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요즘 ‘이 옷’ 입은 사람이 많이 보여요. 볼드한 선의 플라워 그래픽이 그려진 티셔츠요. 최근 샤넬의 뮤즈 김고은이 이 브랜드의 모델이 되기도 했어요. 힙hip함의 상징인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해요. 카페 브랜드 투썸플레이스, 향수 브랜드 랑방부터 편의점 씨유,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까지, 모두 이 곳에 러브콜을 보냈죠.
2018년 출발한 여성복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입니다. 트렌디한 만큼 매출 성장세도 엄청나요. 2021년 연매출은 160억원, 그런데 2022년 들어선 성장세가 더 가파르대요. 하루 매출이 2억원에 육박하죠. 2022년 연매출 목표가 500억원인데, 3월까지만 100억원 매출을 기록했어요.
그야말로 무서운 성장이죠. 이수현·박화목 두 대표에게 그 비결을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어요. “다 지난 브랜드 창업을 실패한 덕분”이라는 거예요!

박화목·이수현 피스피스스튜디오 대표
박화목·이수현 대표는 부부이자 공동 대표예요. 2013년 처음 만났고, 2018년부터 함께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고 있어요.
4년 만에 연매출 수백억원. 빠르게 이룬 성공 같아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수많은 실패가 지금의 성공을 만들었죠. 마르디 메크르디 역시 박 대표의 첫 번째 브랜드가 실패하며 시작됐어요. 수중에 있던 2000만원 들고 다시 시작한 게 마르디 메크르디죠.
Chapter 1.
지금의 마르디를 있게 한 실패
비즈니스는 감각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두 대표는 이 사실을 첫 번째 실패를 통해 깨달았어요. 박화목 대표가 2010년 런칭한 남성 스트리트 브랜드 피스피스Piece Peace의 실패였죠.
피스피스 때 박 대표는 전략보다 감으로 움직였어요. 박 대표가 그때그때 좋아하던 것들의 총집합 같은 브랜드였죠. 박 대표 취향대로 워크웨어나 밀리터리 룩을 디자인하고, 납품하고, 번 돈으로 술을 마시고, 흘러가는대로 살았대요.
그러다 2013년 이수현 대표를 만납니다. 이 대표는 박 대표와 달리 숫자를 볼 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당시 한섬을 거쳐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일하던 5년차 바이어였죠.
이 대표가 합류하면서 피스피스는 한 단계 성장해요. 2014년 S/S 시즌엔 첫 룩북을 촬영했죠. 주력 제품은 피쓰를 상징하는 손모양을 패러디한 그래픽 티셔츠였는데, 한 달에 2000만원 하던 매출이 70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두 사람에게 자만심이 생기기 시작했대요. “한 시즌에 금방 5억원, 10억원도 벌겠다”고 생각한 거죠.
여전히 전략보다 감각에 의존했고, 아주 자유롭게 살았죠.
“1년에 너댓 번씩 해외여행을 다녔어요. 스스로 한량이라고 부르면서요. 타고난 감각으로 이 정도는 먹고 살 수 있다는 자만심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2년 정도 잘 되다가, 올인을 안 하니까 점점 기울더군요.”
_이수현 대표
현실을 똑바로 마주한 건 2017년. 데이터를 뽑아놓고 보니 인건비가 나오지 않는 실정이었죠. 이 대표는 박 대표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브랜드를 접자고요.
“이 브랜드는 버렸다, 더 노력해봤자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대표가 접자는 얘기를 해줬을 때 솔직히 고마웠어요.”
_박화목 대표

Chapter 2.
기획의 첫 단추로 실패를 복기하다
실패를 승리의 자산으로 만드는 단 하나의 방법은 복기라고 하죠. 박화목 대표와 이수현 대표도 담담히 피스피스의 실패를 분석했어요.
피스피스에는 세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첫째, 타깃이 좁았다. 20대 남성복 시장은 객단가나 시장 규모가 작아요. 박 대표가 40대에 가까워질수록 타깃 고객과의 감성도 점점 멀어졌죠.
두 번째는 전략의 부재. 디자이너 취향대로 옷을 만들더라도, 시즌마다 주력으로 미는 킬링 아이템을 기획했어야 했죠.
세번째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부재. 6년 지나도 피스피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했어요.

