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L
내가 요즘 좀 피곤해. 다음 달에 런칭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거든. 부담감 때문에 잠이 안 오는 거 있지. 푹 자고 일어난 게 언제인지.
몽롱하게 걷다가 한 지하철 광고를 봤어. 곤히 잠든 여성 모델 옆 카피. 눈이 번쩍 떠져. “오늘은 코자아.” 어, 이거 나한테 필요한 얘긴데! 무슨 광고지?
‘코자아’란 수면음료래. 수면음료? 마시면 푹 자는 데 도움이 되는 음료라고? 그런 게 있다니, 믿을 수 없어. 직접 물어봐야지. 서울 관악구 사무실에 이수현 로맨시브 대표를 만나러 갔어.
참, 나처럼 잠 못드는 롱블랙 피플 있어? 노트 다 읽으면 선물을 좀 주려고 하는데. 꼭 챙겨가길 바래.
Chapter 1.
바텐더가 된 대학생, 수면음료 시장을 발견하다
‘코자아’는 한국 수면음료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야. 수면음료란 단어도 생소하던 2021년 12월에 탄생했거든. 지금까지 팔린 음료는 40만 병. 매출 기준 국내 1위 수면음료야. 코자아를 내놓은 건 로맨시브의 이수현 대표.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4년째 휴학 중인 20대 사업가야.
이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꿈이 분명했대. 사업가. 존경하는 인물은 스타벅스 창립자인 하워드 슐츠야. 시중에 나와 있는 자서전은 모두 다 읽었대. 어떤 책은 다섯 번도 넘게 말이야.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커피라는 아이템 하나로 어떻게 이렇게 큰 브랜드를 만들었을까, 또 어떻게 전 세계 사람을 사로잡았을까. 나중에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경영학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던 이수현 대표. 수험 생활 중에 음료의 세계에 빠졌다고 해. 공부하다 보면 입이 심심하잖아? 편의점에 가서 신상 음료를 하나씩 살펴보고 마시는 게 낙이었다는 거야.
자신이 특히 미각이 발달했다는 것도 그때 알았대. 음료를 맛보고 어떤 성분이 들어갔을지 짐작해 보면 얼추 맞더라는 거지. 신기하네.
“한번 빠지게 되니 음료라는 식품이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제한된 용량 안에서 펼쳐지는 예술처럼 느껴졌어요. 첫맛, 중간 맛, 끝맛이 묘하게 다르고요.
음료가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것도 저는 참 좋았어요. 어떤 장소라도 커피 한 잔, 녹차 한 잔이 있으면 따뜻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시작되잖아요.”
목표로 한 대학에 진학한 이 대표. 재무 관리, 회계 원리 같은 실전 수업을 열심히 들었어. 사업에 가장 필요한 수업이라 생각했대. 그러다 돌연 휴학을 해.
“아무래도 수업은 원론적이잖아요. ‘사업을 빨리 시작하려면 현장에서 일을 배우는 게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음료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했던 상황. 대학 앞 한 재즈바에 바텐더로 취직했어. 음료 제조법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대. 2년 동안 바텐더로 일했어. 그러다 뜻밖의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거야.
“동네 술집이었거든요. 주중엔 혼자 오는 손님들이 많았어요. ‘잠이 안 와서 왔다’ ‘술을 한잔해야 잠이 온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수면제를 드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이렇게 멋진 손님들이 잠 때문에 괴로워하시는 게 안타까웠어요. 저도 고등학생 시절에 불면증을 겪어서 그 고통을 잘 알았거든요.”
이수현 대표, 불면증 관련 자료를 찾다 눈이 번쩍 뜨였대. 해외에선 이미 수면음료 시장이 두텁게 형성됐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사실 술은 불면증에 도움이 안 돼요.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회피에 가깝죠. 빠르게 잠이 들 순 있지만, 깊게 잠들지 못하거든요. 건강하고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는 음료를 만들고 싶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수현 대표. 2021년 초에 바텐더를 그만둬. 사업 준비를 시작하지. 바텐더로 번 1000만원을 손에 쥐고 말이야.
