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최고가 아닌 ‘최적의 삶’을 살고 싶다. 언젠가 메모장에 써둔 문장입니다. 눈 깜빡할 사이 최신 스마트폰과 최고 성능의 AI 모델이 쏟아지는 요즘, 정작 제 삶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만 같거든요.
그런 제게 늘 안도감을 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발뮤다BALMUDA. 인간의 ‘좋은 기분’에 집중한 가전을 23년째 선보이고 있어요. 자연의 산들바람을 재현한 선풍기 그린팬Green fan부터 타오르는 모닥불을 구현한 더 랜턴The Lantern까지. 잊고 지냈던 일상의 감각을 돌려주죠.
그런 발뮤다가, 이번엔 “스마트폰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겠다”며 개인용 시계 ‘더 클락The Clock’을 들고 우리 앞에 섰습니다. 65만원이라는 가격에 놀라면서도, ‘또 어떤 낯선 경험을 주려는 걸까’ 궁금해졌죠.
비 내리던 2026년 5월 어느 날,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테라오 겐寺尾玄 발뮤다 창업자를 동대문의 한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은빛 머리에 단단한 눈빛을 지닌 그는 인터뷰 내내 거침없는 말투로 대화를 이끌었어요.

테라오 겐 발뮤다 창업자 및 CEO
테라오의 인생은 주류의 문법과 거리가 멉니다. 17세에 고등학교 자퇴 후 유럽을 방랑했고, 20대엔 록스타를 꿈꿨으나 실패. 서른이 되던 해엔 “음악 대신 제품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며 무작정 제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동네 공장 50여 곳을 전전하며 밑바닥부터 기술을 익힌 그는, “업계 공식을 배운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따르지도 않아요. 가전을 만들 때도 디자인과 소리, 조명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설계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