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비욘세, U2, 아델, 레이디 가가, 칸예 웨스트. 이들의 무대를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영국의 무대 디자이너이자 예술가 에스 데블린Es Devlin.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식과 슈퍼볼 하프타임 쇼, 두바이 엑스포의 거대한 설치미술까지. 그는 30년 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한곳에 모으는 장면’을 만들어왔어요.
그렇게 전 세계를 누비던 그, 최근 자신의 무대를 서울에 마련했어요. 2026년 8월, 북촌 푸투라서울에서 개인전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를 열었거든요.
*2026년 8월 20일부터 2027년 1월 17일까지 열리는 전시다.
마침 저도 그를 만날 기회를 얻었어요. 이참에 ‘일의 영역을 넓히는 힘’이 뭔지 물어보기로 했죠. 그의 방한을 도운 김인애 인애스타일 대표와 함께, 에스 데블린을 만났어요.

김인애 인애스타일 대표
에스 데블린을 ‘유명한 무대 디자이너’라고만 소개하기엔 아쉽습니다. 연극과 오페라 무대에서 출발해 콘서트와 올림픽, 그리고 설치미술까지. 활동 무대를 계속 넓혀왔거든요.
푸투라서울에서 선보인 개인전도 그렇습니다. 과거의 무대를 사진과 영상으로 되짚기만 하는 전시는 아니에요. 1만 권의 책과 거울 미로, 30년간의 스케치로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새로운 무대처럼 만들었죠. 관객도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낯선 사람을 바라보고, 자신의 흔적을 남겨요.
그의 이력과 전시를 따라가다 보니, 한 가지 태도가 보였습니다. 하나의 세계에 머무르기보다 서로 다른 세계의 ‘사이’로 향하는 것. 자신의 생각을 닫아두기보다, 다른 사람과 새로운 존재가 들어올 자리를 남겨두는 것.
에스 데블린은 어떻게 이런 태도를 갖게 됐을까요.
Chapter 1.
음악이 흐르는 복도에서, ‘사이의 매력’을 발견하다
“저는 제가 음악가가 될 줄 알았어요. 늘 악기를 연습하고 있었거든요.”
_(이하) 에스 데블린, 롱블랙 인터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