Chapter 2.
신맛 나는 대추 씨앗을 발견하다
수면음료란 아이템을 발견한 이수현 대표. 빠르게 움직였어. 코자아의 초기 버전 ‘리체라*’를 내놓은 게 2021년 12월. 그러니까 ‘수면음료로 사업을 해보겠다’고 결심한 지 단 11개월 만이야.
*자유라는 뜻의 리브레와 음료라는 뜻의 시체라를 합성했다. 밤의 고민에서 자유로워지는 음료라는 의미를 담았다.
와, 나도 느린 건 못 참는데. 건강보조식품을 구상부터 개발, 생산까지 11개월만에? 엄청난 속도네.
“잠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이미 확인했잖아요. 해외에선 수면음료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었고요. 마음이 급했어요. 시장을 선점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잠깐, 수면식품 시장이 그 정도야? 찾아보니 엄청나더라. 2021년 기준 세계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야. 연평균 성장률은 7.2%고.
수면음료는 그중에서도 가장 무섭게 성장하는 카테고리야. 시장 규모 4546억원에,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23%!
이 정도 시장이니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무섭게 뛰어들고 있어. 특히 미국 시장이 뜨거워. 올리, 나이트푸드, 드림워터, 솜슬립 같은 스타트업 브랜드가 인기거든. 펩시와 코카콜라도 각각 드리프트웰DriftWell, 칠아웃ChillOut이란 브랜드로 수면음료를 내놓고 있어.
그런데 우리나라는 플레이어가 아무도 없다니, 이 대표가 분주했던 이유를 알겠네.
이 대표는 도서관부터 갔어. SCI급 연구 논문과 임상 연구 논문을 뒤졌대. 관련 특허 71종을 검토했지. 수면에 도움이 되는 원료를 찾아 나선 거야.
몇 개월을 파고드니 불면증에 의미 있는 원료는 45종으로 요약되더래. 이 중에서도 이수현 대표가 가장 주목한 원료는 ‘산조인酸棗仁’이었어. 한국말로 풀면 ‘신맛 나는 대추의 씨앗’.
산조는 멧대추라고도 해. 우리가 평소 보는 대추보다 작고 둥글납작하게 생겼어. 가운데 씨앗은 과육에 비해 큰 편이지. 이게 산조인이야.
“중국에선 오래전부터 불안과 불면을 다스리는 데 도움 되는 약재로 쓰였어요. 1700년 전 문헌에도 나올 정도로요. 이미 효과를 검증한 임상 논문도 많았고요.”
문제가 있었어. 가격이야. 한국에선 산조가 나지 않거든. 중국산 산조인은 품질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 원료만 1kg에 12만원을 넘는대.
“가장 오랜 기간 효과가 검증된 원료잖아요. 비싸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대신에 철저하게 효과를 확인하고 들여왔죠.”
산조인이 불면에 도움이 되는 건 주주보사이드jujuboside라는 성분 덕분이거든. 사포닌의 일종이지. 수입하는 산조인마다 이 주주보사이드 성분이 얼마나 함유됐는지를 검사하고 있대. 비슷하게 생긴 면조인이라는 원료가 섞여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살피기 위해서야.
산조인이 들어가면서 제품 가격은 좀 비싸졌어. 지금 판매되는 코자아 한 병(100ml)의 정가는 8500원. 지금 웹페이지에서 할인 중이지만 5960원. 만만치 않은 가격이네.
“프리미엄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선물하고 싶은 제품, 가장 확실한 제품으로 포지셔닝해야겠다고요.”
Chapter 3.
오뚝이 정신, 유산균 발효를 완성하다
원료를 찾는 것과 식품을 개발하는 건 다른 문제였어. 이 대표에겐 공동창업자가 필요했지. 식품 개발 지휘자 말이야.
