠단 연락이 왔어요. 길거리 캐스팅 3주 만에요!

ⓒ귤엔터테인먼트


두 멤버가 데뷔했지만, 그 후 입양 문의가 뜸했어요. 유명인들이 제주탠져린즈를 홍보해 주고, ‘스브스 뉴스’에도 출연했지만 입양으로 이어지진 않았죠.

고민이 깊어질 때 지인이 조언했어요. “제주가 멀어서 그런 게 아닐까?” 구 대표는 ‘아하!’ 싶었어요. 육지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를 타야 하는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크니까요.

추진력 넘치는 귤엔터, SNS에 덜컥 공표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탠져린즈 팬미팅 엽니다!” 온라인에서 펼치던 ‘아이돌 세계관’현실로 확장한 순간이었어요.

“저지르면 어떻게든 되는 것 같아요. 세계관을 ‘진짜’로 만들었더니, 고마운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장소를 대관해 주는 카페, 멤버들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는 스튜디오와 함께 팬미팅을 준비했죠. 과몰입한 팬들은 ‘실물을 영접할 기회’라며 기대했어요.”
_구낙현 대표

귤엔터는 감귤색 강아지 의상과 현수막, 포토카드, 팬들을 위한 오메기떡을 준비했어요. 강아지 다섯 마리와 제주항에서 배를 타고, 고흥에서 다섯 시간을 운전해 서울로 향했죠. 

팬미팅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고 입장했어요. 열 명 남짓 올 줄 알았는데 웬걸, 첫 팬미팅에 무려 200여 명이 찾아왔어요! 강아지들과 멍푸치노*를 마시며 라이브 방송을 하고, 팬들은 최애 멤버와 포토 타임을 가졌죠.
*카푸치노와 비슷하게 생긴 거품 음료로, 개가 먹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다.

결과는? 대성공. 황금향은 입양자를 만났고, 한라봉과 천혜향은 서울에 임시 보호처가 생겼어요. 제주보다 많은 이들에게 노출될 기회였죠.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사명만으로 시작한 일. 귤 엔터테인먼트의 선한 세계관 마케팅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자세히 읽어보세요!


스퀴시멜로우 : 워런 버핏, 레이디 가가도 반한 세밀한 세계관


2023년 5월 5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Berkshire Hathaway 주주총회장에 별안간 웨이팅이 벌어졌어요. 주주들이 기다린 게 뭐였을까요? 바로 봉제 인형! 그것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워런 버핏 인형이었어요. 장난감 브랜드 스퀴시멜로우Squishmallows 제품입니다. 

2022년 10월, 버크셔 헤서웨이는 스퀴시멜로우의 모회사 재즈웨어Jazwares*를 116억 달러(약 15조5000억)에 인수했어요. 버핏은 이메일로 보낸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죠.
*미국의 완구 회사. 스타워즈, 포켓몬, 마블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장난감을 만든다. 걸그룹 블랙핑크와 컬래버레이션해 인형을 제작하기도 했다. 

“재즈웨어는 보석이다(Jazwares is a gem).

스퀴시멜로우의 주 소비자는 18세 이상 성인들이에요. 레이디 가가, 킴 카다시안 같은 ‘센 언니’들도 스퀴시멜로우의 팬입니다. 레이디 가가는 “스퀴시멜로우야말로 나의 진정한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덕분에 2021년 매출이 약 4억 달러(약 5400억원)로 치솟았어요. 금세 재즈웨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죠. 

처음부터 ‘어른 덕후’들을 공략하려고 만든 인형은 아니었다고 해요. 하지만 기회가 온 순간, 재즈웨어는 이를 꽉 붙잡았죠.

ⓒ스퀴시멜로우 인스타그램


첫 번째 비결은 ‘서사’에 있어요. 8종으로 시작한 스퀴시멜로우는 이제 2500종이 넘습니다. 마치 드라마 캐릭터처럼, 성격과 서사, 인형 간의 관계까지 매우 촘촘하게 설계했죠.  

예를 들어 인기 캐릭터 캠Cam. 검은색과 갈색 반점이 있는 고양이에요.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캠은, 12월 18일 생일날에 세계 여행을 떠날 계획이래요. 베스트프렌드는 훗Hoot과 웬디Wendy

훗은 회색 부엉이에요. 조용한 성격으로 독서를 즐기는 타입이고 노래를 잘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을 때만 불러요. 그런데 그의 일란성 쌍둥이 여동생 홀리Holly는 성격이 정반대라는데…….

이렇게 세계관이 연결된 캐릭터를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어느새 ‘스퀴시멜로우 유니버스’에 갇히는 거죠. 

“사람들이 나와 친구, 가족을 생각나게 하는 특정 캐릭터에 애착을 가질 거라고 확신했어요.”
_조나단 켈리 켈리토이 CEO, 2023년 Ypulse에서

그러자 점점 ‘과몰입’하는 추종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어느 날, 한 틱톡 유저가 올린 영상이 200만 뷰를 넘겼어요. 오징어 인형 스테이시Stacy를 집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된다는 내용이었죠. 

댓글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졌어요. 결국 신상 상어 인형 하나와 함께 책장에 두기로 결론 내렸죠. 스테이시는 수줍음이 많고, 책을 좋아하거든. 바다 친구와 함께 책을 보도록 한 거예요. 진짜 친구를 배려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세밀한 세계관 구축으로 미국 성인층을 사로잡은 스퀴시멜로우의 세계관 마케팅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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