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켄스탁 : 250년 된 샌들 브랜드, 못생김을 브랜딩하다


롱블랙 프렌즈 C 

얼마 전 ‘2022년 가장 사랑받은 패션 아이템’*이 발표됐어요. 그 중 신발 카테고리 1위는 바로 버켄스탁Birkenstock! 버켄스탁의 사계절 샌들 ‘보스턴 클로그Boston Clog’는, 2022년 검색량이 전년보다 무려 593% 늘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죠.
*글로벌 패션 플랫폼 리스트Lyst 발표.

2022년 11월에는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 버켄스탁 신발이 한화 약 2억90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됐어요. 스티브 잡스가 신었던 버켄스탁이었죠. 잡스의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해요!

알고 보니 버켄스탁, 2021년에 명품 그룹 LVMH의 소유가 됐더라고요? LVMH 산하 사모펀드 L 캐터톤L Catterton이 40억 유로(약 5조3500억원)에 인수했어요. 내가 신던 사무실용 슬리퍼가 루이비통의 가 소속이었다고? 깜짝 놀라서 버켄스탁을 좀 파헤쳐 봤어요.


Chapter 1.
목욕탕 슬리퍼로 출발한 249년 된 브랜드

버켄스탁이 249년 역사를 가진 브랜드란 거 아셨나요? 1774년, 창립자 요한 버켄스탁Johann Adam Birkenstock이 독일의 작은 마을 교회에서 신발공으로 일하던 게 시작이었어요. 

버켄스탁을 ‘샌들 브랜드’로 만든 건, 창립자의 증손자인 콘라드 버켄스탁Konrad Birkenstock이에요. 콘라드는 1896년 프랑크푸르트에 신발 공장을 짓고, 본격적으로 버켄스탁을 세상 밖으로 가지고 나왔어요.

콘라드는 특히 독일 목욕탕으로 관광을 오는 유럽인과 미국인에 주목했어요. 그들에게 버켄스탁을 ‘목욕탕용 슬리퍼’로 마케팅했죠. 수선공 요한이 개발한 굴곡진 밑창의 슬리퍼는 발이 편한 사우나용 신발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요.  

콘라드는 내친김에 시그니처 깔창 개발에 나섰어요. 1890년대 후반 약 15년간 신발 장인들과 교류하며 버켄스탁 특유의 코르크 깔창, ‘풋베드footbed’를  개발했어요. 코르크 소재로 푹신하면서도 가볍고, 발에 실리는 압력이 발 전체로 골고루 분산돼 부담이 덜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