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4DX : 서사와 기술의 만남, 경험하는 영화를 만들다

이 노트는 CGV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 위드 롱블랙을 더 알아보세요.


롱블랙 프렌즈 C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판타지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한대요! 저는 꼭 4D*로 볼 거예요. <아바타> 첫 번째 시리즈도 4D로 봤는데 완전 재밌었거든요.
*4Dimension, 즉 4차원의 약자. 모션체어와 다양한 환경 효과를 통해 물리적인 실감을 만들어내는 영화 상영 기법.

저는 4D 영화 광인이에요. 최근에 <탑건: 매버릭>도 4D까지 N차 관람을 했죠. 영화 팬들의 성지 ‘용포디(용산 CGV 4DX관)’ ‘취켓팅’*에 성공했죠.
*취소표를 티켓팅한다는 의미

그런데 걱정이에요. 요즘 용포디 예매가 갈수록 힘들어져요. 일반 영화 티켓의 1.5배 정도로 비싼데도 4DX가 더 인기라니까요! 4DX, 왜 이렇게 점점 흥하는 거지? 궁금해서 CGV에 물어물어 4DX 팀을 찾아갔어요!


이지혜 4DX 프로듀서, 오윤동 ScreenX 프로듀서

캐나다에 아이맥스 기술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4DX 기술이 있는 거 아세요? 4D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만든 영화 상영 기술이에요! CGV가 2009년, 4DX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4D 상영을 내놓았죠. 지금은 2010년, CGV에서 분사된 4DPLEX가 4DX를 담당하고 있어요.

4DX, 아이맥스, ScreenX 같은 특수 감상 상영관을 ‘특화관’이라고 불러요. 전세계 특화관 점유율 1위는 아이맥스예요. 그 뒤를 바짝 좇는 2위가 4DX죠. 4DX는 현재까지 71개국 805개 사이트에서 상영되고 있어요.

미국 경제지 『패스트컴퍼니』는 2017년 4DPLEX를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죠. 이렇게 유명한 K-기술인데 왜 몰랐을까요?


Chapter 1.
CGV, 3D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고민하다

CGV가 4D에 대한 고민을 처음 시작한 건 2005년 무렵이에요. 당시엔 지금처럼 영화 상영 기술이 다양하지 않았어요. 독특한 기술이라곤 3D가 전부였죠. CGV의 신사업 기획팀은 고민했어요. 보는 것을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관을 만들 수는 없을까?

사람들은 영화 시장의 경쟁, 하면 박스 오피스*만 생각하잖아요. 영화관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요. 특히 한국은 영화 산업이 다른 나라보다 대중화돼있어요. 당시 극장 티켓은 한 장에 7000원. 2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장 값싼 여가 활동 중 하나였죠.
*Box Office. 영화 한 편이 벌어들이는 흥행 수입.

그 경쟁 속에서 CGV가 생각해 낸 새 상영 기술이 4D였어요.

“CGV의 목표는 영화를 ‘새로운 경험’으로 만드는 거죠. 영화는 단순히 앉아서 보는 행위에서 시작하잖아요. 거기에 먹을거리 같은 즐거움을 더하는 게 영화관의 경쟁력이에요.

‘의자를 움직이게 하자, 향기가 나오게 하자’ 같이 보는 것을 넘은 감각을 제시하는 게 CGV가 생각했던 영화관의 추가 옵션이었어요.”
_유영건 4DPLEX 기획관리팀장

영화관보다 먼저 4D를 상영한 곳이 있었어요. 바로 테마파크! 모션 체어에 앉아서 공룡에 쫓기는 짧은 영상, 다들 본 적 있죠? CGV는 4D 개발을 위해 국내 테마파크의 어트랙션 기획자*였던 유영건 팀장을 영입해요. 2006년, 유 팀장은 입사하자마자 4D 프로젝트를 맡았죠.
*테마파크 내 놀이 기구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일을 한다.

CGV는 이스라엘의 ‘시네마파크’라는 업체와 계약하며 4D용 콘텐츠와 장비를 한꺼번에 들여왔어요. 시네마파크는 20분 내외의 어린이 교육용 콘텐츠와 모션 체어 같은 장비를 함께 제공했죠. 2008년 7월, CGV는 상암점에 ‘스마트플렉스관’을 만들었어요. 시네마파크의 콘텐츠를 상영하며 관객 반응을 살폈죠.

결과는 성공! 7~8월 객석 점유율이 평균 50%를 넘어섰어요. 하루에 겨우 두 번, 일반 티켓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상영했는데도요. 학교 단체관람과 가족 방문이 이어졌어요.

