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조금 섬뜩한 계산으로 시작해 볼게요. 하루 5시간씩 스마트폰을 본다면? 1년 중 76일을 화면 앞에서 보내는 셈이에요. 60년이면 무려 12년 반이고요. 잠깐 본 릴스가 쌓여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죠.
물론 스마트폰을 똑똑하게 쓰면 좋죠.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진 않아요. 2025년 정부 조사*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22.7%, 청소년의 43%가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전국 1만 가구 만 3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실시한 「2025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그래서 우린 종종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에 도전해요. ‘인스타그램은 하루 30분만 보겠다’며 스크린타임 제한 앱을 내려받죠. 하지만 얼마 안 가 시간을 연장하거나 앱을 지워버리고요. 맞아요. 제 얘기예요.
저처럼 의지력이 약한 사람에게, ‘숨을 돌릴 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제품을 발견했어요. 이름은 브릭Brick. 2023년 미국에서 등장한 5cm 크기의 NFC* 자석형 기기예요. 가격은 59달러(약 8만3000원). 조약돌만 한 기기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 앱을 잠그거나 풀 수 있어요. 일종의 ‘앱 열쇠’인 거예요.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 10cm 이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성장세도 뚜렷해요. 브릭의 앱 다운로드 수는 2025년 1만4000건에서, 2026년 1월 무려 10만3600건으로 7배 넘게 늘었죠. 이게 정말 우리의 행동을 바꿀 수 있을까요? 15년 경력의 UX 리서처 레드버스백맨과 함께 알아봤어요.
Chapter 1.
스마트폰 보느라 창업도 못 한 죽마고우
브릭을 쓰는 법, 식은 죽 먹기예요. 먼저 스마트폰에 깔아둔 전용 앱에서 ‘쓰지 않을 앱’을 골라요. 그다음 스마트폰을 5cm 크기의 NFC 칩 브릭에 가까이 대면, 고른 앱이 잠기죠. 이렇게 하면 앱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아요. 다시 쓰고 싶다면? 브릭에 한 번 더 태그해야 하죠.
특별할 게 없어 보이죠? 그런데 이 제품을 만든 두 창업자는 “이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브릭을 만든 이들은 TJ 드라이버TJ Driver와 잭 나스고위츠Zach Nasgowitz. 미국 위스콘신에서 여덟 살 때부터 함께 한 죽마고우예요. 둘은 같은 대학을 졸업하고, 함께 창업을 준비할 만큼 친했죠.
단, 문제가 있었어요. 둘이 모여 사업 아이디어를 논할 때마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거예요. 툭하면 둘 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 게 문제였어요. 생각이 조금이라도 막히면, 손이 바로 주머니로 향했죠.
“우리는 어떤 아이디어가 신선할지 몇 시간씩 토론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죠. 하지만 실행까지 간 건 하나도 없어요. ‘그럼 이제 뭘 해볼까?’라는 막막한 고민 앞에서, 습관적으로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다 회의가 끝났죠.”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5년 Entrepreneur India 인터뷰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 사람도 아이폰의 스크린타임*을 써봤어요. SNS 사용 시간을 정하고, 이를 넘기면 쓸 수 없게 했죠. 문제는 시간제한을 푸는 게 쉬웠다는 거예요. ‘무시하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었죠.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제공하는 기본 기능. 앱별 사용 시간을 확인하고, 특정 앱의 사용 가능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아예 폴더폰으로 돌아갈지 고민한 적도 있대요. 막상 스마트폰을 없애자니,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았어요. “길은 어떻게 찾고,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은 어떻게 검색하느냐”는 질문에 부딪혔죠.
