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포드 : 구찌를 부활시킨 디자이너, 28억달러 짜리 섹시한 브랜드가 되다


롱블랙 프렌즈 L 

와우, 에스티로더 그룹Estée Lauder Companies이 패션 브랜드 톰 포드TOM FORD를 완전히 인수했대. 28억달러(약 3조7914억원)에 말이야.

톰 포드. 1990년 구찌Gucci에 입사해 4년 만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오른 전설적인 디자이너야. 이후 10년간 구찌 매출을 13배 넘게 끌어올렸지. 2005년 론칭한 브랜드 톰 포드는 지금 이렇게 3조원짜리 브랜드가 됐고 말이야. 그뿐 아냐. 2009년엔 영화 「싱글맨」으로 감독 데뷔까지 했어. 이 영화는 제 66회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지. 

사기 캐릭터나 다름없는 톰 포드. 그런데 톰 포드 스스로는 한 번도 그를 ‘패션계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대. 매 순간 그 누구보다 노력한대. 궁금하지 않아? 그의 스토리를 파봤어. 


Chapter 1.
카우보이 동네에서 구찌를 신고 자라다

톰 포드는 1961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나 뉴멕시코의 산타페에서 자랐어. 카우보이 감성이 짙은 동네였지만 톰 포드는 1977년부터 패션지 GQ를 읽으며 자랐어. 떡잎부터 달랐더라. 6살 생일날 선물로 신발을 받았는데, 글쎄 디자인이 별로라는 이유로 신지 않았다는 거야. 학교 갈 땐 또 얼마나 꾸미고 갔게? 초등학생이 흰색 구찌 로퍼를 신고, 책가방 대신 검은색 서류가방attaché case을 들었대.

할머니와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 두 사람은 동네에서 옷 잘 입기로 유명했지. 어머니는 고전적인 스타일, 할머니는 화려한 스타일이었어. 톰 포드는 언론 인터뷰에서 뮤즈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두 사람을 말하곤 했어. 

“내가 이 세상에서 ‘아름답다’고 생각한 첫 번째 사람은 아마도 할머니일 거예요. 보석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게 크고 화려하셨죠. 할머니가 아마도 나를 지금의 패션 커리어로 이끌었을 거예요. 그녀는 다른 행성,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만 같았고 나는 그곳이 어디든 가고 싶었으니까요.”
_톰 포드, 2010년 매거진 Interview 인터뷰에서 

그런데 20대 초반 톰 포드는 커리어를 두고 방황했던 것 같아. 1979년 뉴욕대에서 미술사를 공부했지만 1년 만에 관뒀어. 그리고는 돌연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입학했어. 패션으로 유명한 학교지만, 포드는 건축학의 환경 디자인Environmental design in Architecture을 전공했어. 하지만 얼마 안 가 깨달았지. 그에게 건축은 너무 진지한 학문이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