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2025년 12월, 롱블랙은 “장례 문화를 바꾸겠다”는 보기 드문 사업가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송슬옹 대표. 스무 살 무렵 할머니의 작고와 함께 ‘슬퍼할 틈조차 주지 않는 장례식’을 경험한 뒤, 2021년 장례 서비스 스타트업 ‘고이장례연구소(이하 고이)’를 창업했죠.
시작부터 화제였습니다. 업계 최초로 ‘가격 조회 서비스’를 내놓으며 불투명한 시장에 균열을 내더니, 2023년부터 물건을 영업하지 않는 장례지도사 100명을 키워 파견 보내는 중이죠. 2025년엔 매달 100원을 내면 처음 약속한 장례 비용을 보장하는 ‘100원 상조’로 1년 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모았고요.
2026년 최근 90억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이뤄낸 것도, 투명한 장례를 강조하는 고이의 비즈니스 모델이 통한 결과로 보입니다. 사업에 매진하기 바쁠 요즘, 송 대표는 되레 롱블랙을 한 번 더 찾았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장례가 필요한 이유를 더 깊이 논할 때”라면서요.

고이장례연구소 송슬옹 대표, 최서규 장례지도사 본부장, 이한림 최고제품책임자, 한수경 CX 매니저
송 대표는 왜 지금 이 이야길 꺼내려 할까요. 그는 말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은, 제품 너머 ‘존재 이유’를 고객과 시장에 설득하기 때문이라고.
“고이의 첫걸음이 ‘가격의 투명성’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었다면, 이젠 ‘왜 좋은 장례가 필요한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무겁고 조심스러운 주제이지만, 롱블랙을 통해 이야길 꺼내고 싶었습니다. 노트를 덮을 때쯤엔 여러분 모두 저희가 꿈꾸는 변화의 ‘든든한 전파자’가 되어줄 거라 확신하니까요.”
_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이를 위해 그는, 좋은 장례를 누구보다 깊이 고민해 본 관계자를 소개했습니다. 베테랑 장례지도사 최서규, 고이의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CPO 이한림과 CX 매니저 한수경까지. 이들이 바꿔나가려는 장례 문화는 어떤 모습인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다 읽으면 고이가 롱블랙 피플만을 위해 만든 ‘100원 상조 프로모션’도 준비되어 있으니, 끝까지 놓치지 마세요.
Chapter 1.
장례식장, 슬픔을 이용하는 무법지대
“마음만 먹으면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곳이 장례식장이었어요.”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최서규 고이 본부장이 무거운 고백으로 입을 뗐습니다. 10년 차 장례지도사*인 그가 이 일에 발을 들인 건 마흔이 되던 2015년. 장례지도사였던 어머니를 도우려 시작했지만, 상상치 못한 불편한 장면을 마주했죠.
*고인의 임종 이후부터 장례의 모든 과정을 조율하는 사람. 시신을 닦고 옷을 입히는 염습, 시신을 운반하는 운구 등의 일을 대신 해준다.
“장례식의 가장 고질적인 악습이 노잣돈* 압박이에요. ‘마지막 가시는 길인데 통행료라도 보태지 않으면, 어머니가 편히 가시겠냐’는 말로 불안감을 주죠. 돈이 없는 상주에겐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아오라’고 하고, 주지 않으면 입관을 멈춰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했고요.”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고인이 저승길에 가지고 간다는 돈을 뜻하지만, 장례 현장에선 비공식 금품을 요구하는 관행을 일컫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장례지도사가 노잣돈을 ‘당연한 수입’으로 챙겼다는 점입니다. 그들에게 장례식은 추모의 공간이 아닌, 경황 없는 고객을 상대로 벌이는 ‘치밀한 영업 현장’이었죠.
“더 비싼 물건을 권하는 건 장례지도사의 기본 덕목이었어요. 수의는 ‘고인이 마지막으로 입는 옷’이고, 관은 ‘마지막으로 머무는 집’이라는 말로 설득했죠. 죄책감을 건드리면 거절하기 어려워하셨습니다.”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장례식장이 유가족을 옥죄는 방식은 이뿐만이 아니었어요. 고인이 안치실에 들어오는 즉시, 30분 만에 음식 상담과 조리 세팅을 끝내는 ‘락인Lock-in’ 수법을 펼쳤죠.
“유가족이 마음을 추스르거나 주변 친척들의 조언을 듣기도 전에, 상담을 속전속결로 끝내버립니다. 나중에 계약을 바꾸려 하면, 이미 음식을 만들었으니 위약금을 내라며 배짱을 부리기 위해서죠. 그렇게 유가족을 도망치지 못하게 가둔 뒤, 매출을 늘리라는 압박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마음의 괴리가 극에 달했을 무렵, 스물여덟의 젊은 청년 송슬옹이 장례지도사 모임에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장례 서비스를 시작하고 싶다’며 아이디어를 제안했죠. 다른 지도사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했지만, 최 본부장은 송 대표의 눈빛에 동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이의 공동창업자가 됐죠.