“스마트폰의 모든 장점을 포기할 순 없었어요. 그래서 스크린타임보다는 엄격하지만, 폴더폰만큼 극단적이지 않은 ‘중간 지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예 이걸 창업 아이디어로 삼으려 했죠.”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3년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해결책은 간단했어요. ‘의지력이 자꾸 무너진다면, 나를 탓하지 말고 환경을 바꿔보자.’ 스크린타임 속 차단 해제 버튼을 ‘현실의 물건’으로 꺼낸 이유예요. 스마트폰을 자물쇠로 여기고, 열쇠가 될 제품을 만들어 이를 멀리 떨어뜨려 놓기로 한 거죠.

Chapter 2.
충동과 행동 사이에 ‘거리’를 만들어라
두 사람이 만든 시제품은 단순했어요. 3D프린터로 빚은 정육면체 모형에 NFC 칩을 박은 게 전부였죠. 이름은 벽돌처럼 쓸모없는 상태라는 뜻의 ‘브릭Brick’으로 짓고, 2023년 7월 자사 웹사이트를 만들어 팔았어요.
“기존의 디톡스 앱은 너무 복잡한 정보를 전하고 있었어요. 주간 사용 리포트를 받아보며 내가 어떤 앱을 많이 쓰는지, 시간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교육받았죠. 전 그 반대를 원했어요. 의지력이나 두뇌를 소모하지 않아도 될 ‘환경’을 설계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6년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반응은 어땠을까요? 초기엔 하루 10개 정도 주문이 들어왔다고 해요. ‘이 정도면 수요가 있다’고 본 두 사람, 집 지하실에 3D프린터 15대를 들여 자체 공장을 돌리며 이듬해 9월 제품을 정식으로 내놨어요. 이후 브릭은 SNS를 타고 빠르게 주목받았어요. 1000건의 주문이 몰린 날도 있었죠.
브릭이 입소문을 탄 결정적인 이유가 흥미로워요. 유저들이 저마다 ‘브릭을 잘 쓰는 노하우’를 SNS에 공유했거든요. ‘앱을 잠근 뒤, 브릭을 냉장고에 붙이면 침실에서 앱을 열기 어렵다’, ‘현관에 브릭을 두고 외출하면 바깥에 있는 동안 차단한 앱을 쓸 수 없다’는 식이었죠.
고작 몇 걸음이 무슨 차이를 만들까 싶죠. 궁금해서 UX 리서처에게 물었어요. 현대차와 쿠팡, SK에서 사용자 경험을 연구한 레드버스백맨은 “바로 이 ‘몇 걸음’이 중요한 것”이라고 분석했죠.
“스크린타임은 제한을 정하는 것도, 그 제한을 무시하는 것도 같은 화면 안에서 이뤄지잖아요? 결국 유저가 유혹을 느끼는 환경에 빠지면 스스로 자제력을 다시 발휘해야 해요.
반대로 행동이 일어날 무대를 화면 밖으로 꺼내면? 시선을 스마트폰에서 비로소 뗄 수 있게 됩니다.”
_레드버스백맨 UX 리서처, 롱블랙 인터뷰에서
브릭은 ‘몇 걸음을 떼놓는 설계’로 스마트폰을 만지고 싶다는 충동에 바로 반응할 수 없게 만들었어요. ‘인스타그램 좀 볼까?’하는 생각과, 앱을 여는 행동 사이에 짧은 틈을 만든 거죠. 레드버스백맨은 이 틈이 “사람들의 초심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해요.
“사람의 행동은 늘 의식적인 선택만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익숙한 환경에선 하던 행동을 그대로 이어가기 쉽죠. 그래서 중간에 다른 행동을 하나 끼워 넣는 것만으로도, ‘내가 원래 뭘 하려고 했지?’ 하고 마음을 환기할 수 있어요. 브릭까지 걸어가는 시간도 그런 찰나를 만든 거라 할 수 있습니다.”
_레드버스백맨 UX 리서처, 롱블랙 인터뷰에서

Chapter 3.
‘의식’을 남겨두는 서비스가 살아남는다
브릭의 UX 설계를 뜯어보며 의문도 들었어요. 이렇게 단순한 설계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고요.
