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프라이팬이나 도마 위에서 쓰는 키친타월을, ‘공예품 작업대’에 올린 사람이 있습니다. 박종진 작가. 1982년생의 도예가죠.
박 작가는 키친타월로 만든 도자기 작품으로 2026년 5월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이하 로에베 공예상)*’의 우승자가 됐습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공예상으로 꼽히는 이 상. 경쟁률은 무려 5100:1이었죠.
*2016년 당시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이 만든 공모전. 1846년 마드리드의 가죽 공방에서 시작한 로에베의 정체성과 수공예 장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그는 예술계에서만 인정받는 게 아닙니다. 아더에러와 탬버린즈 같은 브랜드도 그의 작품을 찾죠. 그의 작품은 어떻게 사람들 눈에 띈 걸까요. 김인애 대표가 “뒷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며 저를 이끌었습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여자대학교에 마련된 박 작가의 작업실로 향했어요.

김인애 인애스타일 대표
로에베 공예상은 전통적인 공예의 가치를 ‘오늘의 시선’으로 새롭게 발견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장인정신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걸 넘어서, 하나의 예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이죠.
이 뜻깊은 상을 한국의 박종진 작가가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심사 평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박종진 작가의 작품은 도자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립니다. 도자기라는 소재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여러 공예 전통을 떠올리게 하죠. 공기를 이용해 형태를 만드는 방식은 유리 공예를, 종이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은 제본을 연상시킵니다.”
_2026년 로에베 공예상 수상 발표 자료에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작업실로 찾아갔습니다. 지금부터 그와 나눈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