“송 대표가 그러더군요. 앞으로 장례지도사는 ‘물건 파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사람의 슬픔을 헤아리는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한다고요. 가슴이 벅찼고, 앞뒤 볼 것 없이 퇴근길에 다시 만나 ‘무조건 함께하겠다’고 했습니다.”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Chapter 2.
“원래 이렇게 해왔다”는 말은 금지
고이는 2023년부터 약 100명의 장례지도사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장례식에 파견을 보내는 중입니다. 최서규 본부장은 이들의 재교육과 관리를 맡고 있죠. 유가족을 갈취하던 영업사원이 아닌, 이별의 무게를 견딜 ‘정서적 전문가’로요.
이때 최 본부장이 가장 강조하는 건 하나. “장례 단계마다의 역사와 맥락을 설명하라”는 겁니다. 보통의 장례지도사가 “원래 이렇다”며 절차를 강요할 때, 고이의 파트너들은 유가족을 이해시키는 데 집중하죠.
“우린 장례식장에서 하는 일의 ‘근본적인 이유’를 모릅니다. 왜 술잔을 돌려야 하는지, 향은 왜 피우는지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이때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해야만 한다’며 절차만 강요하면, 유가족은 마음을 열지 못하고 외려 거부감만 느끼게 되시죠.”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고인을 관에 모시는 ‘염습 과정’이 대표적입니다. 장례식에서 고인에게 옷을 입히고 몸을 묶는 이 작업은, 크게 소렴小殮과 대렴大殮으로 나뉘죠. 소렴은 고인에게 수의를 입혀드리는 단계예요. 대렴은 고인을 관에 모시기 직전, 이불 같은 천으로 몸을 감싸고 베끈으로 꽁꽁 묶는 마무리를 뜻하죠.
하지만 대렴은 ‘화장’이 기본인 요즘의 풍습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땅에 묻는 ‘매장’을 하던 시절에나 필요했던 방식이죠. 그런데도 상조회사들은 수십만원의 비용이 드는 대렴을 ‘당연한 절차’처럼 권했어요.
“원래 이렇게 한다는 말 대신, 이 절차가 왜 시작됐는지를 먼저 설명하도록 했어요. 현대 장례에선 소렴만으로도 충분히 격식을 차릴 수 있다고요. 대렴은 조선시대 사대부의 관습이며, ‘고객이 원하신다면, 고인의 고귀한 삶을 다시 한번 제 손을 빌려 더 존엄하게 해드리겠다’고 이야길 해드리곤 하죠.”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이런 제안이 가능한 건, 고이가 장례지도사들에게 “매출보다 유가족의 위로를 우선하라”는 자율권을 쥐어주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장례 현장에선 유가족의 신뢰를 얻는 ‘다양한 선의’가 피어나죠.
“한 번은 제가 모신 고인께서 생전 ‘프리지아’를 좋아하셨다는 말을 들었어요. 잘 기억해 뒀다, 다음 날 새벽 서울 양재동 꽃시장에서 프리지아를 구해와 입관식 제단 주위를 꽃으로 가득 채워드렸죠. 형식적인 절차를 넘어 ‘우리 어머니의 죽음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구나’ 하는 위로만 받으신다면, 그게 제 보람입니다.”
_최서규 고이장례연구소 장례지도사 본부장
듣기만 해도 마음이 뭉클하지만, 한편 ‘매출을 우선하지 않는 사업’이 어떻게 성공할까 궁금했습니다. 최 본부장 옆에서 이야길 듣던 송 대표는 “길게 내다봐야 한다”며 고개를 저었죠.
“역설적이게도 유가족에게 베푼 선의가 고이의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눈앞의 영업으로 몇십만원을 쥐는 것보다, 완벽한 신뢰를 얻어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데려오는 선순환’을 만드는 게 훨씬 효과적이니까요.”
_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Chapter 3.
민감한 상황엔, 민감한 설계가 필요하다
장례지도사만이 장례식을 완성하는 건 아닙니다. 그 과정 속엔 유가족이 마주할 수많은 사람과 순간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죠. 고이의 제품 경험을 총괄하는 이한림 CPO(최고제품책임자)가 현장의 ‘미세한 마찰’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유입니다.
이 CPO가 정의하는 고이의 제품product은, 유가족이 마주하는 장례식의 ‘1분 1초’를 아우릅니다. 모든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장례식의 특성상, 아주 작은 까끄라기 한 톨도 피로나 상처로 다가올 테니까요.
