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2026년 6월 1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12만 명이 모였어요.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ília의 가장 높은 탑, 지상 172.5m의 ‘예수 그리스도의 탑’에 불이 켜지는 순간을 보기 위해서였죠*. 1882년 첫 삽을 뜬 지 144년 만이었어요.
*탑 내부 완공은 2028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대계단 등의 공사는 2030년대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한 가지 의미가 더 있습니다. 이날은 성당을 설계한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어요.
‘곡선을 사랑한 천재. 자연을 닮은 건물을 만든 괴짜. 화려한 장식의 대가.’ 우리가 아는 가우디는 이 정도예요. 하지만 “그에게 우리가 알지 못한 다른 면모가 숨겨져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습니다.
이병기 아키트윈스 대표. 국내 최고의 가우디 전문가예요. 가우디가 다녔던 카탈루냐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14년 넘게 가우디를 연구해 왔어요. 가우디의 글과 전기를 한글로 꾸준히 번역해, 2026년엔 이를 모은 『레우스 수기』도 펴냈죠.
지금도 이어지는 100년 전 건축가의 영향력. 그 힘을 더 깊이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심영규 프로젝트데이 대표와 함께 이 대표를 찾아가 ‘가우디 수업’을 청했어요.

심영규 프로젝트데이 대표 & 이병기 아키트윈스 대표
이병기 대표는 언제부터 가우디에 빠졌을까요? 이 질문에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어요.
“전 가우디가 좋아서 공부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싫어해서 공부했죠.”
가우디를 공부하기 전까지 이 대표는 그를 ‘장식에 빠진 비효율적인 건축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역사를 짚으며 그를 알아갈수록, “전혀 다른 사람이 보였다”며 이렇게 말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