지인의 지인을 수소문했어. 그리고 식품생명공학을 전공하고 기능성식품 랩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던 지금의 CTO최고기술책임자, 최주희 씨를 만났어. 그 역시 “코카콜라 같은 큰 음료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꿈을 지닌 사람이었지.
둘은 다양한 실험을 시작했어. 빠르게, 깊고 개운하게 잠들 수 있는 최상의 원료 배합을 테스트한 거지. 산조인 외에 나른한 느낌을 주는 테아닌, 졸리게 만드는 홉,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을 만들어내는 L-트립토판* 등을 섞었어. 자몽 맛으로 쓴맛을 잡고 말야.
*우울증이나 불면증, 비만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아미노산
이제 남은 건, 생산! 그런데 쉽지 않더래. 코자아의 핵심은 유산균 발효였거든. 유산균 발효 과정에서 산조인의 유효 성분이 증대된다는 걸 확인했지. 정부 지원을 받아 특허맵을 분석하고, 서울대 식품대사체 연구실의 도움으로 성분 분석 실험을 진행한 결과였어.
성분 실험이 끝나니 진짜 고비가 시작됐대. 양산화! 가장 어려웠던 건 유산균 발효 시설을 갖춘 공장을 찾는 일이었어.
“전국에 식품 공장이 200개 정도 되거든요. 식약처 식품 제조시설 등록 리스트를 보면서 정말 모든 공장에 전화를 돌려본 것 같아요.”
‘진짜 발효’를 하는 공장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였어. 대부분의 공장이 원료를 전부 섞어 숙성시키거나 효소를 넣고 섞는 작업을 발효라고 생각하더라는 거야. 특정 온도와 시간 동안 균주를 배양하고 발효할 수 있는 공장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대.
“단 한 곳이라도 저희가 원하는 조건으로 발효하는 공장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계속 연락을 돌렸죠. 다행히 세 곳의 공장을 찾고 그중 한 곳과 생산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렇게 발효된 원료가 LCR-산조인추출물발효분말(현 coza산조인추출발효물)이야. 리체라가 탄생한 거지.
광고 대신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품이 완성됐으니 마케팅이 필요하지? 그런데 광고비가 한 푼도 없었대. 종잣돈 1000만원에 정부 지원을 긁어모아 만든 1억원을 제품 개발에 다 써버렸거든.
이 대표는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했어. 제품을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데다가, 일단 펀딩 자금도 들어오니까 말야.
“사람이 간절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걸 이때 알았어요. 친구는 물론이고 바텐더 시절의 손님들, 초등학교 선생님들께도 전화를 돌렸어요. ‘진짜 효과 있는 제품이니까 믿고 한 번만 펀딩해달라’고 부탁했죠.”
그렇게 단행한 크라우드 펀딩의 결과는? 무려 5800만원! 목표치인 5000만원을 웃돌았지. 게다가 이 시기에 겹경사가 터졌어. 투자사에게 투자도 받았거든.
Chapter 4.
리브랜딩 : 고객 목소리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법
11개월 만의 제품 출시 이야기. 숨 가쁘다고? 아직 일러.
코자아의 런칭 초기 이름은 리체라였다고 했지? 맞아, 리브랜딩을 한 거야. 그것도 리체라를 출시한 지 7개월 만에!
와디즈 펀딩이 성공적이었잖아? 그런데 왜 바로 리브랜딩을 했을까?
“반응이 좋아서 더 그랬어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니, 동시에 아쉬운 점들도 크게 보였거든요.”
가장 희망적인 건 재구매율이었어. 펀딩에 참여한 고객 절반이 자사 몰에서 제품을 재구매했거든. “정말 잠을 푹 잤다” “고맙다”는 후기가 이어졌지.
문제는 ‘리체라’라는 제품명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단 거야. 포털 사이트엔 “보라색 병에 담긴 수면음료 이름이 뭐죠?”라는 질문이 올라오곤 했대.