2008년 CGV 상암점에 론칭했던 스마트플렉스관. 이스라엘 업체 ‘시네마파크’의 ‘우주의 신비’, ‘살아있는 야생탐험’과 같은 교육용 콘텐츠를 상영했다. ⓒCGV

Chapter 2.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 기술의 가능성을 보다

하지만 교육용 콘텐츠만으론 한계가 있었어요. 영화관 비즈니스 모델의 키key는 재방문이기 때문이죠.

“영화관이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재방문이 자꾸 일어나야 해요. 재방문을 만드는 건 콘텐츠의 순환이죠. <블랙 펜서>가 2주 상영하고 나면 곧장 <토르>가 개봉하는 식으로요. 결국 일반 영화를 4D화하는 게 최우선이었어요.”
_유영건 4DPLEX 기획관리팀장

2009년 1월, CGV는 처음으로 일반 영화에 효과를 입혀봤어요. 이스라엘의 장비를 활용했죠. 첫 영화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삼촌과 조카가 쥐라기 시대를 탐험하는 가족 어드벤처 영화였어요.

기존 모션 체어 기능을 최대한 활용했어요. 주인공이 양칫물을 뱉을 땐 ‘찍’ 하고 물줄기가 나오죠. 공룡이 침을 뱉을 땐 얼굴에 물이 뿌려졌고요. 번개가 칠 땐 조명이 번쩍!

나흘 동안 시험 삼아 상영하려 했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4DX는 대박을 쳤어요. 좌석 점유율이 90%에 육박했거든요. 상영 기간을 2주나 연장했죠.

“10분짜리 4D 어트랙션이 재밌다는 건 모두가 알죠. 그런데 일반 영화는 저희가 콘텐츠를 만든 게 아니니까요. 4D 효과가 2시간짜리 영화의 흐름을 깨지는 않을까 굉장히 걱정했어요.

첫 오픈 날 현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좌석이 거의 꽉 찼더라고요. 영화가 끝나니까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어요. 극장에서 난생처음 느끼는 감각이었던 거죠. 이게 되겠구나, 확신할 수 있었어요.”
_유영건 4DPLEX 기획관리팀장

2009년 1월, 처음으로 상업 영화를 4D화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상영 기간을 연장할 정도로 흥행했다. ⓒ월든미디어

세상에 없던 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

반응을 확인했으니 사업을 멈출 이유가 없죠. 이번엔 CGV만의 독자 기술을 만들기로 해요. 당시 쓰던 교육용 이스라엘 장비는 일반 영화에 딱 들어맞지 않았거든요. 

CGV는 국내 어트랙션 업체 ‘시뮬라인’과 협업을 맺고 팀원을 모아요. 유 팀장을 필두로 네 명의 팀원이 모였죠. 4DX 팀의 시작이에요!

4DX 팀은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야 했어요. 코딩이며 제작, 프로그램 등 모든 걸 다 맨바닥에서 시작했죠. 시네마파크, 시뮬라인을 통해 코딩을 배우고, 사격장이나 양궁장에 직접 찾아다니며 데이터를 측정했어요. 방아쇠를 당길 때, 총알이 나갈 때 시간대별로 나온 중력 값을 모션 체어에 구현하는 식으로 일일이 효과 코드를 만들었대요.

현재 4DX Stuio 팀장을 맡고 있는 이지혜 PD는 초기의 4D 개발이 기술 중점이었다고 말해요.

“돌이켜 보면 그 당시에 우리가 했던 일들은 기술에 초점을 둔 연출이었어요. 우리의 장비로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게 궁금했어요. 정말 보이는 대로의 체감을 구현할 수 있을까? 놀이공원에 있는 어트랙션의 느낌을 줄 수 있을까? 밤을 새가며 연구했죠.”
_이지혜 4DX 프로듀서

10초 길이의 구간을 50번 넘게 모션 체어에서 체험해 봤대요. 새벽 3시가 훌쩍 넘어 퇴근할 때가 허다했죠.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일이 힘들진 않았을까요? 이 PD는 밝게 웃으며 답했어요.