타깃 재설정부터 역할 재분배까지
실패를 복기했다면 다음은 성공 전략을 짜는 거죠. 두 사람은 타깃 고객부터 바꿉니다. 남성복보다 넓은 여성복 시장으로, 20대보다 객단가가 높은 30대 시장으로 넘어가요.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로 역할을 바꿨어요. 디자인을 전공한 박화목 대표가 생산과 운영을 맡고, 경영을 전공한 이수현 대표가 디자인을 맡았죠. 또래 여성의 감성을 잘 이해하는 이 대표가 디자인 전권을 쥔 거예요.
“그때 저는 디자인에 질려있었어요. 그런 제가 한 브랜드의 대장이 될 순 없다고 판단했어요. 이수현 대표는 역량 있는 친구예요. 이 대표를 제가 서포트해야 겠다고 생각했죠. 멋있는 걸 멋있다고 인정하는 것, 잘하는 사람한테 잘한다고 하는 것이 제 장점이에요.”
_박화목 대표
디자이너의 확신으로 만든 네이밍
가끔은 대장의 고집이 정답입니다. 패션 브랜드에서 대장은 디자이너죠. 네이밍을 정할 때가 그랬어요. 마르디 메크르디라는 이름을 정할 때 ‘너무 길다’ ‘발음이 어렵다’ 등 반대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 대표는 확고했습니다. 마르디 메크르디라는 이름이 이 대표의 기준을 모두 충족했거든요.
“마르디 메크르디, 헷갈리기 쉬운 이름이에요. 지금도 마르디 메르크디라고 잘못 발음하는 사람도 있어요. 예상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어요. 어감이 예쁘고 로고 플레이를 해도 시각적으로 예뻤거든요.”
_이수현 대표
마르디 메크르디는 박화목, 이수현 두 사람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온 거예요. 박화목 대표의 화, 이수현 대표의 수. 불어로 화요일은 마르디Mardi, 수요일은 메크르디Mercredi죠.
네이밍은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이기도 합니다. 이 대표의 확신은 정답이었어요. 실제로 고객들은 마르디 메크르디 이름을 줄여 ‘마르디’라는 애칭을 만들었고, 주력 상품인 플라워 패턴 티셔츠에도 큼지막하게 ‘Mardi’ 로고가 들어가죠.

Chapter 3.
내 취향을 담되, 고객을 생각하며 만들어라
때론 지나치게 대장 중심이 되는 것도 문제예요. 이수현 대표가 생각한 초창기 마르디 메크르디 타깃은 30대 또래 여성이었어요. 타깃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니, 앞선 감각의 이 대표 취향대로 만들어도 승산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죠. 그래서 이 대표가 순수하게 입고 싶은 옷을 만들었어요.
2018년 S/S 시즌 당시 이 대표는 만삭이었습니다. 몸매를 보완할 수 있는 원피스가 필요했죠. 10만원대 중반에서 20만원대 초반의 원피스가 주력이었습니다. 실루엣은 통으로 퍼지고, 컬러는 주황색, 분홍색 등 과감했어요.
기대만큼 ‘빵 터지지’ 않았습니다. 딱 만든 만큼 팔았어요. 리오더re-order가 없었죠. 두 사람은 번 돈으로 F/W 시즌을 한 번 더 해보기로 합니다.

