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별 헤는 밤」과 「서시」. 한국인이라면 한 번 이상 들어본 시입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광복 6개월 전 스물아홉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던 윤동주 시인이 남긴 시죠.
하지만 너무 익숙한 인물이라서 그럴까요. “윤동주가 어떤 사람이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을 때, 저는 떠오르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저항 시인’이라는 수식어만 머릿속에 맴돌았죠.
광복절을 맞아, 윤동주 시인을 더 알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2007년부터 그를 연구하고, 2026년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를 펴낸 김신정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만났어요. 오늘은 그와 대화하며 발견한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김신정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움직이는 시인.’ 김신정 교수가 정의하는 윤동주 시인입니다. “사는 내내 경계를 넘어 이동했던 이주민이자, 어디에 있던 원고 노트를 펼치고 손을 움직여 시를 썼던 인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죠.
“윤동주 시인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시인입니다. 1930년대에 쓰인 그의 시를 지금 읽어도 여전히 ‘요즘의 시’ 같기 때문이죠. 언어의 형식뿐 아니라 담겨 있는 고민마저 그렇습니다. 즉, 교과서나 문학사에 박제된 시인이 아닌 거예요.”
_김신정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하) 롱블랙 인터뷰에서
Chapter 1.
이주민으로 살았던 시인이 붙잡았던 것
윤동주 시인은 ‘떠돌이’의 삶을 살았습니다. 생의 출발점부터 그래요. 1917년 그는 북간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의 중국 지린성이 있는 곳이죠.
당시는 조선인들이 자연재해로 인한 기근과 폭정을 피해, 만주로 많이들 이주하던 시기였어요. 윤 시인의 증조할아버지(윤재옥) 역시 1886년 함경북도 종성을 떠나 두만강 북쪽의 북간도로 이주했습니다.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꾸렸고, 윤 시인은 ‘이주민 4세대’로 나고 자랐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