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제가 어디로 가야 할지, 누가 정해줬으면 좋겠어요.”
3년 차 여행 인솔자인 32세 김혜연(가명) 씨는 요즘 길을 잃은 기분입니다. 성수기인 11월부터 3월까진 여행객들과 남미를 누벼요. 일주일에 100명 넘는 사람을 만나고, 모두의 행복을 빌며 헤어지죠. 가장 자기답고, 가장 사랑하는 일이에요.
문제는 여행이 없는 나머지 기간이에요. 서교동 사무실로 출근해 경쟁사를 체크하고 모객 전화를 돌리다 보면, 점점 ‘나답지 않은 나’가 되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그렇다고 회사를 나와 제 길을 찾기도 두려워요.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 때문이죠. 그는 “삶을 어디로 가져가야 할지 몰라 복잡하다”고 털어놨어요.
김혜연 씨뿐만이 아니에요. 롱블랙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169명 중 열에 여섯(61.4%)은 “내 삶이 복잡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30대 응답자는 ‘일과 업무’를 가장 어려운 영역(63.8%)으로 꼽았습니다.
롱블랙이 LG유플러스와 함께 연재하는 ‘심플의 발견’ 시리즈는 그래서 탄생했습니다. 각 분야에서 본질에 가 닿은 7명의 전문가를 차례로 인터뷰하며, 이 시대 심플의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봅니다.
그 첫 순서는 프랑스의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Dominique Loreau예요. 롱블랙 팀은 그를 만나러 일본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도미니크 로로 작가
도미니크 로로는 ‘심플한 삶’의 상징 같은 사람이에요. 삶의 철학을 담은 수필집 『심플하게 산다L’art de la Simplicité*』는 전 세계 32개국에서 100만 부가 팔려나갔습니다.
*원서의 제목은 ‘단순함의 예술’이란 뜻이다.
솔직히 엄격한 수행자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6월 초의 한 아침, 교토 카와라마치의 한 카페에 나타난 로로는 아주 가벼워보였어요.
검은 블라우스에 검은 슬랙스, 편안한 단화. 손에 든 작은 가방엔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볼펜과 얇은 노트 한 권이 전부였죠. 희끗한 머리는 단정하게 올려 묶었고, 삶의 군더더기를 모두 털어낸 맑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에게 심플이 뭐냐고 묻자 분명히 답했어요.
“자연스러운 것being natural이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죠.”
Chapter 1.
심플은 기준을 내 안에 두는 것
자연스러운 것. 나 자신이 되는 것. 좀 더 분명히 이해하고 싶어 저는 물었습니다. 그럼 ‘심플의 반대말’은 무엇이냐고요.
“척하는 거예요to pretend. 부유한 척, 행복한 척, 다른 사람인 척이요. 돈이 많아 보이려고 비싼 옷을 사고, 건강해 보이려고 살을 빼고, 젊어 보이려고 수술을 받는 것 말이에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평생 연기를 하면서 사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에요. 그게 바로 심플하지 않은 삶이에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토록 ‘보여주는 삶’에 집중하게 됐을까요.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됐기 때문이에요. 돈은 요즘 시대의 신God이에요. 돈이 아름다움보다, 도덕보다, 정직보다 중요해졌죠. 사람들은 돈 생각을 하느라, 정말 중요한 질문들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내 삶의 초점은 어디에 있지?’ 하는 질문들을요.”
로로는 어릴 적 자신이 살던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고 돌아봤어요. 사람들은 돈 이야기를 터부시했다면서요.
“그땐 돈이 성공의 기준이 아니었어요. 좋은 직업을 갖거나, 인생에서 뭔가 쓸모 있는 일을 하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여겼죠.
부모님은 단 한 번도 제게 ‘대단한 뭔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부유하진 않았지만, 자유로운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려주셨죠. 그게 제겐 축복이었어요.”