터틀넥 니트, 첫 킬링 아이템이 되다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실패를 복기합니다. 문제는 디자이너의 취향에만 집중하고, 전략적으로 시장을 노리지 않은 거였어요. 이번에는 무조건 시장에 통할 만한 킬링 아이템을 기획해, 주력 상품으로 밀어야 했죠. 이번 F/W 시즌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브랜드를 다시 접어야 한다는 생각에 절박했습니다.
두 사람이 택한 킬링 아이템은 터틀넥 니트였어요. 겨울이면 많은 여성이 코트에 받쳐 입을 터틀넥 니트를 찾거든요. 이번에 이 대표는 자신의 취향과 더불어 시장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고민합니다. 한국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실루엣은 얼굴이 작아 보이는 거였죠.
“목 부위가 힘없이 흘러내리면 얼굴이 커 보여요. 그래서 목 부위 캐시미어를 두 겹으로 박았어요. 보통 힘 있는 소재는 딱딱한 합성 울을 쓰는데, 30대 타깃 브랜드인 만큼 고급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힘 있게 서야 했거든요. 팔은 슬림하게 떨어지는 핏으로 디자인 했어요. 입으면 날씬해 보이도록요.
한 아이템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어요. 수중의 돈을 올인한 상황이었지만 자신 있었어요. ‘시중에 이런 터틀넥 니트는 마르디 밖에 없어’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_이수현 대표
이 대표의 판단이 통했어요. 14만원 짜리 터틀넥 니트는 6차까지 리오더에 들어갔어요. 리오더도 300장에서 500장으로 개수가 늘어갔죠. 직원도 없이 둘이 일할 때라 집에서 직접 패킹해 택배를 보냈어요. 친구들에게 부탁해 임시로 일손을 늘리기도 했고요.
고되지만 행복했대요. 밤이면 아기를 재워놓고 맥주 한 잔을 나누며 하루 매출을 확인했습니다. 이 대표가 어느 날 밤, 모니터에 찍힌 숫자에 놀라 박 대표를 불렀죠. “우리 오늘 1000만원 넘었어!” 하고요.

Chapter 4.
브랜딩이란 착각,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
터틀넥 니트의 성공 이후, 마르디 메크르디는 다음 시즌 또 한 번 실패합니다. 실패가 쌓이면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두 사람은 실패할수록 또 배울 게 생겼다고 좋아했어요.
자신감이 생긴 이 대표는 다음 2019 S/S 시즌 너무 과감한 시도를 합니다. 이 대표가 20대 때 입었던 스타일을 재현했어요. 가슴 밑이 다 파인 슬립 드레스 같은 옷을 만들었죠. 하루에 1000만원 벌다가, 한 달에 700만원까지 매출이 떨어졌습니다. 한 시즌 만에 원점으로 돌아온 거죠.
“또 자만했네, 또 배웠다, 했어요. 일매출 1000만원을 찍으니까 브랜딩이 됐다고 착각한 거예요. 마르디 메크르디 이름을 달면 그래도 어느 정도 팔릴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가성비나 퀄리티 때문에 우리 제품을 산 거지, 마르디라는 이름을 보고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정확하게 깨달았습니다. 브랜딩은 아직 멀었다는 걸요.”
_박화목 대표
지퍼 없는 가방, 마르디를 알리다
마르디를 다시 일으킨 건 절박함이었습니다. 수중에 몇백만원밖에 남지 않았어요. 한정된 예산으로 시장을 정확히 간파할 전략이 필요했죠. 두 사람은 꼭 만들고 싶었던 가방을 마지막으로 만들기로 해요. 가방마저 안 되면 박 대표는 친구네 대리운전 회사에 들어가고, 이 대표는 다시 바이어로 취직할 생각으로 올인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게 2019년 출시된 르삭Le sac입니다. 이 대표가 택한 건 ‘덜어내기’ 전략이에요. 가방에서 지퍼와 브랜드 로고를 빼버렸죠. 그러면서 생산 단가가 낮아져, 한정된 예산을 최대로 사용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르삭을 보면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눈길이 가요. 가장 유명한 르삭 파니니 모델을 보면 어깨만 딱 들어갈 정도로 짧은 끈에, 외관은 아무 무늬 없이 깨끗한 가죽이죠. 가방 입구는 지퍼가 없어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있고요.
“가방에 지퍼가 있어봤자 손등에 상처만 나잖아요. 저도 그렇지만 보통 쓰다 보면 핸드백 지퍼는 열고 다니기도 하니까요.
브랜드 로고도 아예 없으면 더 쿨cool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생산 단가는 낮추면서 디자인은 더 쿨해지는 전략이었죠.”
_이수현 대표
이 대표의 전략은 또 한 번 통했어요. 잘 팔리는 날에는 가방이 하루에 70~80개가 팔렸어요. 포장 박스가 집 앞 엘리베이터를 다 채웠대요. 두 사람은 치열하고 즐거운 하루하루였다고 회상해요. 어린이집에 간 아이가 하원하기 전 박 대표가 공장에서 가방을 받아오면, 그 사이 이 대표가 박스를 미리 접어 놓았다가 가방이 오자마자 포장했습니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 청소를 마쳤고요.

