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혹시 이런 하루를 보낸 적 있으세요? 일찍 일어나 업무를 척척 해내고, 퇴근 후 자기 계발까지 했는데도 우울함을 느꼈던 날요. 저는 가끔 있어요. “문제가 없는데 왜 힘들지?”, “요즘 왜 재미가 없지?”라는 질문을 한 적도 있죠.
저와 같은 생각을 떠올린 분이 있으시다면, 지금 ‘고기능 우울증High-Functioning Depression, HFD’을 겪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이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우울증과는 조금 달라요. 우울을 견디기 위해 오히려 더 ‘과하게’ 일하는 상태에 가깝죠.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서, 마음이 고장 났다는 걸 알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어요.
이런 고기능 우울증을 앞장서서 연구하고 알린 정신과 전문의가 있어요. 미국의 주디스 조셉Judith Joseph. 소아·청소년정신의학을 연구해 온 그를 화상으로 만났어요. 그는 제게 고기능 우울증을 알아보는 법과 함께,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 처방전을 알려줬죠.

주디스 조셉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 조교수·정신과 전문의
화면 너머의 주디스는 유쾌한 사람이었어요. 인터뷰 내내 깔깔 웃으며 대화를 이끌어 나갔죠. 이런 에너지 덕일까요? 그는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38만 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이기도 해요.
의대 교수이자 인플루언서. 누가 봐도 성공한 삶이잖아요? 하지만 그는 “나도 지독한 고기능 우울증에 시달린 사람이었다”고 고백했죠.
“성공한 의사로 살고 있는 내가 ‘우울하다’는 걸 인정하기가 어려웠어요. 인정하는 순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게 두려웠거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전문가인 나도 내 상태를 외면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심할까’하고요. 고기능 우울증의 존재와 심각성을 깨달은 계기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