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여러분은 ‘탁구장’ 하면 어떤 장면이 먼저 떠오르세요? 저는 손발이 척척 맞는 고수들의 랠리가 생각나요. 구경만으로도 짜릿한 모습이죠. 하지만 딱 거기까지. 그 안에 제가 끼어들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아요.
이 거리감을 유쾌하게 허문 탁구 모임을 발견했어요. 한쪽에선 치열한 랠리가 오가는 한편, 뒤에 놓인 스탠드에선 DJ의 비트가 울려 퍼지죠.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웃고 있어요. 모임의 로고가 붙은 모자와 티, 신발을 입은 채로요.
모임의 이름은 리틀 도쿄 테이블 테니스Little Tokyo Table Tennis(이하 LTTT). 2021년 미국의 일본계 이민자 4세가 LA 리틀 도쿄*에서 만든 탁구클럽이에요. 모임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면 ‘탁구를 좋아하는 모두’를 위해 열리죠.
*LA 다운타운에 자리한 일본계 미국인 커뮤니티의 중심지 중 하나.
재밌는 건, 화요일의 탁구클럽이 패션 브랜드로 커졌다는 것. 2024년 LTTT는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Asics의 제안을 받아 함께 신발을 만들었어요. 이를 계기로 2026년 6월, 파리 패션위크Paris Fashion Week에 초청까지 받았죠. 이들은 팝업 공간을 탁구장으로 꾸몄어요.
궁금해졌어요. 대체 하나의 모임은 어떻게 브랜드로 커진 걸까요? 탁구장을 누구나 올 수 있는 아지트로 만든 뒤, 이를 패션까지 키워낸 과정. 한 번 파고들어 볼게요.
Chapter 1.
시작 : LA에 뿌리내린 ‘5달러짜리 아지트’
LTTT가 등장한 배경부터 살펴볼까요? 우선 탁구가 미국에서 ‘비주류 오락’으로 통해왔다는 점부터 짚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