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라 허스트 : LVMH는 왜 “인류가 위험하다”는 디자이너에게 투자했을까

2024.09.02



롱블랙 프렌즈 L 

그 얘기 들어본 적 있어? 럭셔리 브랜드 업계에선, 남은 재고를 불태우기도 한단 거. 시장에 물량이 풀려 가치를 떨어뜨리느니, 차라리 없애 버리는 게 낫다는 논리야. 실제로 한 브랜드는 5년 동안 약 1000억원 어치의 제품을 소각해 논란이 됐어.

그런데 이런 흐름을 뒤집으려는 디자이너가 있어.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 남은 재고와 원단을 재활용해 신제품 컬렉션을 만들거든. 업계 문제를 꼬집는 말도 거침없어.

“프랑스엔 팔리지 않은 옷을 없애버리는 럭셔리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 모든 귀중한 자원을 태워버린 거죠. 미친 짓 같지 않나요?”
_가브리엘라 허스트, 2022년 미션매거진 인터뷰에서

가브리엘라가 만든 동명의 브랜드, 인기도 좋아. 대통령 영부인인 질 바이든Jill Biden부터 배우 브리 라슨Brie Larson,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팬이거든. 연 매출은 약 2400만 달러(약 320억원). 2015년 시작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2019년엔 LVMH가 투자했지.

“럭셔리 브랜드가 친환경 실천에 가장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브랜드, 어떻게 미션과 사업성을 동시에 챙긴 걸까? 한번 알아봤어.


Chapter 1.
우루과이 목장 소녀, 패션과 사랑에 빠지다

허스트가 처음부터 럭셔리에 관심 있었던 건 아냐. 1976년 우루과이의 항구 도시 페이산두Paysandu에서 나고 자란 시골 소녀였거든. 가족은 무려 5대째 목장을 운영해 왔어. 2000만 평의 광활한 땅에서 소와 양을 몰았지.

목장은 그야말로 강한 자들만 살아남는 곳이었대. 말에서 떨어진 어머니가, 이가 빠진 채 피를 줄줄 흘리던 장면. 허스트가 떠올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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