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 두 번 추락한 브랜드가, 역사책에 기록될 컴백을 하기까지


롱블랙 프렌즈 L 

나 너무 놀랐어. C가 코치COACH 가방을 들고 왔더라고! 아니, 코치라니. 2000년대에 메던 브랜드 아냐? 반전은 2023년 현재, 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핸드백 브랜드라는 거야.*
*글로벌 데이터 분석기관 비주얼 캐피탈리스트 조사 결과.

코치가 돌아왔어. 아주 화려하게. 2023년 1분기에만 11억6000만 달러(약 1조5457억원) 매출을 달성했어. 영업이익률이 무려 75%. 구찌, 입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모두 감소했는데, 코치만 예외였어. 언론은 코치를 두고 이렇게 얘기해.

“코치의 컴백은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다.”
_2022년 VARSITY


Chapter 1.
밀당 없는 브랜드의 추락

1941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공방에 여섯 명의 가죽 장인이 모였어. 야구글러브로 가죽 지갑을 만들었지. 코치의 시작이었어. 미국적인 정체성이 확실한 브랜드였지. 날렵하고 세련되기 보다는, 코치만의 투박한 감성이 있었어.

시간이 흘러, 코치는 ‘접근 가능한 럭셔리Accessible luxury’로 포지셔닝했어. 90년대 코치 핸드백의 가격은 약 50만원. 명품 브랜드 디올의 새들백이 660달러(약 88만원)였던 걸 보면, 확실히 저렴해. 코치는 어느새 미국 중산층이 드는 핸드백의 상징이 됐어.

2000년 코치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훨씬 커졌어. ‘시그니처 컬렉션’을 선보인 후엔 훨씬 더! 베이지색 캔버스에 큼지막한 CC로고가 빈틈없이 들어간, 코치의 대표 아이템이야. 당대 하이틴 스타였던 애슐리 티스데일Ashley Tisdale이, 코치 토트백을 들고 레드카펫에 오르기도 했지.

파죽지세로 성장한 코치. 미국 전역에 아울렛 매장을 350여 개나 열었어. 이게 몰락의 시작이었을 줄이야. 많이 팔고 싶어서, 많이 만들었어. 재고 부담은 커졌고, 할인 행사를 늘렸지. 이게 패착이었어. 자주 할인하는 브랜드, 평상시엔 안 사고 싶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