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한없이 끈적이는 나날에, 모든 걸 제쳐두고 쉬고 싶은 요즘이죠. 답답함에 힌트를 찾고 싶어 옛 문인의 책을 읽어보기로 했어요.
제목은 『헤르만 헤세의 게으름의 기술』. 이름 그대로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일기와 에세이 중 여행과 휴식, 예술, 삶에 관한 글을 모은 책이죠.
헤세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했던 작가였어요. 그 역시 쉬는 데는 영 소질이 없었죠. 심지어 “나는 쉼에 재능이 없다”고 고백할 정도로요.
“더웠던 여름, 몇 주 동안 일로 바쁘게 보낸 뒤 지금은 소소히 쉼과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쉰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지만요.
저는 아무것도 안 하는 일에는 도통 재능이 없답니다. 하지만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여름의 끝자락에 약간의 호젓함을 누리는 것이 제겐 휴식이 됩니다.”_95p
생각을 멈추지 못한 헤세는 어떻게 쉬었을까요? 그가 찾은 방법은 ‘게으름 피우기’였어요. 그에게 게으름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숨 가쁜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것’이었죠. 오늘은 헤세가 필사적으로 익힌 ‘게으름의 기술’을 함께 발견해 볼게요.
Chapter 1.
여행 : 알차게 보내려는 마음을 버릴 것
헤세는 게으름을 누리기 위해 여행을 여러 번 떠났어요. 그에게 여행은 익숙한 계획에서 벗어나, ‘눈앞의 세계를 다시 느끼는 일’이었죠.
잠시 우리의 여행을 떠올려볼까요. 어딜 찾아갈지, 뭘 먹을지 촘촘히 계획해요. 쉬는 시간마저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여행도 하나의 일이 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