수첩 한 권 들고, 자유를 택하다
어른이 된 로로는 안정 대신 자유를 택했습니다. 한때 음악 선생님을 꿈꿨지만, 더 넓은 세상이 보고 싶어 미국과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죠. 가진 거라곤 옷 몇 벌과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수첩 하나. 그 수첩에 여행하며 떠오른 생각을 정리했어요. ‘내게 정말 중요한 건 뭘까.’ ‘어떤 삶이 내게 가장 잘 맞을까.’
“어딜 가든 최소한으로 살았어요. 도쿄에선 프랑스어 수업 다섯 개를 하면 한 달 방세를 낼 수 있었죠. 방엔 간신히 몸을 뉠 공간만 있었고, 끼니는 간단히 해결했어요. 하지만 어디든 천국 같았어요. 자유로웠으니까요. 일이 없는 시간엔 절에서 그림을 배우고, 카페에서 책을 읽었죠.”
로로는 일본에서 지금의 남편도 만났어요.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회사 행사에서 로로의 손을 잡고 “이 사람이 제 아내입니다”라고 말하며 돌아다닌 게 전부였대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고민을 털어놨어요.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데 짐도 삶도 너무 복잡하다”고요. 로로는 그동안 적어 온 노트를 빌려줬습니다. “이거 한번 읽어봐. 도움이 될지도 몰라.”
그 친구가 노트를 프랑스 출판사 편집자에게 가져갔대요. 그렇게 세상에 나온 책이 『심플하게 산다』입니다.

Chapter 2.
환상이 아니라 ‘매일’을 곁에 두라
복잡한 삶을 사는 우리도 로로처럼 심플해질 수 있을까요. 로로가 가장 먼저 짚은 건, 매일 마주하는 ‘물건’이었어요.
우리는 왜 끊임없이 사고, 쓰지도 않으면서 버리지도 못할까요. 로로는 소비가 ‘기대감’에서 온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직장에서 늘 바쁘고, 원치 않는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죠. 그래서 물건을 사며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끼고 싶어해요. 그 물건이 내 현재를 바꿔줄 거라 믿는 거죠.”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살 때, 우리는 사실 그 물건이 만들어줄 ‘나의 이미지’를 삽니다. 다이어트 용품을 사며 날씬해진 나를, 비싼 캠핑 장비를 사며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나를 기대하는 거죠.
사랑하는 것만 남기고, 매일 쓰라
로로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한때 그는 차茶에 푹 빠져, 좋은 차를 마시겠다며 대만과 중국을 오갔습니다. 아름다운 다기들이 부엌 찬장을 가득 채웠죠. 자신의 집을 고풍스러운 ‘작은 찻집’처럼 꾸미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어느 날, 쓰지도 않은 채 쌓여가는 다기들을 보고 깨달았어요.
“전 물건이 아니라 제가 되고 싶었던 이미지, 곧 환상을 사고 있었던 거예요. 제 집은 찻집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집일 뿐인데 말이죠.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을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 지어요. 재산, 사업, 예술품, 지식, 여행까지도요. 그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다고 생각하죠.”
로로의 말을 듣다보니 저는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를 만나기 직전까지, 교토에서 입지도 않을 옷과 읽지도 않을 만화책을 잔뜩 샀거든요. 저 역시 ‘교토에서 영감받은 나’라는 이미지를 사모은 거죠.
저의 고백에 로로는 웃으며 말했어요. “소유에 그치지 말고 실제로 그 물건을 사용하면 된다”고요.
“옷을 사랑한다면 사세요. 덜어내야 할 건,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버리지도 못하는 옷이에요. 매일 아침 ‘입을 게 없네’ 망설이게 만드는 건 그런 어중간한 옷들이거든요. 그럭저럭 괜찮은 옷, 나쁘지는 않은 옷들이요.
심플해진다는 건 무작정 옷의 개수를 줄이는 게 아니에요. 옷장의 옷을 정말로 입고, 그 순간을 즐기세요. 그러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삶의 무게 중심을 ‘환상’에서 ‘매일’로 옮겨오는 일이에요. 로로가 지금 가장 아끼는 물건은 매일 밥을 담아 먹는 옻칠한 접시예요.
“전 늘 그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거든요. 멋져 보여서 산 화려한 다기와 달리, 이 그릇은 매일 쓰는 물건이죠. 그러니 심플해진다는 건 욕심을 끊고 소비를 극도로 줄이는 금욕주의가 아니에요. 허황된 꿈 대신, 나의 ‘매일’을 가꾸는 일이에요.”

