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C
성냥, 지우개, 돈봉투, 족자. 이 물건의 공통점이 뭘까요? 예전엔 우리 일상에 있었지만, 이제는 멀어지거나 사라져 가는 것들이에요.
이런 물건들을 되살리겠다는 브랜드가 있어요.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OIMU. ‘One Day I met You(내가 당신을 만났을 때)’라는 문장의 앞 글자를 딴 이름이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브랜드’라는 뜻이래요.
뜻은 꽤 거창하지만, 제품은 소소해요. 비즈니스가 될까 궁금했죠. 그런데 의외예요.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15%. 202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올랐어요! 민음사와 교보문고, 현대백화점, 삼성전자 같은 브랜드와의 협업도 끊이지 않죠.
비결이 뭘까요? 마침, 같은 질문을 품은 사람이 있었어요. 배달의민족과 네이버를 거친 마케팅 전문가, 이승희 브랜드 마케터였죠.
이승희 브랜드 마케터
요즘 ‘나의 고유함은 뭘까?’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내 정체성마저 흐릿해지는 것 같아서요. 그럴 때 ‘내 고유함의 한 축은, 한국적인 일상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오이뮤에요. 팔각 성냥부터 복福 캔들, 한복 소재로 만든 책갈피처럼 소소한 일상의 물건을 만들어요. 그 안에 우리의 이야기와 정서를 담죠. 이들의 제품을 보면 이렇게 묻는 것 같아요. “당신의 정체성을 이루는 건 무엇인가요?”라고.
이들과 더 대화하고 싶어졌어요. 서울 방배동의 사무실로 찾아갔죠. 부부이자 동업자인 신소현 대표와 전민성 실장을 만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