사실 집중을 돕는 서비스는 이미 많잖아요? 가령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의 앱 차단 서비스 앱블록AppBlock은 이미 첨단이에요. 지정한 장소에 들어가면 앱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벗어나면 다시 풀어주거든요.
이에 비하면 브릭은 꽤 원시적이죠. 매번 NFC 칩이 들어간 물건을 찾아 휴대폰을 ‘툭’ 갖다 대야 하거든요. 그런데 레드버스백맨은 “오히려 이런 ‘수동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어요. 직접 몸을 움직이면, ‘내가 뭘 하려는지’를 분명하게 깨닫는다는 이유에서였죠.
“사람의 의지는 생각보다 아주 취약합니다. 특히 뭔가를 참아야 할 때는 더 그렇죠. 그래서 내가 정한 목표를 계속 떠올리게 할 ‘장치’가 늘 필요해요. 브릭에겐 그게 ‘태깅tagging’인 셈이죠.
사우나 속 모래시계를 예로 들어볼까요. 이때 중요한 건 모래시계가 ‘10분짜리냐, 30분짜리냐’가 아니에요. 내가 직접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땀을 빼보겠다’는 목표를 선포하는 데 의미가 있는 거죠. 행동 자체를 도전의 시작으로 삼는 겁니다.”
_레드버스백맨 UX 리서처, 롱블랙 인터뷰에서
레드버스백맨은 브릭을 일종의 ‘넛지nudge’라고 봤어요. 유저가 앱을 쓰지 않는 행동을 해내게끔 돕는 ‘직접 만질 수 있는 넛지’를 설계한 것이라고 했죠.
이런 넛지는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대표적으로 애플워치의 ‘활동 링*’이 있죠. 하루 운동 목표를 3개의 원으로 보여주며 활동 목표를 달성하게 돕는 거예요.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Duolingo의 ‘연속 학습’ 역시 마찬가지예요. 꾸준히 공부한 상태를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보여주죠.
*하루의 움직임을 3개의 원으로 보여주는 기능. 활동 칼로리를 나타내는 ‘움직이기’, 운동 시간을 나타내는 ‘운동하기’, 일정 시간마다 일어나 움직였는지를 나타내는 ‘일어서기’ 링으로 구성된다. 세 목표를 채우면 링이 완성된다.
둘 다 나의 운동이나 공부를 대신해 주진 않지만, ‘내가 도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보여주는 거예요.
“좋은 UX를 설계하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그보단 ‘이 경험이 유저가 이루려는 목적을 돕는가’를 물어야 하죠.
그렇다면 브릭처럼 유저가 스스로를 절제하게 돕는 서비스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 바람직한 UX가 될 수 있어요. 태깅하는 행위가 ‘지금부터 집중하겠다’는 선언이 되는 것처럼요.”
_레드버스백맨 UX 리서처, 롱블랙 인터뷰에서

Chapter 4.
‘스마트폰을 무조건 끊어내자’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브릭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끊게 하는 도구’일까요? 그렇진 않아요. 브릭의 두 창업자도 “스마트폰은 매력적인 도구”라 인정하거든요. 이들이 문제 삼은 건 스마트폰이 아니었어요. 그보단 ‘스마트폰을 상황에 맞게 쓰게 할 장치가 없다’는 점을 짚었죠.
“우린 신기술을 사랑합니다. 엔지니어니까요.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의 정말 어려운 점은, 많은 사람이 상황별로 적절하게 쓰지 못한다는 겁니다. 자녀와 대화할 때도 SNS에 빠져버리니까요.”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6년 보그 인터뷰에서
그래서 브릭은 스마트폰을 무력화하는 대신, ‘상황마다 차단하는 앱이 달라지는 스마트폰’을 만들게 했어요. 가령 집중 모드Focus Mode에선 유튜브 같은 스트리밍 앱을, 주말 모드Weekend Mode는 이메일이나 업무 메신저를, 마음챙김 모드Mindfulness Mode에선 SNS를 차단하는 식이죠.