Chapter 3.
생각을 종이에 새길수록, 마음은 가벼워진다
물건은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복잡한 건 내 마음이잖아요. 마음을 비워내는 일은 어떻게 가능하죠.
로로의 방법은 간단했어요. 머릿속 생각을 종이에 적는 거예요.
“생각은 머릿속에 담아두면 계속 부풀거든요. 그런데 종이에 적고 나면 ‘이게 다였나’ 싶어져요. 그래서 저는 평생 수첩에 일상을 적어왔어요. 생각을 종이에 담으면 더는 머릿속에 꽉 붙들고 있지 않아도 돼요. 우리는 생각을 잊어버릴까봐 꽉 끌어안고 있는 거예요.”
버리기 전에, 적어두라
이 기술은 물건을 버릴 때도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사실 우리가 물건을 못 버리는 건, 거기 담긴 추억이나 마음 때문이잖아요. 로로는 “버리기 전에 그 물건에 담은 기억을 적어보라”고 권해요.
“영화표 한 장, 신문 기사 한 조각도 물건으로 갖고 있으면 짐이 돼요. 그런데 메모지에 적어두면 오래 간직할 수 있어요. 메모하는 건,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모든 걸 갖고 있을 수 있는 기술이에요.”
예를 들어 5년 전 헤어진 연인이 준 스웨터를 떠올려볼까요. 무작정 버리긴 아쉬우니, 그 추억을 짧은 시 한 편으로 적어 작별하는 거예요. 의미는 글로 남고, 옷장은 가벼워지죠.
“머릿속 걱정도, 물건에 담긴 추억도, 종이에 적는 순간 꽉 쥐고 있지 않아도 돼요.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건 바로 그런 거예요.”
로로도 그렇게 살아요. 그토록 아끼던 다기 세트는 ‘없어도 충분히 즐겁다’는 확신이 들자 미련 없이 버렸어요. 그런 로로도 버릴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어요. 3년 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진이 든 상자입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삶을 정리해 적는다는 건 필요 없는 걸 걸러내는 작업이에요. 기억과 감정을 다듬고, 고치고, 지워서,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거죠. 필요 없는 건 버리되, 나에게 진정 소중한 것만 남기는 게 심플이에요.”

Chapter 4.
비운 자리엔 아름다움을 채운다
물건을 줄이고, 머릿속을 비우고. 그렇게 하면 삶이 심플해질까요. 로로는 “비운 자리를 반드시 채워야 한다”고 강조해요. 로로가 생각하는 ‘심플한 삶’은 단조롭고 텅 빈 삶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반대예요. 다채로운 아름다움으로 꽉 차 있죠.
로로는 특히 “심플한 삶은 ‘미니멀리즘’과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어요.
“유튜브엔 미니멀리스트들이 ‘심플한 삶을 살고 있다’며 나오죠. 하얀색 텅 빈 방에 아무런 가구도 두지 않았다면서요. 저는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어요. 미니멀리즘이라는 트렌드를 쫓는 모습처럼 보였죠. 그것 역시 ‘미니멀하게 살고 싶은 나’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심플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미니멀리즘이 ‘유행’이 된 건 이 사회의 풍요 때문이래요.
“옛날 사람들은 회색 옷을 입고 회색 집에 살았어요. 빛도 없었죠. 그래서 색을, 장식을 갈망했어요. 성당을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것도 그래서예요. 그런데 지금은 물건이 너무너무 많아졌죠. 그래서 이제는 텅 빈 흑백을, 미니멀한 선禪 스타일을 원하는 거예요.”

작은 즐거움이 곧 예술이다
그는 심플한 삶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거대한 것들만 꿈꾸지, 정작 작은 즐거움들은 보지 못하거든요. 매일 다른 나무와 구름의 모양, 문을 잡아주는 누군가의 미소, 완벽하게 익은 계란 후라이까지. 곳곳에 우리의 감각을 깨우는 아름다움이 숨어 있어요.”
로로는 이렇게 일상의 감각을 일깨우는 모든 순간을 ‘예술’이라 불러요. 그가 좋아하는 다도를 생각해 볼까요. 주전자가 달궈져 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 앉아 있는 매트의 촉감. 그 사소한 감각 하나하나가 그에겐 예술입니다.
로로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에게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봤어요. 화장실 청소부로 일하는 히라야마는 매일 필름 카메라를 들고 도쿄의 공공 화장실로 출근합니다.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고 미소 짓는 게 그의 출근 루틴이에요.
그는 화장실 앞에서 매일 다른 자연의 풍경을 마주해요. 손을 흔드는 녹빛 나뭇잎 밑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눈과 카메라에 담죠.
로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감각을 채웁니다. 몇 시간이고 음악과 영화에 몰입하는 거예요. 하루 종일 한국의 가야금 연주 CD를 듣는 날도 있죠. 일본의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의 무성 영화를 쭉 이어서 보기도 해요. 인터뷰를 하면서도 중간중간, 로로는 창밖에 지나가는 할머니, 졸졸 흐르는 냇물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건 바로 이런 순간들이에요. 많은 분들이 자신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게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바라요. 언젠가 필요해보이는 물건들로 당신의 하나뿐인 세상을 채우지 마세요. 나에게 필요 없는 것들을 비워낸 자리, 그곳에 남겨진 일상의 작은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심플한 삶이에요.”

