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삶이 레몬을 주거든, 레모네이드로 만들어라”라는 말이 있죠. 그렇다면 오늘의 주인공은 레모네이드 장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기를 당했을 때 오히려 바텐더라는 천직을 발견했고, 가게를 할 만한 자리가 없자 캠핑카를 몰고 다니며 바를 열었죠. 술을 못 마시는 체질 덕분에 외려 참신한 칵테일을 만들어요.
대만 출신의 디자이너 GN 찬의 이야기예요. 그가 2020년 뉴욕에 문을 연 칵테일바 더블치킨플리즈Double Chicken Please(이하 DCP)는 3년 만에 ‘북미 베스트 바 50’ 1위를 차지했어요.
“치킨 두 마리 주세요.” 칵테일바는 그 이름부터 독특한데, GN 찬은 한술 더 떠 “우리는 디자인 스튜디오”라고 말하죠. 피자, 샐러드, 소바 같은 요리 맛이 나는 칵테일부터, 두 가지 컨셉으로 꾸민 공간, 손님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분위기까지. DCP가 칵테일 신scene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법을 파헤쳐 볼게요.
Chapter 1.
디자이너, 다락방에 살며 술을 배우다
DCP는 원래 대만의 디자인 스튜디오가 될 예정이었어요.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GN 찬은 동기인 밍한 차이Minghan Tsai와 디자인 듀오로 활동할 계획이었죠.
DCP라는 이름은 둘의 별명에서 착안한 거였어요. 둘 다 ‘닭’과 관련된 별명을 갖고 있었거든요. GN 찬은 대만의 닭튀김 요리인 ‘지파이’, 밍한은 ‘칠면조’*라고 불렸죠.
*밍한은 현재 별명을 활용한 ‘터키Turki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요. GN이 사기를 당한 거예요. “완전히 빈털터리”가 된 그는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찾아야 했어요.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바텐더 모집 공고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