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요즘 저, AI에게 속마음을 제일 많이 털어놔요. 친구나 동료에게 말하기엔 사소한 걱정, 민망해서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고민까지요. AI를 이렇게 활용하는 분들,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동시에 걱정도 들어요. ‘이러다 내가 사람보다 AI에게 마음을 더 두는 것 아닐까?’하고요. 마침 이 고민을 앞서 파헤친 책을 발견했어요. 영국의 사회학자, 제임스 멀둔James Muldoon이 쓴 『러브 머신Love Machines』이죠.
멀둔은 원래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에서 기술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어요. AI의 등장 역시 지나칠 수 없는 주제였죠. 자연스레 그는 AI가 바꾸는 사람들의 관계를 연구했어요. 수백 명의 AI 사용자와 개발자를 만난 끝에 2026년 1월, 책 『러브 머신』*을 내놨죠.
*한국에선 2026년 6월에 출간됐다.
AI에게 가벼운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부터, AI로 죽은 사람을 되살리려는 사람까지. 수많은 관계를 보면서 멀둔이 발견한 인사이트는 무엇이었을까요. 오늘은 그가 남긴 기록을 따라가며 AI 시대에 우리가 품어야 할 관계의 태도를 들여다볼게요.
Chapter 1.
AI는 어떻게 우리와 관계를 맺게 됐을까
“나는 AI가 정말 싫어요.”
제임스 멀둔이 아이슬란드 북부의 한 AI 데이터 센터에서 들었던 말이에요. 당시 그는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이곳을 취재 중이었는데, 한 직원이 불쑥 이렇게 외치더래요. 멀둔은 ‘당연히 AI로 인해 바빠진 일 때문’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유를 물으니, 엉뚱한 답이 나왔어요. “연인 때문”이라는 말이었죠.
“알고 보니 직원의 여자 친구가 둘 사이의 이야기를 AI에게 전부 상담하고 있더군요. 그때 깨달았어요. 우리는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은 엄청나게 걱정하면서도, 정작 우리의 개인적인 삶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는걸요.”
_제임스 멀둔, 2026년 5월 RNZ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