Chapter 5.
단순함의 뿌리는 사랑이다
심플함이란 ‘내가 되는 것’이라고 했던 로로. 그런데 마지막에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나 자신만 생각하는 삶은 심플해질 수 없다”고요.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려면 너무 자신에게 매달리면 안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 나 나me me me’라며 이기적인 생각에 빠져있죠. 그런 사람은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발견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려면 ‘내 삶의 목적’을 발견해야 하거든요.”
로로는 자기 자신에게만 빠져있는 삶을 ‘감옥’이라고 불렀습니다.
“일본이든 프랑스든 길거리에서 노인이 넘어지는 걸 봐도 아무도 가서 도와주지 않아요. 자기만 생각하며 사는 게 똑똑한 선택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그건 감옥이에요. 자기 자신이라는 감옥에 갇혀 사는 거예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하려면 반드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야 해요. 일이란 ‘나는 다른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거니까요. 젊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대부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서예요.”
이키이키生き生き라는 일본어 단어를 로로는 소개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살아 펄떡이는’ 정도의 뜻이 될까요. 무언가 몰입할 때 떠오르는 생기를 가리키는 단어래요.
“누구나 자신만의 관심사가 있지만, 평소에 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뭐지?’ ‘내가 언제 살아있음을 느끼지?’ 라는 질문을 충분히 하지 않는 거예요. 어떤 사람은 ‘나는 그런 게 없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의 열정을 찾을 수 있어요. 스스로를 믿지 못할 뿐이죠.”
중요한 건 그 답을 인터넷이나 글에서 찾아선 안 된다는 겁니다.
“인터넷이나 AI에 ‘내가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까’ 라고 묻는다면 절대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 없을 거예요.
우리는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관찰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해요. 그래야 진짜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어요.”
사랑이 넘치면 집이 필요 없다
그래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로로는 주장합니다. 너무 큰 압박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심플한 삶을 살기 어렵다는 거예요.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은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쫓아갈 자신감을 얻지 못해요. 아이에게 오직 사랑만 주세요. 숫자 세기와 글쓰기, 예의 같이 기본적인 것을 가르치고 나면 ‘너는 자유다’라고 말해주세요.”
그 충분한 사랑이 심플한 삶의 원동력이 된다는 거예요.
“알랭 드 보통이 이런 말을 했어요. 어릴 때 사랑을 듬뿍 받은 사람은, 그 사랑이 곧 자신의 집house이 된다고요. 그래서 어떤 집이나 장소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반대로 사랑이 부족했던 사람은 무엇에 집착하게 돼요. 집이건 책이건, 무언가에 기대야 하니까요.
그래서 심플한 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사랑이 넘치는 단단한 마음이 필요해요.”


롱블랙 프렌즈 K
교토의 카페를 나서며, 로로는 제게 접시 두 개를 건넸어요.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말했던 옻칠한 접시였죠.
“교토까지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요. 진심으로 심플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 옻칠 접시에 저는 매일 반찬을 담아 먹어요. 접시를 볼 때마다, 놓치고 있던 작은 즐거움과 이미 내 안에 있는 답을 함께 곱씹으면서요.
글 첫머리의 김혜연 씨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누가 정해줬으면” 하던 그 말을요. 로로라면 “답은 바깥에 없다”고 했을 거예요. 인터넷에도, 회사에도 없다고요. 그가 가장 살아 펄떡였던 순간, 낯선 여행객의 행복을 빌어주던 바로 그 순간에 답이 이미 있다고요.
롱블랙 피플, <심플의 발견> 시리즈가 당신에게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길 바랍니다. 이 시리즈의 2화는 7월 6일에 발행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