“장례식장에선 ‘해야 하는 것’만큼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살펴야 해요. 장례지도사가 ‘식사는 몇 인분을 챙겨야 할까요’ ‘가격은 얼마냐면요’ 같은 불편한 이야길 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나머지 순간에선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하죠.”
_이한림 고이장례연구소 CPO
① 운전기사에게 정장을 입히다
맨 처음 이 CPO의 까다로운 시선은 ‘시신 이송 차량’으로 향했습니다. 고인을 병원에서 장례식장으로 옮기는 첫 순간이지만, 대부분의 리무진 기사는 점퍼나 티셔츠를 입고 무뚝뚝하게 시신을 수습했죠.
이 CPO는 아예 이송 차량 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뒤 업체의 모든 운전기사에게 ‘단정한 정장’을 입고 나올 것을 주문했죠. 가슴팍엔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게 했고, 인사 예절도 교육했어요.
“유가족이 처음 대면하는 고이의 파트너는 장례지도사가 아니라 이송 기사예요. 첫 순간부터 고인에 대한 존엄과 정중함의 태도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분인 만큼, 아무렇게나 입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죠.”
_이한림 고이장례연구소 CPO

② 접객 도우미에게 금기어를 알려주다
그다음 이 CPO가 향한 곳은 ‘빈소 주방’입니다. 유가족을 대신해 조문객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도우미들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유가족에게 예상치 못한 생채기를 내곤 했기 때문입니다.
“안 해도 좋을 말들이 유가족의 귀에 툭, 툭 꽂힐 때가 있어요. ‘손님들이 참 많이도 오셨네’, ‘화환이 그리 많진 않네’ 같은 말이 대표적이죠. 남은 음식이나 비용 정산 문제를 두고 큰 목소리로 대화할 때도 있고요.”
_이한림 고이장례연구소 CPO
이를 막고 싶었던 이 CPO, 아예 도우미들이 현장에서 절대 쓰지 말아야 할 ‘금기어 지침’을 정리했습니다. 주방 한쪽에 코팅된 종이를 붙여, 오며 가며 살펴볼 수 있도록 했죠. 빈소의 모든 공간을 ‘정서적 안전지대’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③ 따뜻한 차부터 건네게 하다
요즘 이 CPO는 ‘장례지도사용 다도 도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물이 든 보온병과 찻잎이 든 그릇, 3~4인용 주전자를 한 세트로 만들었죠. 이 역시 유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려는 노력이에요.
“장례지도사는 어쩔 수 없이 유가족에게 모든 과정에 드는 가격과 필요한 절차를 안내해야 합니다. 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과정의 불편함을 조금은 낮출 수 있죠. 따뜻한 차를 마시는 몇 분의 시간 동안, 유가족은 호흡을 가다듬고 더 차분한 마음으로 지도사와 이야기 나눌 수 있을 테니까요.”
_이한림 고이장례연구소 CPO
장례식장 안팎의 사소한 마찰을 지워낸 설계는, 높은 사용자 평점으로 돌아옵니다. 현재 고이의 고객만족도는 5점 만점에 4.9점, 리뷰 작성률은 업계 평균 대비 50~70배 높죠. 서비스 만족을 넘어, 고이와의 경험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뜻입니다.

Chapter 4.
가장 외로운 날, 수화기 너머로 온기를 건네다
고이가 장례식만큼 공들이는 경험은 또 있습니다. 바로 고객의 ‘첫 문의’죠. 이별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장 무방비한 순간에 찾아오니까요. 슬픔과 공포에 휩싸인 채 상조회사에 연락할 수밖에 없죠.
이 막막함을 해결하는 안내자, 바로 한수경 CX 매니저입니다. 고이의 고객 경험 전반을 관리하죠. 그가 장례의 세계에 뛰어든 것도, 상조회사를 찾는 순간이 얼마나 막막한지 알기 때문입니다. 대학생 시절, 할아버지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온 가족이 무너진 날을 떠올렸습니다.
“어린 나이에 준비도 없이 할아버지를 보내드려야 했을 때, 온 가족이 거대한 무력감에 빠졌어요. 슬퍼한 겨를도 없이 밀려드는 선택지와 돈 이야기 앞에서, 누군가 우리 가족의 손을 잡고 차분히 안내해 주길 바랐죠.”
_한수경 고이장례연구소 CX 매니저
그래서일까요? 한 매니저는 고객의 ‘예측 불가능성’을 없애려 노력합니다. 과거 상조업계의 관행과는 반대죠. 가격을 물어도, “일단 식장부터 잡으라”, “나중에 장례 치르면서 결정하면 된다”며 다그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추가 마진을 붙이기 위해서요.
그만큼 많은 정보를 숙달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고이 CX 팀이 각 지역의 장례식장 유형부터 가격 비교, 공설과 사설의 차이까지 달달 외우는 이유죠.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답할 수 있도록요.