“이름은 어감이 좋으면 된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저희같이 기능이 중요한 제품은 좀 더 직관적인 이름이 어울린다는 걸 배웠죠. 제품이 더 유명해지기 전에 빠르게 바로잡고 싶어 리브랜딩을 서둘렀고요.”
패키지도 완전히 달라졌어. 리체라 디자인을 볼까? 감성적이야. 달과 별이 뜬 밤하늘을 배경으로 여신 같은 캐릭터가 누워있어. 그 위로 적힌 메시지는 “굿나잇Good Night”.
그럼 코자아는? 같은 보라색인데 느낌이 완전히 달라. 채도와 명도를 올린 밝은 보라색. 야광 빛 연두색으로 달리는 사람이 그려져 있어. 그 아래 적힌 메시지는 “너의 꿈을 마셔Drink Your Dreams”. 리브랜딩의 핵심이 뭔지 딱 알겠지?
“고객을 만나보니 알겠더라고요.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은 왠지 차분하고 정적일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아니었어요. 오히려 굉장히 열정적이어서, 하고 싶은 일이 많거나 무언가에 빠져있어서 잠을 못 자는 분들이 더 많았어요. ‘이들은 왜 푹 자고 싶어 할까’ 하고 생각했어요. ‘더 활기찬 내일을 위해서’라는 답이 나왔죠.”
이 리브랜딩의 방향성, 모두 고객 목소리를 들은 결과였어. 그뿐 아니었지. 맛도 자몽 맛에서 체리 맛으로 바꿨어. 고혈압 환자들이 “자몽 성분을 먹을 수 없다”고 말했거든. 용량은 110ml에서 100ml로 줄였지. “출장길 비행기에서 먹고 싶다”는 고객 목소리 덕이었어.
그렇게 2022년 12월, 완전히 달라진 코자아가 탄생했어. 결과는 좋았냐고?
“리체라가 1년 동안 달성한 검색량을 코자아가 두 달 만에 따라잡았어요. 고객 목소리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말고 반영해야 한다는 걸 배웠죠.”
Chapter 5.
우리 고객이 더 많이 반짝일 수 있도록
이수현 대표, 리브랜딩을 결심할 때 회사의 중대 결정을 함께 내렸대. 음료냐 수면이냐. 회사의 무게 중심을 어느 쪽에 둘지 고민하다가 수면으로 결정했다는 거지. 음료 전문 회사가 아니라 수면 전문 회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거야.
“전 집요하게 리뷰를 찾아보는 스타일이에요. 저희 제품으로 삶이 바뀌고 있다는 고객들의 리뷰가 너무 뭉클하게 다가왔죠. 동시에 수면 관련 시장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도 깨달았고요.”
이 대표는 종종 고객들과 대화를 나눠. 사무실에 걸려 오는 문의 전화를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받거든. 어떤 고객은 “잠을 잘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로 시작해 1시간 동안 대화를 이어가기도 한대. 고객과 함께 울면서 전화를 끊은 적도 있었고 말야.
이수현 대표는 “저희 고객들은 누구보다 반짝이는 사람”이라고 말해.
“수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목표가 더 뚜렷해요. 때론 좌절하고 불안할지라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사람들이죠. 이루어지든 그렇지 않든, 꿈을 품고 있다는 건 반짝이는 일이잖아요. 새 패키지에 달리는 사람을 그려 넣은 것도 그래서예요.”
어떤 이들은 습관을 바로잡으려고 코자아를 마시기도 한대. 다른 일에 빠져서 자꾸 잠드는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잖아. 일종의 ‘잠들기 전 의식’처럼 코자아를 마시는 거지.
“저는 코자아가 밤의 에너지드링크라는 생각도 해요. 다음 날 힘을 내야 할 때 마시는 음료니까요. 간밤에 개운하게 잔 것만큼 기분 좋은 게 없잖아요. 더 많은 분들에게 그런 아침을 선물하고 싶어요.”
