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L
결혼식 갈 때 입을 옷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 것 같아? 난 써볼 거야. 옷장을 열 때마다 ‘입을 게 없다’는 생각을 하거든.
근데 나와 같은 상상을 해서 돈을 버는 브랜드가 있더라? 미국에서 ‘의류 대여’로 런칭 5년 만에 연간 이익을 낸 서비스가 나왔다는 거야!
주인공은 눌리Nuuly. 2019년에 시작된 의류 대여 구독 서비스야. 활성 구독자 수는 30만 명 이상. 2024년엔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어. 올해 3월 패스트컴퍼니가 ‘2025년 가장 혁신적인 패션 기업’ 중 한 곳으로 꼽을 정도였지.
척박한 시장에서 흑자를 낸 서비스, 뭐가 달랐던 걸까? 눌리의 전략을 포함해 시장을 먼저 개척한 서비스,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까지 함께 알아봤어. 또 한국에서 이 시장에 뛰어든 사업가의 분석도 들어봤지!
Chapter 1.
경험의 욕구, 의류 대여 시장의 근거가 되다
먼저 시장 규모부터 살펴볼까? 의류 대여 시장의 크기, 2023년 기준 62억 달러(약 9조1000억원)*에 달해. 2016년 26억 달러(약 3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성장했지.
*데이터 분석회사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가 추산한 기준을 따랐다.
9조원 규모면 엄청난 숫자잖아? 해외에선 옷 빌리는 서비스가 이미 자리 잡고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어. 왜 그럴까?
그 배경에는 물건을 갖는 것보다 ‘입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트렌드가 있어. 물가가 오르더라도,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면 중고든 신상이든 입어 보려는 마음이 강한 거야.
“전 세계의 2030세대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지만, 이들의 지갑은 대부분 얇아요. 한때는 무조건 비싼 명품을 사려고 했다면, 요샌 감각 있는 물건을 알아보는 안목을 더 중시하고 있죠.
내 눈에 멋있으면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사실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겁니다. 중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니, 중고 시장과 함께 대여 시장도 커진다고 볼 수 있어요.”
_최지혜 『트렌드코리아』 시리즈 공동 저자, 롱블랙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