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저는 ‘심리학자’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아주대 교수. TV나 유튜브에서 한 번쯤은 마주친 인물이죠.
김 교수는 1989년부터 30년 넘게 인지심리학을 연구했어요. 2016년부턴 「세바시」와 tvN 「어쩌다 어른」에 등장하며 스타 강사 자리에도 올랐죠. 『마음의 지혜』, 『부의 심리학』과 같은 베스트셀러도 남겼습니다.
어떤 주제를 꺼내도 이야기를 풀어줄 것 같아서일까요. 막상 그와 대화할 명분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기회를 잡았어요. 그가 “한국인 특유의 모순적인 감정을 분석하고, 어떻게 살면 좋을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나섰거든요. 그러면서 열 가지 키워드를 다룬 『김경일의 마음 트래킹』을 출간했죠.
제 눈에 들어온 단어는 그가 1번으로 제시한 ‘울분’이었습니다. 김 교수는 “울분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김경일 교수는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에 들어왔어요. “카메라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는 팀원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니, 왠지 섭섭한데요”라며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죠. ‘울분’이라는 묵직한 주제에 살짝 긴장한 저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먼저 그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한국인들의 울분’을 주목해야 할 이유를요.
“두 가지 기준이었어요. 지난 몇 년간 한국인이 유난히 많이 경험한 감정인가. 그리고 그 감정을 잘 다루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가. 울분은 정확히 딱 여기 해당했죠.
저는 우리가 ‘울분을 착각하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사실 울분도 우리 안의 에너지거든요. 없앨 감정으로 치부하기보다, 방향을 바꿔주고 싶었어요. 그게 저의 일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