Chapter 6.
마치며 : 기술로 낭만을 구현하다
로맨시브. 회사 이름이 독특하지? 로맨틱romantic과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란 두 단어를 합쳐서 만들었대. 낭만과 기술을 모두 잡겠다는 의미를 담았어. 회사 슬로건도 “기술로 낭만을 구현하다”야.
기술은 알겠는데… 낭만은 뭐지?
“실용적인 기술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죠. 그런데 저는 늘 감성적인 가치를 함께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감성’이라는 단어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빠져드는 몰입의 순간이 있잖아요. 큰 꿈이 되었건, 소소한 행복이 되었건 말이에요. 그 순간의 감정을 ‘낭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그런 감정을 응원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의 로맨시브는 기술 구현, 즉 제품을 제대로 만드는 데 집중해 왔어. 광고 문구엔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설명이 꼭 들어갔지.
이제부터는 낭만을 조금씩 챙기려 한대. 코자아만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지하철 광고도 시작했고, 바른생각 등 결이 맞는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고 있어.
“실제로 잠에 대해 연구할수록 기능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이수현 대표는 말해. 바로 심리적인 안정이야.
“어떻게 보면 ‘이 대추 씨앗 성분으로 푹 잘 수 있다’는 설명보다 ‘당신은 이미 너무 멋지고, 잘하고 있다’라는 위로가 저희 고객에게 더 필요할 수도 있어요. 저희 고객들이 유난히 반짝이는 사람들이란 걸 알았으니, 앞으론 그걸 많이 알리고 싶어요.”
수면음료 시장은 계속 성장할 전망이야. 대기업들이 뛰어들기 시작했거든. 최근에 한국야쿠르트가 ‘쉼 수면케어’라는 제품을 내놨어. 2024년 상반기엔 다른 대기업들의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식품회사들과 경쟁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희는 수면 전문 회사로 자리 잡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뇌파 전문가를 채용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연구팀과 신제품 개발을 하고 분당서울대병원과 임상 실험도 진행 중이고요.”
1월엔 코자아라는 브랜드로 필로미스트pillow mist*가 출시돼. 더 다양한 제형의 수면식품도 나올 예정이지. 이수현 대표는 코자아가 ‘수면계의 룰루레몬’이 되길 원한대. 무슨 말일까?
*숙면을 도와주는, 침구에 뿌리는 미스트
“고객을 만나며 느낀 건, ‘누구나 본인이 원하는 잠은 다르다’는 거예요. 불면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잠을 원하는지에 따라 저희가 개별화된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코자아는 단순히 수면음료에만 그치고 싶지 않아요.
룰루레몬은 기능성 요가복에서 연 9조원 매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됐어요. 로맨시브는 기능성 수면식품으로 출발해 수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어요.”
롱블랙 프렌즈 L
인터뷰 내내 이 대표의 빠른 실행력이 놀라웠어. 나도 안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오늘의 노트를 요약해 봤어.
1. 이 대표는 바텐더로 일하다 불면증 고객을 만나. 그러곤 수면음료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지.
2. 논문과 특허 71종을 검토하며 ‘산조인’이란 원료를 찾아내.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고민했지만, 이내 프리미엄 제품이 되기로 해.
3. 발효 및 생산을 무사히 성공시킨 이 대표. ‘리체라’를 내놨어. 하지만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7개월 만에 리브랜딩을 결심해. 이름, 맛, 패키지, 용량 등 모든 걸 바꿔 ‘코자아’가 나왔지.
4. 이 대표는 코자아의 고객을 “누구보다 반짝이는 사람”으로 정의해. 때론 좌절하고 불안할지라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사람들이지.
5. 이 대표의 회사, 로맨시브는 기술과 마케팅 모두를 잡는 회사가 되려 해. 제품군도 늘릴 예정이지. 수면계의 룰루레몬이 되는 게 목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