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초밥이란, 밥알과 생선이 추는 춤.
하늘하늘 흩날리는 밥알에 생선은 허물어지고 녹아내리며 손을 내밀어 우아한 무도를 펼친다.”
꼭 요리 만화의 독백 같지 않나요? 놀랍게도 일본의 한 맛집 리뷰 사이트에 올라온 실제 식당 리뷰예요.
이 리뷰를 품고 있는 곳은 ‘타베로그食べログ’. 2005년 식당 리뷰 사이트로 시작해 지금은 일본 외식업계를 꽉 잡고 있어요. 2026년 1월 기준, 일본의 음식점 89만여 개가 등록돼 있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억 명을 훌쩍 넘죠. 월간 웹페이지 방문 수(PV)는 약 24억 회를 넘는다고 해요.
타베로그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비결은 ‘맛있는 리뷰’ 때문. 이곳의 유저들은 식당을 방문하고 나면 작정한 듯 한 편의 에세이를 남겨요. 때로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를 빌리고, 때로는 추리 소설가처럼 비장하게 맛을 탐구하죠.
맛집 리뷰는 어떻게 문학을 닮아가는 걸까요. 이 세계를 만들어가는 타베로그의 20년 성장기를 파헤쳐 봤어요.
Chapter 1.
미식가 신입이 떠올린 ‘맛집 리뷰 사이트’
때는 2004년. 일본 최대의 가격 비교 사이트 카카쿠닷컴価格.com 신사업팀에 한 신입사원이 합류해요. 이름은 무라카미 아쓰히로村上敦浩, 지금의 타베로그를 만든 인물이죠*.
*무라카미는 2005년 타베로그를 만든 뒤, 2012년 이사직을 거쳐 2024년 4월 카카쿠닷컴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 신입사원, 미식에 진심이었어요. 점심시간에 택시를 타고 2km 떨어진 맛집에 가고, 밥 먹는 데만 꼬박 2시간을 썼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