Chapter 5.
마르디 플라워 : 보편적인 아름다움, 브랜딩이 되다
브랜드의 상징은 기획 의도보다 고객의 선택으로 만들어지곤 하죠. ‘마르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플라워 패턴 역시 그래요. 마르디 플라워는 원래 2019년 한 시즌만 쓰려고 만든 거였어요.
2019년 테마를 꽃으로 정한 건 실패에서 배운 결과였어요. 이 대표가 자신만의 취향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고민한 답이었거든요.
“그 때 시즌 주제를 꽃으로 정한 건 전략이었어요. 꽃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으니까요. 호피나 뱀피는 호불호가 세죠. 반면 꽃은 보편적으로 좋아해요. 박 대표에게 꽃 좀 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_이수현 대표
박 대표는 하룻밤 만에 ‘마르디 플라워’ 그래픽을 만들어옵니다. 엄청나게 창조적인 결과물이었을까요? 아니에요. 꽃과 관련한 여러 레퍼런스를 차용해 그린 거였죠. 동그란 수술에 볼드하고 불규칙적인 꽃잎. 우리가 꽃, 하면 생각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온 꽃 패턴을 보고 이 대표는 소리를 질렀대요. 너무 예뻐서요.
“예술이 아니라 디제잉을 한 거예요. 좋은 레퍼런스들의 탁월한 조합을 찾아, 샘플링하는 거죠.”
_박화목 대표
이 대표는 그 그래픽을 2019년 S/S 시즌 제품들에 넣어봤어요. 한 번만 쓰기 아까워 2019년 F/W 시즌에는 그래픽 스웻셔츠를 만들었죠. 그러다가 2020년 S/S 시즌 본격적으로 플라워 반팔 티셔츠를 벌렸습니다. 로고와 그래픽에 눈길이 쏠리도록 디자인했어요. 꽃 패턴 위로 ‘Mardi’란 글자를 새겨 넣고, 로고와 그래픽이 옷 앞면을 거의 채울 정도로 크게 만들었죠. 당시만 해도 파격적으로 볼드한 그래픽이었어요.
그 반팔 티셔츠가 마르디 대박의 주역이 됐어요. 2020년에만 2만장이 팔렸죠. 처음에는 이 대표와 같은 젊은 아이 엄마들이 많이 찾던 옷이, 지금은 20대 초반까지도 즐겨 입습니다. ‘보편적인 아름다움’이 통한 거예요.
“꽃이 우리 로고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지금도 마르디 메크르디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제대로 부르는 사람도 별로 없고요. 그런데 ‘마르디 꽃’은 다 알아요. 거리마다 마르디 옷을 입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브랜딩을 하고 싶어서 10년을 시도했는데, 우리 의도와는 상관없는 방식으로 브랜딩이 돼버린 거예요.”
_박화목 대표

카피가 쉽다, 그래서 오히려 브랜딩이 된다
보편성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만큼, 누구나 따라하기 쉽다는 거죠. 하지만 이 단점을 반대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마르디는 카피가 오히려 브랜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요.
마르디 플라워가 잘 되자, 이 브랜드 저 브랜드에서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크고 작은 브랜드부터, 디자이너 브랜드까지요. 마르디 패턴이 따라하기 참 쉬워요. 원단 프린팅에 흔하게 쓰이는 ‘실크 스크린’ 기법을 쓰고, 색도 하나 또는 두 가지만 사용하고요. 업계에는 이른바 ‘마르디 화풍’이란 말까지 생겼죠.
하지만 마르디는 디자인이나 기법을 바꾸지 않습니다. 남들이 따라한다고 마르디만의 스타일을 복잡하게 바꾸면, 정체성이 흐려지니까요.
“딱 보면 ‘돈 많이 썼네, 비싸겠다’ 하는 그래픽들이 있어요. 마르디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해요. 마르디만의 감도가 생겼으니까 그렇게 할 이유가 없거든요. 카피하기 쉬워서 우리만의 브랜딩이 더 공고해집니다. 누가 누구를 따라하는지 고객은 다 아니까요.”
_박화목 대표

