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어른들이 가장 많이 건네는 조언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후회 없이 살아라. 둘째, 나답게 살아라.
나답게 살라는 말, 가끔은 어렵게 느껴져요. 살다 보면 내 모습을 조금씩 다르게 보여줄 때가 많잖아요. 회사에서 일할 때, 친구나 연인을 만날 때, 심지어 가족과 이야기 나눌 때도 마찬가지죠.
문득 이런 고민이 들어요. “내 진짜 모습이 과연 뭘까?” 풀리지 않는 질문에 마침 강혜빈 시인이 책 한 권을 들고 왔어요. 아동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865년 출간돼, 무려 160년간 읽힌 고전이에요.
강 시인은 말해요. 나다움을 고집하지 말고, ‘변화무쌍한 내 모습’을 인정하자고요. 그래야 험한 세상을 더 지혜롭게 살아 나갈 수 있다고 말하죠. 소설 속 앨리스가 그랬던 것처럼요.

강혜빈 시인
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처세술’의 관점으로 접근해 보려 해요. 주인공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빠져, 온갖 사건·사고를 ‘유연하게’ 돌파하는 모습을 통해서요.
앨리스는 시종일관 기묘한 사건을 겪습니다. 체셔 고양이나 모자 장수, 하트 여왕 같은 인물과 맞닥뜨린 뒤 그들의 성격에 맞춰 대응해 나가죠. 적재적소에 꺼내 쓸 ‘페르소나 카드’를 모으는 셈이에요.
여러분과 앨리스의 모험을 따라가 보려는 이유예요. 이 세상을 헤쳐나갈 여러분에게, 앨리스의 처세술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Chapter 1.
페르소나는 숨겨진 나의 ‘가능성’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이 노랫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밴드 ‘시인과 촌장’의 노래 ‘가시나무’에서 나온 노랫말이에요. 1988년에 쓰인 이 가사에 공감이 가는 건,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persona*를 쓰고 살아갑니다. 내가 속한 곳에 따라 표정이나 행동이 달라지곤 해요. 하지만 페르소나가 너무 많으면 혼란스러워요. ‘진짜 내 모습’이 기억나질 않으니까요.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서 쓰던 ‘가면’에서 온 말로, ‘사회적 가면’이라는 뜻이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에 따르면, ‘사람들이 사회에서 보여주는 외적인 모습이나 역할’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