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오늘도 사람들과 몸을 부딪치며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매일 아침 길 위에서 전쟁을 치르는 사람, 저만이 아닐 겁니다. 2025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 48분*.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길죠.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와 캐나다 맥길대 공동 연구팀이 43개국 거주자들의 통근 시간을 분석한 연구 결과.
이런 출퇴근길, 그냥 견뎌야만 하는 걸까요? 답답한 마음에 ‘교통 철학자’라 불리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전현우 작가. 자타공인 ‘교통 마니아’입니다. 전국 철도는 물론 고속도로망까지 줄줄 꿰는 인물이죠. 2020년에 펴낸 첫 책 『거대도시 서울 철도』는 한국출판문화상 학술·저술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에서 일하며 ‘사람의 이동’을 연구하고 있어요.
그에게 “좋은 이동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대뜸 그는 “한강철교 근처에서 보자”고 했어요. “동측 육교 쪽에 열차 종류가 다양해 볼 게 많다”더군요.
서울 용산역 부근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열차를 바라보며 어떤 대화를 나눌지 가늠이 안 됐죠. 출퇴근의 고충에서 시작한 대화는 도시와 지역으로 가지를 뻗어나갔습니다.

전현우 교통 철학자·작가
저는 우리의 삶이 ‘길 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지금 자신이 머무는 곳에 없는 뭔가를 기대하며 문밖을 나서기 때문이죠. 우리는 길에서 어느덧 시원해진 가을바람을 느끼고, 어제 없었던 노란 꽃 한송이를 만나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