Chapter 6.
성공이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브랜드가 커가는 것
실패에서 배워 브랜딩에 성공한 마르디 메크르디. 브랜드가 만들어졌으니 이제 확장할 단계입니다.
마르디는 2020년 메종 라인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2만9000원짜리 그릇, 4만5000원짜리 비치타올 같은 제품을 만들었죠. 2021년에는 키즈 라인 레쁘띠, 골프 라인 악티프 브랜드도 시작했어요. 키즈 라인과 골프 라인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악티프는 무신사 상위 랭킹에 들 정도예요.
해외 사업도 키우고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라이선스로 운영 중이고, 2022년 2월에는 캐나다 패션 플랫폼 티엔티TNT로부터 입점 제안을 받았어요. 이 다음으로는 동남아 시장을 보고 있고요. 두 사람은 마르디가 토탈 브랜드로 더 단단해지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도 어렵지 않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해요.
내가 택했다면, 고생이 아니다
세상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죠. 두 대표는 마르디 메크르디를 키우면서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졌대요. 전자에서 후자로요.
“우리 두 사람은 지금 최대치로 일하고 있어요. 이른바 워크앤라이프밸런스work&life balance가 없죠. 예전에는 우리가 워라밸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믿었어요. 이제는 알아요. 그냥 우리가 일이 없으니까 스스로 합리화한 것이었다는 걸.
이 단계까지 왔는데, 지금 우리에게 워라밸이란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결과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고, 기회가 있고, 성취하는 기쁨이 있는데, 그걸 포기할 수 있을까요?”
_박화목 대표
“사람들이 물어봐요. ‘마르디 옷 입은 사람 보면 기분이 어때?’라고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성공했다는 기분은 이런 데서 오지 않아요. 목표를 정해 놓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브랜드가 성장할 때가 재밌는 거죠.”
_이수현 대표


롱블랙 프렌즈 C
사실 저도 고민했어요. 마르디 티셔츠 갖고는 싶은데, 주변 친구들이 다 입고 다녀서 살까 말까 했죠. 그런데 마르디 메크르디의 히스토리를 듣고 나니 왜 고민했나 싶어요! 모두가 입어도 특별해 보이는 브랜드, 그게 마르디 메크르디인 것 같거든요.
마르디 메크르디의 실패와 성공, 정리해봤어요.
1. 첫 번째 실패는 2010년 박화목 대표가 런칭했던 브랜드 피스피스예요. 감각만으로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때 배웠죠.
2. 이 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2018년 마르디 메크르디를 런칭할 때는 30대 여성으로 타깃을 바꾸고, 디자인도 박화목 대표 대신 이수현 대표가 맡게 됐어요.
3. 두 번째 실패는 2018년 S/S 시즌. 시장 전략 없이 디자이너의 취향만으로 옷을 만든 게 문제였죠.
4. 이후 터틀넥 니트로 대중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성공하지만, 2019년 S/S 시즌 세 번째 실패로 아직 브랜딩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돼요.
5. 2020년 S/S 시즌 대박난 마르디 플라워 반팔티는 위 실패로부터 배운 결과예요. 모두가 좋아할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대중의 선택을 받았고, 브랜딩에 성공했죠.
아마 실패 없이 일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두 대표는 실패할 때마다 “또 배웠다”고 좋아했어요. 저는 오늘 노트에서 이 태도가 가장 배울 점이라고 생각해요. 롱블랙 피플은 실패를 복기하고, 배움을 얻어 성공한 기억이 있나요? 슬랙 커뮤니티에서 얘기 나눠봐요!