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한국만큼 디저트에 열광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소금빵부터 까눌레와 크로플, 최근 유행한 두바이 쫀득 쿠키부터 우베 라떼까지. 디저트는 쉬지 않고 모습을 바꿔가며 우리의 입맛을 당기죠.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우리 것이라 부를 만한 디저트가 드물다는 겁니다. 2025년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나 피에르 마르콜리니Pierre Marcolini 같은 세계적인 초콜릿 장인이 앞다퉈 한국에 진출하는 동안에도, ‘한국식 디저트의 대가’라 불리는 사람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 공백을 16년째 채우려는 사람이 있어요. 신용일 병과점 합 오너셰프. 한국 최초의 ‘떡 셰프’라 불립니다. 롱블랙과 60개의 F&B 노트를 함께 만든 차승희 상무가, 이 인물을 오래 전부터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차승희 아워홈 F&B 크리에이티브 부문 상무
신용일 셰프에겐 오래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초콜릿은 보석처럼 포장돼 특별한 날에 선물하는데, 떡은 왜 안 될까?’ 생일엔 케이크, 명절엔 과일 세트, 돌잔치 떡마저 촬영용으로만 남을 때가 많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그가 운영하는 병과점 합에선, 떡을 마치 ‘귀빈에게 전하는 선물’처럼 대해요. 이름도 생소한 개성주악, 증편, 호두얼음과자, 구운약과와 다식을 목함에 담아 광목 보자기로 정성스레 감싸죠.
덕분에 합의 떡은 이례적인 대우를 받아요. 에르메스는 프랑스 귀빈이 한국을 찾을 때 합의 떡을 선물하죠. 조선호텔의 VIP 객실엔 웰컴 푸드로 놓이고요.
그는 왜 떡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걸까요? 합의 원서동 매장에서 신 셰프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