이 설계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해요. 필요한 기능과 방해되는 기능은 사람마다, 환경마다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미국에 살고 있는 한 유저는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했지만, 한국에 사는 아내 때문에 카카오톡만은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브릭으로 전화와 문자, 카카오톡만 활성화한 ‘맞춤 모드’를 만들었죠.
“스크린타임을 줄이려는 우리의 시도는 기술을 거부하는 일이 아닙니다. 핵심은 주체성을 되찾고, 다시 의도적으로 행동해 ‘내 삶을 내가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는 데 있죠.”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6년 보그 인터뷰에서

강한 통제만큼, 숨을 쉴 비상구도 중요하다
브릭의 창업자들은 ‘스마트폰 통제’를 고민하는 동시에 한 가지를 더 떠올렸어요. 바로 ‘예외 상황’. 통제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었죠. TJ 드라이버는 “이 문제를 제일 많이 고민했다”고 할 정도였어요.
“유저가 사고를 겪거나 브릭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이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하는 것과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게 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했어요. 가장 많이 고민한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3년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고민 끝에 나온 기능이 ‘비상 해제Emergency Unbrick’였어요. 브릭이 없어도 차단을 풀 수 있는 기능이죠. 단, 기회는 계정당 다섯 번만 주어지고, 시간이 지나도 횟수가 회복되지 않아요. 즉, 정말 위급한 상황에선 빠져나갈 문을 열어두되, 그 문이 ‘당연한 우회로’가 되지 않도록 한 거죠.
물론 반대의 선택지도 있어요. “나는 앱을 지워서라도 차단 망을 빠져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유저는 ‘엄격 모드Strict Mode’를 켤 수 있죠. 이 모드는 브릭을 쓰는 동안 유저가 앱을 삭제하는 것을 막아줘요.
두 기능의 목적은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유저의 다양한 사정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목적을 둔다’는 것. 레드버스백맨은 “좋은 서비스는 무조건 편하게 만들거나, 무조건 강하게 밀어붙이는 데 있지 않다”고 했어요.
“브릭처럼 의도적인 불편함을 만드는 서비스라면, 기능을 고민할 때도 ‘이 기능이 유저의 목표 달성을 돕고 있는가, 아니면 컨셉에 취한 건 아닌가’를 생각해야만 합니다. 기능이 주객전도된다면, 유저는 이를 귀신같이 알아채기 때문이죠.”
_레드버스백맨 UX 리서처, 롱블랙 인터뷰에서

Chapter 5.
내 서비스는 ‘빈칸’을 선물하고 있는가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자꾸 빈틈을 채우고 싶어지죠. 유저에게 ‘이것도 보실래요?’라며 뭔가를 추천하고, 알림을 보내는 게 대부분이에요. 유저가 오래 머물고 자주 돌아올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브릭의 관점은 조금 달라요. 이들은 앱을 잠그기만 할 뿐, 다른 콘텐츠나 행동을 제안하지 않아요. 적잖은 디지털 디톡스 앱이 “심호흡해 보자”거나, “친구에게 전화해 보라”고 권하는 것과는 다르죠.
브릭의 무관심은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깨달았다”고 말하는 유저들의 등장으로 이어졌어요. 인도의 SNS 회사에서 일하던 한 직장인을 예로 들어볼까요. 그는 브릭을 쓴 뒤 자신이 ‘잠깐의 심심함조차 못 견디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기 시작했대요.
“(브릭을 쓰고 난 뒤) 많은 것이 분명해졌어요. 제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지루함을 못 견디는 데 있었죠. 모든 자투리 시간과 출퇴근길, 조용한 순간을 콘텐츠로 채웠으니까요.”
