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세탁카페’로 10년간 살아남은 16평 공간이 있습니다. 이름은 론드리프로젝트Laundry Project. 서울 해방촌의 작은 카페에서 사람들은 빨래를 돌린 뒤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죠.
동네 주민의 세탁을 책임지는 만큼, 단골도 적잖습니다. 일주일에 400~500명이 찾죠. 주말엔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해요.
‘동네 카페 70%가 3년 안에 망한다’는 통계가 떠도는 시대에, 10년째 자리를 지킨 세탁카페의 생존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햇볕 좋은 날, 이현덕 론드리프로젝트 대표를 만나 5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죠.

이현덕 론드리프로젝트 대표
평일 오전 10시. 해방촌 용산2가동 가파른 언덕 끝에 다다르자, 적색 벽돌로 채워진 건물 1층에 있는 흰색 카페가 보입니다. 가까이 가니 모서리가 녹슨 입간판이 보여요. ‘Do your laundry here!(여기서 빨래를 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쓰여 있었죠.
카페에 들어서자 오픈 준비를 하는 이현덕 대표가 보였습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화병엔, 생화가 꽂혀 있었어요. 마침 이 대표는 새 튤립을 화병에 넣고 있었어요. “오늘 아침 꽃 시장을 다녀왔다”고 그는 말했죠.
“한동안 너무 바빠 꽃을 관리하지 못한 때가 있었어요. 시든 꽃을 그냥 둘 정도였죠. 그걸 보고 어떤 손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게 사장님의 마음 상태네요’라고.
그 뒤로 일주일에 한 번은 시장에 직접 가 꽃을 사 옵니다. 신기하게도, 살아 있는 꽃을 새로 놓을 때마다 손님들이 많이 오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