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가고시안 : 연매출 1조 화랑 제국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롱블랙 프렌즈 C

2022년 한국 미술 시장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어요! 2021년의 7563억원 대비 32%나 성장했죠. 아트 페어 매출 상승의 힘이 커요.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가 서울에서 열리기도 했잖아요. 미술 시장을 보다 보니, 이 사람이 눈에 띄었어요. 프리즈 서울에도 왔던, 래리 가고시안Larry Gagosian!

가고시안은 세계 최정상급 아트딜러예요. 제프 쿤스Jeff Koons,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리차드 프린스Richard-Prince 같은 현대 미술의 거장들을 발굴하거나 키워냈죠. 그의 이름을 딴 뉴욕의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는 연 매출이 약 1조 원에 달한다고 해요. 와, 갤러리 한 곳의 매출이 한국 미술 시장 매출과 맞먹어요! 

가고시안은 상류층 출신도 아니고,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어요. 이십 대 때 거리에서 포스터를 팔던 사람이에요. 그는 어떻게 업계 최정상에 올랐을까요?

Chapter 1.
부자 컬렉터는 가고시안의 입을 보고 산다

부자 컬렉터들은 눈이 아닌 귀로 그림을 산다는 거 아셨나요? 재무 설계사를 믿고 자산을 투자하듯, 아트 딜러의 말을 믿고 구매를 결정해요. 가고시안 갤러리 직원들이 고객에게 전화해 “래리가 선생님 컬렉션에 이 작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라고 하면, 거의 모든 고객이 그림을 구매하죠. 4명 중 1명은 “어떻게 생긴 거예요? 가격이 얼마인가요?”라고 묻지도 않은 채 산다고 해요. 

그래서 미술계에는 ‘가고시안 효과Gagosian Effect’라는 말이 있어요. 가고시안이 선택한 작품은 열이면 열 가치가 오른다고 해서 생긴 말이에요. 대표적인 예가 미국 작가 조나스 우드Jonas Wood예요. 1만 달러(약 1300만원)였던 그의 그림값은, 지난 십년 새 100배 넘게 올랐어요. 가고시안 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된 덕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