_익명의 SNS 서비스 매니저, 2025년 Mumbai Mirror 브릭 사용기에서
쉽게 말해 브릭이 ‘스스로를 돌아볼 여백’을 제안했던 거예요. 비는 시간이 생긴 덕에 인도인 직장인은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고민이 생기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을 뒤지는 대신 친구와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책도 한 달에 다섯 권 넘게 읽기 시작했죠.
“남은 건 침묵이었어요. 그 공간에서 몇 년 동안 느끼지 못한 ‘명료한 생각’을 발견했죠.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을 때, 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라는 질문을 오랜만에 꺼내기 시작했어요.”
_익명의 SNS 서비스 매니저, 2025년 Mumbai Mirror 브릭 사용기에서
브릭의 창업자인 TJ 드라이버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어요. 그는 “스마트폰에 사로잡힌 태도를 또 다른 스마트폰 디톡스 앱으로 해결하지 말자”고 했어요. 대신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자고 했죠. 그러면서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 생각해 보자는 거예요. 책을 펼치던 저녁, 부모님과 이야기하던 순간처럼요.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거예요.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서 무엇을 뺏어가고 있는가?’ 화면을 보지 않았다면 낯선 사람과 이야기했을 수도, 책을 읽거나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수도 있으니까요. 브릭이 할 일은 이 ‘일어나지 못한 가능성’을 되찾아주는 일이죠.”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3년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흠,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상상하면 조금 불편한 생각이기도 해요. 서비스 운영자들은 보통 유저가 떠나지 않게 하는 것에 익숙하니까요. 그들의 24시간 속에 최대한 들어가는 게 ‘할 일’이라 생각할 때도 있고요.
그래서 다시 생각해 보게 돼요. 어쩌면 좋은 서비스란, ‘물러날 순간을 아는 서비스’가 아닐까요? “이용을 잘 마친 뒤, 여러분의 일상으로 돌아가세요”라고 권하는 거죠. 유저가 서비스 밖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좋은 경험의 일부로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예요.
“브릭을 통해 만든 가장 큰 변화는 스크린타임 속 ‘줄어든 숫자’가 아니에요.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는 감각’이죠. 우리 인생의 진짜 행복은, 어쩌면 ‘그냥 존재하는 순간’이 아닐까요? 이때야말로 내 마음과 창의력이 샘솟고, 더 자유롭다는 기분을 느끼니까요.”
_TJ 드라이버 브릭 창업자, 2026년 ABC뉴스 인터뷰에서


롱블랙 프렌즈 C
처음 브릭을 발견했을 땐, 다른 디지털 디톡스 앱과 비슷한 ‘쉽게 대체될 서비스’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레드버스백맨의 분석을 들으며 생각이 달라졌죠. 브릭은 스마트폰을 무조건 봉쇄하거나 유저의 의지를 다그치지 않았어요. 대신 아래 세 가지 경험을 설계해, 유저가 삶의 주도권을 되찾게 했죠.
1. 충동과 행동 사이에 거리를 만들었다. 앱을 쓰려면 몇 걸음이라도 직접 움직이게 했어요.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정말 앱을 써야 할까?’하고 한 번 더 생각할 틈을 줬죠.
2. 스마트폰을 직접 태깅하는 ‘의식’을 남겨뒀다. 더 편리해질 수 있는 여정을 굳이 자동화하지 않았어요. 손을 직접 움직이는 수고가, 사용자의 의지를 떠올리게 할 장치가 된다는 걸 보여줬죠.
3. 상황에 맞는 통제감을 쥐여줬다. 집중할 때와 쉴 때 필요한 규칙은 다르니까요. 다양한 모드를 만들어 상황에 맞게 차단 앱을 바꿀 수 있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다섯 번의 ‘비상 해제’도 남겨뒀어요.
단순한 기술도, 사람의 마음을 깊이 이해해 설계하면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 오늘 브릭이 남긴 가장 큰 배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