“그냥 이게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했어요. 우리 기술이 어느 날 갑자기 해외로 뻗어나가고, 계속해서 반응이 오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힘든 적은 없어요. <아바타> 같은 대작을 준비할 때는 관객들이 얼마나 4DX에 기대를 갖고 있는지 일부러 찾아봐요. 압박감을 가지려고. 그런 걸 보면 ‘내가 그냥 적당히 일해선 안 되겠구나’ 느껴져요. 저 사람들의 기대를 어떻게든 채워주고 싶다고 다짐하죠.”
_이지혜 4DX 프로듀서

이지혜 4DX 프로듀서는 2010년 팀에 합류해 13년째 4DX 효과를 기획, 연출, 제작하고 있다. 2022년 초부터 4DX Studio의 팀장을 맡고 있다. ⓒ롱블랙

Chapter 3.
<알라딘> : 의도를 파악해야 몰입을 만들 수 있다

이지혜 PD가 왜 그렇게 재밌었는지 알 거 같아요. 그 뒤로 개봉한 4DX 영화들이 연속 흥행했거든요. 2009년 12월에 국내 히어로 액션 영화 <전우치>를, 이듬해 1월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를 4DX로 공개했어요.

두 영화 모두 상영 기간 내내 평균 객석 점유율이 70%가 넘었어요. 당시 일반 영화의 평균 객석 점유율이 20% 정도인 걸 생각하면 엄청난 흥행이죠. 특히 <아바타>는 13만명 이상이 4DX관을 찾았대요!

할리우드에서도 4DX의 성공에 주목하기 시작했죠.

“영화관의 미래가 알고 싶다면 한국에 가서 CGV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 독보적인 첨단 서비스와 기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도약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실하게 조정해 가고 있다.”
_제프리 카첸버그 드림웍스SKG 공동설립자, 2011년 라이베이거스 ‘시네마콘 2011’에서

이후 3~4년 동안 4D 영화는 계속 잘 됐어요. 신기술이 탄생했을 때 일어나는 일종의 ‘와우 이펙트wow effect’였죠. 하지만 와우 이펙트는 기한이 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들의 반응이 시들해졌어요.

동시에 ‘4D 효과가 영화 관람을 방해한다’는 피드백도 많아졌어요. 4DX 팀은 깨달았죠.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요.

“저희가 놓치고 있던 키워드는 ‘몰입’이었어요. 관객들은 더 강한 자극보다 더 몰입되는 효과를 원했던 거죠. 그때부터 감독의 생각을 읽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진짜 이 영화를 제작하고 기획한 사람이라면 어떤 효과가 나와야 의도한 바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중요한 논점이 됐죠.”
_이지혜 4DX 프로듀서

한 마디로 감독 중점의 연출을 시작한 거예요. 똑같이 차를 운전하는 장면이라도 감독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죠. 레이싱이 중요한 장면이면 속도감 있는 효과를 입혀요. 차 안 인물들의 대화가 더 중요하면 효과를 죽이고요. 배경이 정적이어도 배우의 표정이 일그러진다면 긴장이 고조되는 진동을 넣는 식이에요.

2019년 4DX관에서만 100만 관객을 달성한 <알라딘>이 대표적인 예시예요. <알라딘>은 강한 자극보다 ‘나도 주인공과 함께 양탄자를 타고 날았다’는 평가로 유명하죠. 그만큼 효과가 영화에 더 몰입하도록 도왔어요.

알리 왕자가 등장하는 뮤지컬 신에서는 박자에 맞게 진동이 울려요.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날 땐 특유의 꽃향기가 퍼지죠. 알리 왕자와 자스민 공주가 ‘A Whole New World’를 부르며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날 땐 의자가 부드럽게 살랑살랑 움직여요. 기분 좋은 바람과 함께요.

“‘기분 좋은 4D’도 가능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기술적으로 뭔가를 더 꼬고, 복잡하게 만들었다면 몰입이 불가능했을 거예요.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날 땐 텐션을 낮춘 스무스한 모션을 넣었어요. 감독이 의도한 건 ‘하늘을 난다’가 아니라, ‘알리와 자스민이 사랑에 빠진 간지럽고 기분 좋은 순간’이니까요.”
_이지혜 4DX 프로듀서



Chapter 4.
<탑건: 매버릭> : 메시지는 감정을 통해 전달된다

<알라딘>의 성공으로 관객이 다시 4D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4DX 팀은 한 번 더 점프업을 할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기술에서 감독으로 시선을 돌렸듯, 이번엔 감독에서 관객으로 시선을 옮기기로 했죠.

우선 영화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을 때 ‘관객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할지’를 가장 먼저 고려하기로 결정해요. 콘셉트를 잡는 건 제작 과정에서 맨 처음 단계예요. 제작 기간이 2~3주 정도 소요되는데, 그중 3~4일을 콘셉트 잡는 데 할애해요.

그런데 기술의 영역인 4DX가 어떻게 감성의 영역인 감정을 표현하냐고요?

