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B
최근 고1이 된 조카를 주말에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본 터라, 같이 농구라도 하려 했어요. 근데 절 보고 인사만 하더니, 곧장 방으로 들어가더군요. 손에는 스마트폰을 쥐고 있었죠.
그런 조카를 보며 고민했습니다. ‘지금의 아이들, 괜찮은 걸까?’ 하고 말이죠. 그때 정지우 문화평론가가 책 한 권을 같이 읽자고 합니다. 어린 세대가 접하는 ‘디지털 환경’의 본질을 이해해 보자면서요. 그러면서 덧붙입니다. “이건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요.
정지우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책『불안 세대』는 사회심리학 분야의 대가인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가 썼습니다. 그는 우리가 매일 쓰는 SNS에 일종의 선전포고를 하고 있어요. 특히 SNS에 노출된 아이들이 “병들고 있다”며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죠.
여기서 말하는 SN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엑스)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유튜브나 트위치, 왓츠앱처럼 온라인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모든 도구를 포함하죠. 이 중 하나도 쓰지 않는 사람은 찾기 힘들 거예요. 저만해도 몇몇 플랫폼을 매일 쓰니까요.
‘SNS가 문제다.’ 익숙한 얘기죠. 다만 뭐가, 어떻게 문제인지 깊이 고민할 일은 드물어요. 그 문제를 세대 위기로도 분석한 저자의 인사이트를 함께 정리해 볼게요.
Chapter 1.
Z세대의 또 다른 이름, ‘불안 세대’
먼저 저자는 Z세대*를 ‘불안 세대’라고 부릅니다. 이유가 있어요. 2010년부터 미국과 영국, 캐나다, 북유럽 5개국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이 나빠지는 게 보였거든요. 불안과 슬픔, 자해 등의 증상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