“우리가 전국의 장례식장 시세와 행정 절차를 머릿속에 완벽히 익혀야만, ‘지금 조건에선 사설보다 공설 화장장을 연계하는 편이 비용을 몇십만 원 아낄 수 있다’와 같은 해결책을 곧바로 드릴 수 있어요. 이때 유가족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공포를 지우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죠.”
_한수경 고이장례연구소 CX 매니저
때론 고이 바깥의 선택지를 제안하는 것도 응대 매뉴얼의 핵심입니다. 반드시 매출과 직결되지 않더라도, 고객이 언젠가 입소문을 퍼뜨려줄 거라 믿기 때문이죠.
“간혹 형편이 어려워 장례 자체를 포기하려는 분의 전화도 받아요. 이때 매출을 내려 상품을 권유했다면, 고객은 돌아섰을 겁니다. 대신 ‘무빈소장’을 안내해 드렸죠. 빈소를 차리지 않고 안치와 화장만 진행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거든요. 가장 나은 선택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 CX의 본질이니까요.”
_한수경 고이장례연구소 CX 매니저
감정적인 위로 너머 ‘확실한 해결책’을 건넬 때, 한 매니저는 가장 뿌듯하다고 합니다. 장례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준 것 같아서요.
“한번은 고객께서 장례식을 모두 마치고 전화를 주셨어요. 덕분에 인생의 큰 숙제인 관혼상제* 중 하나인 의례를 잘 마치셨다는 거예요. 제가 한 건 전화받은 것밖에 없는데 말이에요. 이럴 때 큰 감동을 받죠.”
_한수경 고이장례연구소 CX 매니저
*인간이 살면서 거치는 네 개의 큰 예식. 성인식을 뜻하는 관례, 가정을 꾸리는 예식인 혼례, 인간의 죽음을 애도하는 상례, 조상을 추모하고 기리는 제례로 나뉜다.

Chapter 5.
좋은 장례를 위해 ‘이야기의 복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송슬옹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를 통해, 고이가 바꾸고 싶은 장례 문화는 무엇이냐고요. 그의 대답은 분명했죠. ‘이야기의 복원’이었습니다.
“지금의 장례식장은 고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문객의 이야기로 가득해요. 절하고, 밥 먹고,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 술잔을 부딪치죠.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았고, 내게 어떤 존재였는지 말하는 시간은 사라졌어요.
좋은 결혼식에 가면 부부의 연애 이야기가 흐르듯, 장례식도 그래야 합니다. 사랑했던 사람의 생을 같이 이야기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정리해야 남겨진 사람도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_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송 대표는 고이 팀에게 “2100년의 고이”라는 표현을 자주 꺼낸다고 합니다. 눈앞의 이익을 좇는 대신, ‘고이를 2100년까지 살아있게 할 가치 있는 선택’을 하자는 원칙이죠. 문화를 바꾸려면 한 가족 한 가족에게 최선의 경험을 누적시키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장례 문화가 빨리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15~20년 뒤의 풍경은 꽤 다를 수 있죠. 고이의 가입자 평균 연령이 45세인데, 이분들께서 장례를 치르기 시작할 때니까요.
그래서 작은 경험부터 하나씩 바꾸려 해요. 최근엔 고인을 추모하는 ‘메모리얼 테이블’을 만들었고, 앞으론 장례식을 간소하게 보내고 싶은 분을 위한 ‘무빈소 전용 추모 공간’도 구상하고 있죠.”
_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그는 강조합니다. 좋은 장례를 준비하는 일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고요. 고이가 100원 상조를 선보인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죽음을 미리 생각하는 일의 심리적, 경제적 문턱을 낮춘 것이죠.
“100원 상조를 운영하면서 꼭 하고싶은 일이 있어요. 100원 납부일을 핑계 삼아 고이가 이야길 건네는 거예요. ‘이번 달에 어머니 생신이네요. 전화 한 통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일이 부모님 결혼기념일인데, 연락 한 번 해보세요’ 하고요.
장례를 마친 유가족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살아 계실 때 잘할걸’이거든요. 그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고이는 죽음을 준비하는 회사를 넘어 ‘삶을 잘 살게 돕는 회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낯 부끄러운 말이지만, 데스 스타일death style을 바꾸면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도 바꿀 수 있다고 전 믿습니다.”
_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롱블랙 프렌즈 K
좋은 장례를 생각한다는 건, 어쩌면 지금의 일상을 온전히 가꾸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마주할 이별의 문턱을 낮춰, 지금 우리에게 허락된 삶의 순간을 밀도 높게 사랑할 여유가 생기니까요.
매달 100원이라는 작은 행동으로 고이가 바꿔나갈 장례 경험을 지지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보세요. 고이가 롱블랙 피플만을 위해 특별히 ‘100원 상조 가입 프로모션’을 준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