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민폐’를 못 견디는 우리가 잃고 있는 것들

2026.04.17

1975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신슈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한 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며 지역 정신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해왔다. 블로그 '시로쿠마의 잡동사니(シロクマの屑籠)'를 운영하며 현대인의 사회 적응과 서브컬처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왔다. 『로스트 제너레이션 심리학』, 『인간은 어디까지 가축인가』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일상에서 발견한 감각적 사례를 콘텐츠로 전파하고 싶은 시니어 에디터.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과 음식, 대화를 좋아한다. 말수는 적지만 롱블랙 스터디 모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많이 공유하는 멤버.


롱블랙 프렌즈 B 

요즘 저는 ‘민폐民弊’라는 단어를 종종 떠올립니다.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다른 이를 불편하게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하죠. 그래서 길을 걸을 땐 누구와도 부딪치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이따금 식당에서 나도 모르게 크게 웃으면, 주변을 둘러보기도 해요. 필요하면 미안함을 표현하려고요. 

이건 당연히 해야 하는 배려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너무 예민해진 걸까요. 기준을 단언하긴 어렵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더 자주 하게 됐다는 것. 

이 고민을 앞서 파고든 사람이 있습니다. 구마시로 도루熊代亨.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예요. 그는 20년 넘게 진료실에서 사회 질서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질문 하나를 품었어요. ‘편리해진 사회가 왜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가.’

그 답을 담아 2020년 펴낸 책이 『건강하고 청결하며, 도덕적인 질서 있는 사회의 부자유함에 대하여』*입니다. 그는 지금의 세상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이 안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지 묻고 싶었습니다. 화상으로 그를 만났어요.
*『健康で清潔で、道徳的な秩序ある社会の不自由さについて』, 2026년 2월 한국에서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으로 번역·출간됐다. 



구마시로 도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화면 속 구마시로 도루에게 물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민폐’가 더 부각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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