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부모님이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면, 가끔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제 부모님은 용돈을 드려도 쓰지 않으시고, “은퇴하면 쉬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려도 불안해하세요. 뭘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 저만 그런 건 아닐 거예요.
그런데 여기, 70대 부모님을 직원으로 ‘고용’한 딸이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용돈이 아닌 월급을 주고, 회사카드를 쥐여 드리죠.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주택가 골목의 15평짜리 선술집 ‘또또’를 만든 최윤선 사장입니다.
또또는 ‘부모님과 딸이 일하는 곳’이기 전에 ‘동네 맛집’으로 통합니다. 홍대입구역에서 버스로 15분, 내려서 다시 5분 걸어야 하는 외진 가게지만, 매일 사람들은 줄을 섭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민자 부대찌개’. 조리실장인 엄마의 이름을 딴 메뉴죠.
오늘은 어버이날. 식당을 운영하는 가족은 어떻게 한 팀이 됐을까요. 또또를 찾아가 ‘동료 가족’의 희로애락을 들어봤습니다.

또또 최윤선 사장, 김민자 조리실장, 최철균 직원
홍제천변을 걷다 보면 은은한 불빛을 내뿜는 가게 하나가 보입니다. 작은 간판엔 투박한 선으로 방긋 웃는 얼굴 두 개가 그려져 있어요. 유리문을 열면 74세 직원 최철균 씨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서 오세요!” 최 씨는 손님이 오갈 때마다 두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여 인사해요.
주방에선 68세의 조리실장 김민자 씨가 묵묵히 부대찌개를 끓이고 있어요. 카운터는 두 사람을 절묘하게 닮은 37세의 최윤선 사장이 맡습니다. 가게 전체를 둘러보며 할 일을 지시하죠.
최윤선 사장은 말해요. “우리는 각자의 재능으로 서로를 일으키는 ‘동료 가족’”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