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루카리 : 마케팅팀은 돈만 쓴다고? 일본 1위 중고거래 앱의 돈 버는 마케팅


롱블랙 프렌즈 L 

마케터라면 ‘KPI(핵심성과지표)’ 모르는 사람 없겠지? 성과 측정의 기본이잖아. 그런데 어떤 기업의 마케팅은 KPI를 신경쓰지 않을 때 성과를 내기도 하더라. 일본 1위 중고 거래 플랫폼 메루카리メルカリ처럼. 

메루카리는 2013년 출발한 중고 거래 플랫폼이야. 창립 5년 만에 유니콘이 됐어,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2200만 명이 넘지. 얼마 전엔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매출 1874억 엔(약 1조7417억원), 영업이익 174억 엔(약 1617억원). 

요즘엔 독특한 마케팅 행보로 주목받고 있어. 2023년엔 2000년대 가정을 재현한 팝업스토어를, 2024년엔 이름을 모르는 물건만 모아 전시를 열었어. 게살 발라 먹는 포크나 물고기 모양 초밥용 간장통 따위를 선보였지. 

중고 거래 플랫폼이 왜 이런 캠페인을 여는 걸까? 자세히 알아봤어.


Chapter 1.
와세다의 빌 게이츠, 중고 거래에서 세계를 보다

메루카리의 창업자는 야마다 신타로山田進太郎.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소질이 있었어. 커서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에 입학했고. 정작 대학에선 다른 곳에 빠졌어. 바로 인터넷. 

“인터넷이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 어디든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제겐 굉장한 충격이었고 (그래서 인터넷에) 푹 빠졌어요.”
_야마다 신타로 메루카리 CEO, 2018년 야후재팬 인터뷰에서

1996년. 인터넷이 막 태동하던 시기였어. 기업들은 너도나도 웹사이트를 만들고, 구글도 이때 시작했지. 야마다도 지지 않았어. 2학년 때는 와세다대 학생 대상의 메일 연락처 리스트를 만들고, 친구들과 함께 만든 디지털 매거진에서 편집장도 맡았어. ‘와세다의 빌 게이츠’라고 불릴 정도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