“콘셉트를 잡을 때 가장 중요한 건 ‘관객이 어떤 감정을 품고 상영관을 나가게 할까’예요. <탑건: 매버릭>은 관객이 매버릭이란 캐릭터의 성장을 함께 느끼길 바랐어요. 매버릭이 교관으로 등장해서 좌충우돌하다가 결국 훌륭한 롤 모델로서 성장하는 과정에 흐름을 맞췄죠.

정말 전투기를 타는 듯한 현실감도 중요했지만, 더 중점에 둔 건 매버릭의 성장하는 비행 스타일이었어요. 초반에는 일부러 비틀비틀 불안정한 흔들림을 만들었어요. 매버릭이 성장할수록 비행 효과도 점점 안정적이고 정제되어 갔어요.”
_이지혜 4DX 프로듀서

콘셉트를 정했으면 신scene 별로 쪼개서 연출해요. ‘전투기들이 기관총을 난사하며 싸우는 도그 파이트dogfight 신에서는 긴장감이 폭발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그 뒤에 더 작은 프레임 단위로 효과를 구현하죠. 몇 분 몇 초, 상대 전투기가 공격할 때 섬광 효과를 넣는 식이에요.

효과를 입힌 뒤에는 영화 제작사의 큐씨QC*를 받아요. <탑건: 매버릭>은 할리우드에서 조셉 감독이 직접 두 번이나 큐씨를 봤죠. 조셉 감독은 ‘알람 소리가 울릴 때 진동이 더 컸으면 좋겠다’, ‘전투기의 플레이가 나올 때 섬광 효과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등 구체적인 피드백을 보냈다고 해요.
*Quality Control. 완성된 작품의 퀄리티가 의도한 정도에 맞는지 검토하는 과정.

그렇게 올해 6월 개봉한 <탑건: 매버릭> 4DX. 역대 최다 4DX 관객을 동원했어요. 4DPLEX는 박스 오피스 매출 역대 최고치인 6000만달러(약 860억원)*를 기록했죠. 4DX 관람객 수는 글로벌 276만명으로, CGV 전체 관객의 12%나 차지해요. 관객들은 ‘이건 꼭 4DX로 봐야 한다’, ‘인생 최고의 4DX 영화다’ 등의 평을 남겼어요.
*4DPLEX는 4DX와 ScreenX 두 개의 상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탑건: 매버릭>의 경우 4DX로 약 570억원, ScreenX로 약 290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Chapter 5.
<아바타: 물의 길> : 상상의 재현으로 경험의 가치를 키우다

여러분은 4D를 왜 보세요? 저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험’에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느껴볼 수 없는 감각을 4D를 통해 경험할 수 있잖아요. 우리가 언제 양탄자를, 전투기를 타보겠어요!

경험의 가치는 상상의 세계일 때 더 커져요. 그래서 4DX는 특히 애니메이션 장르, 판타지 장르와 궁합이 잘 맞는대요. 4DPLEX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하지 않았던 팬데믹 기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4DX가 크게 인기를 얻었다고 하죠.

이번 14일에 개봉하는 <아바타: 물의 길>이 유독 더 기대되는 이유예요. 이지혜 PD는 관객이 직접 나비족이 돼서, 아바타의 세계에 교감하는 ‘일체감’에 신경 썼대요.

“4DX가 제일 잘하는 게 관객을 영화 속으로 들여보내는 거예요. 나비족이 아바타 세계 속 크리처creature·생명체들과 촉수로 링크를 하잖아요. 그것처럼 관객이 진짜 아바타의 세계에 링크되는 거죠.

<아바타>의 배경이 숲이었다면, <아바타: 물의 길>의 배경은 물이에요. 사람이 물에 들어가면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얻죠. 그 감정을 일으키고 싶었어요.”
_이지혜 4DX 프로듀서

관건은 물의 디테일이었어요. 워터 효과로 물이 살결에 부드럽게 마찰하는 느낌, 물살에 휩쓸렸을 때 한 템포 늦게 흔들림이 오는 느낌 등을 집중해서 표현했죠.

물은 그렇다 쳐도, 판도라 행성의 그 많은 상상 속 크리처들은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이전 영화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던 모션을 찾아보거나, 고래나 공룡처럼 크리처와 닮은 동물을 참고했대요. 크리처를 타고 있는 나비족의 표정, 근육의 움직임을 보며 상상의 질감을 추측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모은 정보를 사전화해서 캐릭터마다 고유한 모션을 지정했죠.

