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B가 얼마 전 소개해 준 책 『생각의 기쁨』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어요. 식당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깻잎을 튀기는 할아버지 이야기요. 일할 때 밥벌이 그 이상의 아우라를 뿜는 사람을 보면, 전 아름다움을 느껴요. 그리고 궁금하죠. 도대체 일이란 무엇일까. 일의 의미는 뭘까?
그 답을 책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에서 찾았어요. 저자는 일본 구마모토현립극장 관장인 강상중 교수에요.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분이죠. 자이니치*라는 이유로 젊은 시절 직장을 쉽게 얻을 수 없었다고 해요. 자연스럽게 인생에 걸쳐 일의 의미를 고민한 사람이죠.
*재일(在日), 즉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을 지칭하는 말. 자이니치의 국적은 ‘한국’ 또는 ‘조선’으로 표기된다.
Chapter 1.
일이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다.
강상중 교수가 결론 낸 일의 정의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에요. ‘당신을 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합니다’라는 증서, 혹은 ‘여기를 출입해도 좋아요’라는 프리패스와 같은 것이죠.
이런 그의 생각은 출신 배경과 관계가 있어요. 재일 한국인인 강 교수의 부모는 자이니치 커뮤니티의 보호 속에서 살아가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보통의 일본 사람들처럼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싶어했죠. 그들은 나름의 직업으로 폐품 팔이를 택했어요.
강 교수는 그런 부모가 부끄럽지 않았대요. 오히려 동아줄 하나도 허투루 묶지 않는 부모의 노동을 지켜보며 아름답다고까지 생각했죠. 그건 부모가 성실하게 노력해 일본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따낸 것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