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제비아 : 슈프림을 탄생시킨 감각, 스케이트 보더의 '결핍'에서 찾다


롱블랙 프렌즈 C

슈프림Supreme, 하면 뭐가 떠올라요? 지폐 쏘는 머니건? 한 개에 3만원이나 하는 빨간 벽돌? 신선한 충격이었죠. 전 2017년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콜라보레이션이 떠올라요. 명품과 스트리트 브랜드가 만나다니. 전 아직도 슈프림 로고가 빼곡하게 박힌 루이비통 가방을 잊을 수 없어요.

20년 전만 해도 슈프림은 루이비통에 고소당하던 브랜드였다는 거, 다들 알고 있나요? 지금은 패션업계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지만, 예전엔 스케이트 보더들에게만 알려진 뉴욕의 조그만 가게였어요. 1994년에 창업하고 20년 넘게 쌓은 내공이 한참 뒤에야 빛을 보기 시작한 거죠. 조성은 작가의 슈프림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요?


조성은 작가

매주 목요일 뉴욕 맨해튼 라파예트 거리에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긴 행렬. 이 가운데는 전날 밤부터 노숙을 한 사람도 있습니다. 오전 11시, 매장의 문이 열립니다. 줄을 선 사람들은 10명씩만 매장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줄은 더디게 줄어듭니다.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품은 아이템 당 한 개. 사람들은 당장 필요가 없더라도 무조건 상품을 삽니다. 필요가 없어도 괜찮아요. 이 물건은 이베이에서 더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브랜드는 바로 슈프림입니다.

1994년 작은 스케이트보드 가게에서 출발해 패션업계의 정점에 오른 브랜드. 슈프림을 통해 미국의 스트리트 패션은 세계 패션 산업의 주류로 인정받았습니다. 슈프림의 무엇에 패션 피플은 열광한 걸까요. 창립자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가 슈프림을 통해 퍼뜨린 정신은 무엇일까요. 


Chapter 1.
전세계 14개 매장으로 2조 가치를 인정받은 브랜드 

"슈프림은 나만의 루이비통이다." 얼마 전 작고한 오프화이트의 창립자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남긴 말입니다. 

"요즘은 슈프림 없이 뉴욕 남성복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이것은 전지구적 현상이다." 이건 2017년 슈프림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열며, 당시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킴 존스Kim Jones가 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