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 : 고슴도치 향한 28년, 알토스벤처스 창업자가 말하는 가치투자법

2024.02.20


롱블랙 프렌즈 B 

롱블랙이 만난 첫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남호 알토스벤처스 공동창업자입니다. 1996년 실리콘밸리에서 알토스벤처스를 세운 세 명 중 한 명이죠.

알토스벤처스는 실적과 평판으로 적어도 한국의 테크 비즈니스 업계에선 최고의 VC입니다. 2018년 이후 ‘스타트업이 가장 투자받고 싶어 하는 VC*’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어요.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매년 스타트업 대표를 상대로 실시하는 설문 조사. 알토스벤처스는 2018년 처음 소프트뱅크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매년 1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8년부터 본격화한 한국 투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커다란 결실로 돌아왔습니다. 알토스가 초기 투자한 쿠팡과 크래프톤은 2021년 기업 공개에 성공했어요. 같은 해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에, 하이퍼커넥트가 매치그룹에 매각됐죠. 16년간 보유한 로블록스의 지분도 일부 정리하며 수익화했습니다.

화려한 성과. 하지만 남호는 “알토스벤처스가 돈을 번 건 최근 5년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28년 벤처투자 사업 중 22년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는 것이죠. 알토스벤처스가 추구하는 ‘가치투자’의 핵심은 바로 인내심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탁월함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시작한 이 인터뷰는, 인내심에 대한 고찰이 됐습니다. 그와의 기록, 더 간결한 문체로 풀어봤습니다. 


Chapter 1.
부모님에게서 인내심과 추진력을 배웠다

1975년. 미국으로 이민 왔을 때 남호는 아홉 살이었다. 미국에 도착한 그의 가족에겐 5000달러와 한국에서 가져온 가구 몇 점뿐이었다. “우리 가족은 30년 뒤에도 이 가구를 가지고 있었다”고 남호는 한 인터뷰에서 돌아봤다.

햄버거 가게, 선물 가게, 길 모퉁이의 편의점... 생계를 위해 가족은 열심히 일했다. “부모님은 10년 넘게 단 하루도 쉬지 않았어요.” 기숙학교에 다니던 남호도 방학에 집에 돌아오면 내내 가게 일을 도왔다.

모든 성공의 밑바탕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남호는 “부모님의 삶에서 인내심을 배웠다”고 말한다. 처음 VC가 된 트리니티 벤처스에서 그는 가장 늦게 퇴근하는 직원이었다. 투자에 대해 몰랐고, 배울 것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부모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보고 자랐잖아요. 제게 벤처캐피털이나 컨설팅은 쉬운 일이었어요. (동료들은) 긴 시간 일한다고 불평했지만, 우리는 많은 돈을 받았죠.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었고요. 파트너가 ‘집에 가야 해. 너무 늦게까지 여기 있으면 안 돼’라고 말하면 집에 와서 일을 했어요.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니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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