상상의 세계를 물리적으로 표현하는 일만큼 힘든 게 있을까요? 일반 영화의 4DX화 작업이 2~3주가 걸리는 반면, <아바타: 물의 길>은 약 5주가 걸린 대형 프로젝트였어요. <아바타: 물의 길> 제작을 맡은 존 랜도 프로듀서는 특화관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죠.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 영화관의 발전된 기술에 놀랍니다. <아바타> 시리즈는 영화에 대한 인식을 바꿨어요. 과거에는 ‘나 이 영화 봤어’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나 이런 영화를 경험했다’고 이야기할 겁니다. 4DX 등 한국에서 나온 혁신적인 상영 기술에 우리의 콘텐츠가 합쳐진다면 말이죠.”
_존 랜도 프로듀서, 2022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hapter 6.
마치며 : 체험이 있는 한 영화관은 죽지 않는다

4DX는 업계에서 ‘영화관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아요. 넷플릭스의 시대지만 사람들이 영화관에 와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니까요.

실제로 영화관 전체 관객 수는 줄고 있지만, 특화관 관객의 비율은 계속 늘어요. 4DX 매출이 영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초기엔 미미했지만 지금은 3%에 육박하죠. 4DX 상영관 수는 전체 상영관의 0.4%밖에 되지 않는데도요.

자부심은 없을까요? 이 PD는 웃으며 답했어요. “기술을 통해 콘텐츠에 몰입하도록 돕는 일. 이게 바로 4DX 팀의 사명”이라고요.

“저희끼리 그런 농담을 해요. ‘우리가 만든 4DX를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와서 볼 수도 있고, 영국 시골의 할아버지가 볼 수도 있어.’ 그런데 누가 와서 보든 그건 상관없죠. 저희에겐 다 똑같은 한 명의 관객이에요. 자부심보다는 영화를 보는 그 누구에게든 최고의 몰입을 느끼게 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죠.”
_이지혜 4DX 프로듀서

ScreenX, 영상에 웅장미를 더하다

CGV는 4DX 이후에도 몰입 극대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2015년 상용화된 ScreenX가 대표적이죠. 상영관 벽 3면에서 모두 영상이 나오는 거예요!

ScreenX는 카이스트와의 산학 협력으로 개발됐어요. 2010년대 초엔 상영 전 광고 영상으로 테스트하다가, 2013년 김지운 감독의 ScreenX 전용 영화 <더 엑스>를 개봉했죠.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초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어요.

ScreenX 역시 제작에 공이 많이 들어가요. 양쪽 벽에 나오는 영상은 모두 ScreenX 제작팀에서 직접 만들어요. 우주가 배경이면 그래픽 작업을 통해 벽을 채울 별 영상을 만들고, 스튜디오에서 따로 촬영을 하기도 하죠. 이번 <아바타: 물의 길>에서는 자연물을 재현하기 위해 힘썼대요.

“4DX가 영화에 물리적인 체험을 더했다면, ScreenX는 영상에 웅장미를 더하는 작업이에요. 영화 속 풍경은 한 면의 스크린 안에 담기엔 아까울 때가 많습니다. <아바타: 물의 길>도 그런 경우죠. 사람의 시야에서 벗어난 공간까지 숲과, 바다와, 하늘이 이어진다고 떠올려보세요. 관객이 영상을 보는 게 아니라, 영상 속에 관객을 담는 거예요.”
_오윤동 ScreenX 프로듀서

처음에 4DX 팀은 네 명으로 출발했잖아요. 지금은 ScreenX 팀을 포함해 4DPLEX 직원은 300명에 달해요. CGV는 용산의 4DX·ScreenX 통합관처럼 두 기술이 합쳐진 공간을 더 늘릴 계획이래요. K-POP 스타 공연, 웹툰 같은 다양한 콘텐츠도 개발하고 말이에요.

“상영 기술은 영화의 스케일을 키웁니다. 스케일이 커질수록 관객의 몰입도는 점점 높아질 테죠. 사람들이 극장을 찾는 건 집에서 영화를 혼자 보지 않고, 더 몰입해서 보겠다는 의지잖아요. 저희의 일은 관객의 그 의지를 실현시키고, 콘텐츠가 더 빛날 수 있게 돕는 거예요.”
_오윤동 ScreenX 프로듀서




롱블랙 프렌즈 C

저는 재밌다고만 생각하며 봤던 4DX랑 ScreenX에 이런 노력이 들어가는지 몰랐어요! 사실 티켓값 비싸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돈이 하나도 안 아깝네요!

롱블랙 피플! 영화 볼 때 특히 좋아하는 극장이 있어요? 그 이유가 뭐예요? 롱블랙 슬랙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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