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크 상페 : 꼬마 니콜라처럼, 아이의 마음으로 살다 떠나다


롱블랙 프렌즈 K 

열 살짜리 꼬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일은 부모님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죠. 더욱이 귀여운 동생이 생긴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까 두려워할 수밖에 없어요. 바로 그 꼬마의 이야기를 다룬 책 『꼬마 니콜라』를 읽으며, 얼마나 공감했었는지 모릅니다.

이 책이 다시 생각난 건 얼마 전 장자크 상페Jean-Jacques Sempé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에요. 상페는 『꼬마 니콜라』의 삽화가였죠. 장은수 대표님과 상페의 책들이 서점가에서 역주행한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상페의 오비추어리Obituary·부고 칼럼을 부탁드렸습니다. 생전 우리에게 아이의 마음을 선물해 줬던 그를 정성 들여 추모하고 싶어서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8월11일, 프랑스 화가 장자크 상페가 아흔 살의 나이로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어요. 상페는 우리에게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상페의 그림이 한국에 처음 소개 된 건 1980년대 초 『꼬마 니콜라』를 통해서 였죠. 다정함과 우아함, 재치 넘치는 상페의 그림은 한눈에 우리를 사로잡았습니다. 동시에 우리 마음에 아주 긴 반향을 남겼어요. 인생이 힘겹고 외로울 땐 위로를, 어둡고 방황할 땐 용기와 희망을 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